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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집창촌 ‘용주골’ 50여 년 만에 없어지나

용주골은 한때 250여 업소가 몰려 호황을 누렸으나 지금은 100여 개로 줄었다. 그나마 세 집 가운데 두집은 불이 꺼져 19일 오후 영업을 한 업소는 30여 곳에 불과하다. [중앙포토]

19일 오후 9시30분쯤 경기도 파주시 파주읍 연풍리의 속칭 ‘용주골’. 수도권의 대표적인 성매매 집창촌인 이곳의 밤풍경은 휘황찬란했던 과거와는 딴판이다. 폭 3∼4m의 좁은 골목길을 따라 100여 곳의 업소들이 줄지어 있지만 영업 중인 곳은 30여 곳에 불과하다.

오가는 손님도 거의 없다. 10분쯤 지나 서울 번호판의 승용차에서 내린 30대 초반의 남성 2명이 유일한 손님이다. 투명 유리창 안쪽에서는 반라 차림의 여성들이 지나가는 손님을 유혹하기 위해 기다리지만 애꿎은 담배만 축낼 뿐이다. 주변 상가도 썰렁하다. 대부분 문을 닫고 수퍼와 분식집 등 몇 곳만 문을 열고 있다. 용주골 입구에서 만난 한 60대 주민은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게는 ‘연풍리에 산다’고 말한다. 마을 이미지를 바꾸고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용주골을 폐쇄하고 주거단지나 공원 등으로 재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 이름은 쓰지 말라”며 손사래를 쳤다.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용주골의 모습이다. 경찰은 이곳을 폐쇄한다는 목표 아래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기로 방침을 정했다. 파주경찰서는 이달 말까지 건물주와 업주, 성매매 여성에게 폐업·전업을 유도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지자체, 소방서와 함께 건물주와 업주는 물론 성매매 여성까지 단속할 예정이다.

파주경찰서 관계자는 “성매매가 명백한 범죄인데도 불구하고 그동안 암묵적으로 용인돼 왔다. 성매매 여성에 대한 인권침해는 물론 화재가 발생하면 인명피해가 우려되고 교육환경에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용주골은 한국전쟁 이후 미군을 상대로 한 성매매 기지촌으로 형성된 뒤 50여 년 동안 성매매 집창촌의 대명사 역할을 했다. 1980∼90년대 250여 업소에서 1000여 명의 여성이 일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손님은 서울·고양·김포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에 거주하는 20∼30대 젊은이가 대부분이다.

용주골은 2004년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면서 90여 곳의 업소에서 190여 명의 성매매 여성이 일하며 규모가 줄어들었으나 단속이 뜸해지면서 2006년에 다시 120여 곳 370여 명으로 일시적으로 늘었다.

주민 김모(59·자영업)씨는 “용주골이 호황을 누리던 시절엔 외지인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파주읍 일대 음식점·상가 등이 용주골로 인해 먹고살았다고 할 정도로 호시절을 누렸지만 용주골의 쇠락으로 지역경기마저 침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귀띔했다.

용주골 업주들은 폐쇄 방침에 반발하고 있다. 업주 대표인 손모씨는 “폐쇄를 전제로 한 대대적 단속은 수많은 업주와 성매매 여성들을 하루 아침에 거리로 내모는 처사”라며 “업주와 성매매 여성들이 생계대책을 마련하고 전업 또는 재취업할 수 있도록 2∼3년의 유예기간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파주=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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