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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래 기자의 현장] '최강' 일본 기계산업 넘을 실마리 찾다

기계산업에서 일본의 경쟁력은 세계적이다. 포클레인(소선회 굴착기)도 마찬가지다. 한국 시장에서조차 국내 업체는 늘 뒷전이었다. 그래서 일제에 대적하기 위해 다들 손을 맞잡고 공동 개발에 나섰다. 5년 만에 마침내 성과가 나왔다. 성능은 일제와 차이 없고 값은 싼 국산 포클레인을 만든 것이다.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최근 잇따라 내놓은 미니 굴착기를 뜯어보면 껍데기만 다르고 부품은 똑같다. 공동으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2001년 일본 얀마는 획기적인 소형 포클레인을 내놓았다. 이 제품은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 한국에서도 압도적이었다. 대형 굴착기만 만들던 국내 업체들은 속수무책이었다. 혼자서 만들려면 개발비만 70억원 이상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왔다. 개발한다고 해도 마케팅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때 한국산업기술평가원이 나섰다. 국내 업체들이 5년 계획으로 공동으로 개발하자고 제안했다. 개발 비용 중 50억원을 정부에서 지원하겠다고 하자 두산과 현대도 호응했다. 트랙터 등 일부 기계에서 이런 공동 프로젝트가 있었지만 이해가 엇갈려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가만 있다간 굴착기 시장을 몽땅 일본에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이들을 하나로 묶었다. 이들은 납품받던 협력업체들까지 한 회사로 통일했다. DRB동일(바퀴)·제일유압(주행모터)·성보공업(감속기) 등 15개 회사가 대표 납품업체로 선정됐다. 그룹 계열사끼리도 하기 힘든 파격적인 협업이었다.

공동 작업은 우선 얀마 굴착기를 사서 분해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엔진을 뜯으니 폭발하듯 부품이 날아가 버리곤 했다. 그래서 30대를 더 구입해 기능과 성능을 샅샅이 파악했다. 참여 업체들은 밤샘 연구로 5년 목표를 2년이나 단축해 2006년 시제품 개발을 마쳤다. 일제보다 성능이 좋으면서도 값이 훨씬 싼 제품이 나왔다. 주요 부품의 80% 이상을 국산화한 것이다. 국산 대형 굴착기의 핵심 부품은 지금도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한다. 이런 결실을 토대로 두산과 현대는 올해 각각 첫 제품을 시장에 내놨다. 속은 같고 껍데기만 다른 제품은 이렇게 탄생했다.

국산 공동작품이 나오자 일제 가격은 바로 1000만원 이상 떨어졌다. 5000만원 이상 하던 것이 지금은 4000만원대로 밀린 것이다. 가격경쟁력이 좋아 수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유럽 등으로 올해 예상 수출이 3000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이병원 기획팀 차장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DRB동일 등 납품업체들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한국산업기술평가원 우창화 본부장은 “기계제품 공동개발 프로젝트는 이것이 사실상 첫 성공 사례”라며 “전기차 등 개발비가 많이 드는 제품도 국가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이런 시도를 많이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시래 기자

◆소선회 굴착기=도심형 미니 굴착기로도 불린다. 회전 반경이 대형 제품의 60%에 불과해 골목길에서도 작업하기 좋다. 도로공사 때 대형 굴착기는 2차선을 막아야 하나 소형 포클레인은 1차선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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