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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영화처럼 … 네이비실, 필립스 선장 구출하다

미국의 컨테이너선 머스크 앨라배마호의 리처드 필립스 선장(右)이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지 닷새 만인 12일(현지시간) 구출된 뒤 이 작전을 지휘한 미 해군 구축함 베인브리지호의 프랭크 카스텔라노 함장과 악수하고 있다. [미 해군 제공 AP=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어둠이 깔릴 무렵 소말리아 해안 50㎞ 해상. 덮개가 있는 보트(길이 5.5m)에는 AK-47 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한 4명의 소말리아 해적이 미국 컨테이너선 머스크 앨라배마호의 리처드 필립스 선장을 닷새째 억류하고 있었다. 베인브리지호 등 미 전함 3척과 미 헬기들이 해적 보트를 감시했다. 연료가 떨어져 표류하는 해적 보트와 이를 예인하는 베인브리지호는 30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해적들은 초조해졌다. 인질 몸값으로 200만 달러(약 27억원)를 내라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데다 해적들을 체포해 사법처리해야 한다고 미국 측이 완강히 주장했기 때문이다. 한 해적이 AK-47 소총으로 필립스 선장의 머리를 겨누며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 이를 본 프랭크 카스텔라노 베인브리지호 함장은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간다고 판단하고 작전 개시 명령을 내렸다. 베인브리지호 뒤쪽 갑판에서 야간 조준경으로 해적들을 겨누던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저격수들의 소총이 불을 뿜었다. “탕, 탕, 탕.” 세 발의 총성이 울렸다. 보트 바깥에 머리를 내밀고 있던 두 명과 보트 안에 있던 한 명 등 세 명의 해적이 순식간에 쓰러져 숨졌다. 네이비실 요원들은 즉각 예인 밧줄을 타고 해적 보트에 들어가 전날 총상을 입었던 해적 한 명을 제압하고 묶여 있던 필립스 선장을 구했다. 선장은 베인브리지호로 옮겨져 건강검진을 받은 뒤 미 해안 상륙선 박스호로 호송됐다. 뉴욕 타임스(NYT)와 워싱턴 포스트(WP) 등 미 언론이 13일 전한 전격 구출 작전의 전말이다. 미 해군과 해적 간의 협상은 전날 밤 양측이 팽팽히 맞서면서 무산됐다. 해적들은 접근하는 미 해군 전함에 총을 쏘며 적대감을 드러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 해군 측은 해적 보트에 경고 사격을 했으며, 이 과정에서 해적 한 명이 부상했다.

◆오바마도 군사적 성공=WP는 “구출 작전 성공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군 통수권자의 입지를 굳건히 했다”며 “민주당 정권은 필요할 경우에도 군사 작전을 회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일축시켰다”고 분석했다. 오바마는 유럽 순방 이후 17차례나 인질 사태를 보고받았다. 미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오바마 대통령은 9일 필립스 선장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해군이 적절한 무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말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경우 임기 초기 아프리카 소말리아와 남태평양 섬나라 아이티에서 군사 작전에 실패하며 유약한 대통령이라는 이미지에 시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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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들은 “보복하겠다”=미 해군에 당한 해적들은 보복을 다짐했다. 소말리아 해적 도시 가안에서 그리스 선박을 나포하고 있는 해적 알둘라히 라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대우받은 대로 그 나라에 되갚아 주겠다”며 “앞으로 미국은 울며 통곡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해적인 자마크 하베브는 “이제부터 우리가 외국 선박을 납치했을 때 해당 국가가 우리를 공격하면 인질들을 살해할 것” 이라고 말했다. 윌리엄 고트니 미 해군 중부사령관은 “이번 작전으로 소말리아 지역에서 폭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소말리아 해적들은 10여 척의 선박과 230명가량의 선원을 억류하고 있다.

정재홍·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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