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한국 정부, 2005년 10월 SCM서 '핵우산 표현' 삭제 요구했었다



정부가 한.미의 공동 합의 문서에서 미국의 핵우산 제공 약속 부분을 없애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복수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제37차 한.미안보연례협의회(SCM)에서 정부 측은 미국 측에 공동성명에서 핵우산 관련 부분을 삭제하자고 주장했다. "9.19 공동성명을 통해 핵 포기에 합의한 북한이 SCM 공동성명에 핵 관련 표현이 들어있을 경우 강하게 반발할 것이 우려된다"는 이유였다. 해마다 한 차례씩 열리는 SCM은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 공약을 확인하고 주요 안보 정책을 협의하는 자리다.

소식통에 따르면 당시 우리 측은 SCM 공동성명 발표 전날인 20일 미국 측에 핵우산 부분 삭제를 요청했다. 당초 협상 실무진에서는 이 같은 요구를 하는 것에 반대 의견을 냈으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핵심 관계자가 확고한 의지를 보여 마지못해 제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 협상단의 일부 인사는 이에 동의했으나 핵심 관계자가 반대했다. "북한이 미국이 한반도에서 핵억지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미국 측은 잠시 대책회의를 한 뒤 우리 측에 "아예 공동성명을 내지 말자"고 했다. 우리 측 협상단은 NSC 핵심 관계자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제안을 거둬들였다. 이에 따라 다음날 '핵우산 제공'부분이 포함된 공동성명이 나왔다.

이 같은 소식통들의 주장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SCM 문안 협의 전의 구두 협의 과정에서 우리 측이 핵우산 부분을 삭제하는 것은 어떠냐는 의견을 미국 측에 전달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그러나 공동문안 협의 과정에서는 삭제 요구 대신 표현을 다소 조정하자는 쪽으로 제안이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당시의 삭제 제안은 정부 내 논의 과정을 바탕으로 이뤄진 것이지만 정부의 의견이 집약된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공식 의견이 아니라 정부 고위 관계자의 판단에 따른 제안이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 당시 NSC 핵심 관계자는 측근을 통해 "삭제 요구 부분에 대한 정확한 기억은 없고 공동성명의 핵우산이란 단어 앞에 '억제적 목적의'라는 표현을 넣자는 의견을 제시한 것은 기억난다"고 밝혔다.

◆ 올해의 SCM=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38차 SCM에서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윤광웅 국방장관에게 '핵우산 제공'을 약속할 계획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과거 SCM에서도 핵우산 제공 약속은 매번 재확인됐지만 올해에는 보다 구체적인 조치들과 이행 방식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반도 유사시 미측의 핵전력 지원 체계.규모.방법 등이 협의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이번 SCM에서 전작권 전환의 시기를 놓고 줄다리기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전환 시기가 2012년 이전이 돼선 곤란하다"는 입장인 반면 미측은 "2009년에도 이양 가능하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상언.김성탁 기자

◆ 핵우산(Nuclear Umbrella)=핵을 보유하지 못한 국가가 핵보유국의 핵무기를 이용해 외부의 핵 공격에 대한 보호막을 얻는 것. 정부는 1978년 11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때부터 매년 공동성명에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명시적으로 담아 왔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영환 부소장 : oh.younghwan@joongang.co.kr (02-751-5515)
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