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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은 락” … 즐겁게 미쳤다


26일 오후 송도를 찾은 음악 팬들이 ‘록은 락(樂)이다’라고 쓴 깃발 아래서 록밴드 슈퍼키드의 공연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록은 국경을 뛰어넘습니다. 세계와 통합니다. 여러분, 준비됐죠?”

25일 금요일 저녁 7시 30분. 무대에 오른 크라잉넛이 히트곡 ‘좋지 아니한가’ ‘말달리자’ 를 부르자 분위기는 곧바로 달아올랐다. 내리는 비는 아랑곳하지 않고 관객들은 우비를 벗어 던졌다. 옆 사람과 몸을 부딪치며 소리를 지르고 진흙탕에 뒹구는가 하면 장화를 내팽개치고 헤드뱅잉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부슬비가 공연장을 흠뻑 적셨지만 우산을 펴는 이는 눈에 띄지 않았다. 크라잉넛이 마지막 곡 ‘밤이 깊었네’를 부를 때엔 쏟아지는 비가 조명에 비춰져 황홀한 여름밤의 장관을 연출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 25일부터 3일 동안 인천 송도에서 펼쳐졌다. 하루 평균 1만5000여 명의 관객이 입장했고 국내외 뮤지션 60여 팀이 참여했다. 크라잉넛, 슈퍼키드, 델리 스파이스, 자우림 등 국내 밴드는 물론 트래비스(travis·영국), 더 가십(the gossip·미국), 엘르가든(ellegarden·일본) 등 각국 유명 뮤지션이 무대에 오른 국내 최대 록페스티벌이었다.

비가 그친 토요일 저녁은 축제의 절정이었다. 자우림이 특유의 무대매너를 폭발시키며 무대를 한껏 달구고 곧 이어 이 날의 하일라이트인 트래비스(Travis)가 등장했다. 중독적 멜로디의 ‘closer’는 바람을 부르는 주문이 돼 음악과 관객을 한데 안았다. 보컬 프랜시스 힐리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올 줄 몰랐는데 정말 놀랍다”며 무대 아래로 뛰어내려 오기도 했다. 트레비스는 이 날 ‘sing’ ‘turn’을 비롯한 20여 곡을 쉬지 않고 불러 찬사를 받았다. 27일 밤에는 영국밴드 언더월드(underworld)가 마지막 무대를 장식하며 축제는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록밴드의 공연이 부족한 이들은 자정이 넘어 펼쳐진 그루브 세션(Groove session)에 몸을 맡겼다. DJ Rap을 비롯한 세계적 DJ들은 혼을 빼놓는 하우스 음악으로 관객을 쥐었다 놓기를 반복했다. 처음에는 어색해 하던 이들도 아예 신발을 벗어 던지고 즐겼다. 공연장 한쪽에선 ‘헤드윅’ 등 음악 관련 영화도 밤새 상영했다.

이번 페스티벌에선 예년에 없었던 전자결제팔찌, ATM기기 등 다양한 편의가 제공돼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관객들의 매너도 훌륭했다. 진흙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저분한 차림새가 될 수밖에 없었지만 쓰레기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버려진 패트병을 주워오면 음료수로 바꿔주는 행사를 열었던 아디다스측은 “3일 동안 6000여 개의 패트병이 모였다”며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다양한 연령대와 국적을 가진 이들이 함께 어울렸던 이번 축제는 진정한 ‘록’의 정신을 한껏 맛볼 수 있는 기회였다. 축제를 즐기는 스타일은 물론 패션까지 가지각색이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가족과 함께 캠프장에서 3일을 보낸 정형일(35·회사원·부산 사하구)씨는 “다들 ‘즐겁게 미쳤다.’ 이게 록이다. 제대로 된 휴가였다”며 진흙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닦았다. 비와 바람에 섞이고 음악에 취한 3일간의 축제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송도=임주리 기자

밴드 ‘더 가십’의 베스 디토 “체중 100kg 자신감이 섹시함”

 26일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의 무대와 객석을 달군 팀은 단연 미국의 록밴드 ‘더 가십’이었다. 체중이 100kg이 넘는 ‘더 가십’의 보컬 베스 디토는 이날 무대에서 폭발적인 가창력과 함께 열정적인 댄스로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동성애자임을 밝히고 “나는 아름답다”고 주장하며 여성들에게 ‘진정한 자유’를 찾을 것을 주장해온 그녀는 2007년 영국 음악잡지 ‘NME’로부터 가장 섹시한 여자로 꼽히기도 했다.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더 가십’의 베스 디토를 공연 직전 만났다.

-한국을 방문한 소감은.

“놀랍고 흥미롭다. 후지 록페스티벌에서 공연을 마치고 오는 길이라 피곤했는데 호텔로 오는 버스에 가라오케 머신이 있었다! 너무 신기해서 호텔로 도착하는 40분 동안 한 명씩 번갈아 가며 노래를 불렀다. 한국은 이색적이고 흥미로운 것들로 가득 찬 나라다. 오늘 공연 끝나고 노래방에 꼭 가고 싶다.” (하지만 이들은 공연 후 지쳐서 결국 노래방은 못 가고 갈비집으로 향했다)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첫 인상은.

“우리는 클럽, 천막, 노천 등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곳에서 공연을 해봤다. 특히 이런 대형 페스티벌은 넓은 평지에서 여러 사람이 뒤섞여 한 리듬을 타고 하나가 되어 즐기기에 정말 흥분되고 신이 난다. 나는 공연할 때마다 땀을 비 오듯 쏟아내기 때문에 사실 비가 오든 안 오든 별 차이는 없다.”(웃음)

-당신이 생각하는 ‘섹시함’은 무엇인가.

“흥미를 유발하는 사람이나 사물은 아름답고 섹시하다. 그리고 자신감이다. 내가 태어난 미국 오리건 주 포트랜드는 매우 보수적인 곳이어서 성적 성향, 뚱뚱함에 대한 편견이 심했다. 하지만 나는 자신감을 가지고 온갖 편견들과 평화적으로 싸우고 있다. 그런 자신감이 곧 섹시함이다.”

-‘더 가십’이 추구하는 바는.

“우리 음악은 개러지, 펑크록, 디스코, 소울, 컨템포러리 등 어느 한 장르에 국한 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포괄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음악과 문화를 받아들일 것이다. 또 ‘가장 섹시한 여성’으로서 다양한 캠페인을 벌일 생각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 동성애 혼인 합법화, 왕따 금지 캠페인을 해온 것처럼.”

송도=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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