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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일회용 환경정책’ … 종이컵 다시 는다

28일 오후 1시 서울 시청 인근 서소문 거리.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커피·과일주스가 든 종이컵과 플라스틱 컵을 들고 다니고 있다. 덕수궁 옆 한 패스트푸드 매장에서는 30여 명의 손님 중 외국인 한 명을 제외하고 모두 일회용 종이컵이나 플라스틱 컵으로 커피 등을 마시고 있다. 매장에서 마시는 데도 머그컵을 쓰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서소문동 한 커피전문점의 서윤옥(51·여)씨는 “ 일회용 컵 보증금이 있을 때는 종이컵을 모아오는 손님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경우가 없다”며 “손님이 매장 밖으로 일회용 컵을 가져나가면 재활용되지 않고 모두 버려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회용 컵 사용이 크게 늘고 있다. 올해 1분기 A사 전국 275개 매장에서 사용된 일회용 컵은 694만59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3.3% 늘었다. 같은 기간 점포가 5.8% 늘었다. 점포 수 증가에 비해 종이컵 사용 증가율이 월등히 높다. B사는 1년 새 33.1% 증가했다(환경부 집계).

이런 현상이 발생한 이유는 환경부가 지난해 3월 패스트푸드점이나 커피전문점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커피 값에다 50원을 얹어 받은 뒤 손님이 빈 컵을 가져오면 돌려주는 제도다. 소비자 불편을 덜어준다는 취지에서 없어졌다.

환경부의 일회용품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해 7월 백화점이 손님에게 종이 가방을 제공할 때 100원을 받던 제도를 없앴다. 그 결과 한 백화점의 1~3월 종이 가방 사용량이 지난해 동기보다 19.6% 증가했다. 다른 백화점의 두 개 점포는 10%가량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27일 7월부터 여관·모텔에서 칫솔·샴푸·면도기 등 일회용품을 무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기로 했다. 1994년 무상 제공을 금지한 지 15년 만이다. 지금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는 관광호텔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규제를 풀었다는 게 환경부 측의 설명이다.

자원순환사회연대 김미화 사무처장은 “일회용품 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며 “출장 갈 때 면도기·칫솔 등을 챙겨가는 것처럼 잘 정착됐는데 규제를 푸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일회용 컵 사용량이 크게 늘자 대책을 내놨다. 28일 한국맥도날드·스타벅스코리아 등 13개 업체(17개 브랜드)와 일회 용품 줄이기 협약을 맺었다. 종이컵을 수거해 판 돈(연간 10억원)으로 종이컵을 반환하는 손님이나 머그컵을 가져온 사람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회사원 조경희(25·여)씨는 “(머그컵을 들고 가면 인센티브를 준다는데) 몇 백원 할인받으려고 컵을 들고 식당이나 커피전문점 등을 돌아다닐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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