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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신 나달이냐, 상승세 조코비치냐 … 4강서 만났다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행을 다툴 나달과 조코비치(사진 아래). 전적은 조코비치의 우위지만, 잔디 코트에선 나달이 앞섰다. 준결승전은 13일 열린다. [AP=연합뉴스]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행을 다툴 나달과 조코비치(사진 아래). 전적은 조코비치의 우위지만, 잔디 코트에선 나달이 앞섰다. 준결승전은 13일 열린다. [AP=연합뉴스]

로저 페더러(37·스위스·세계 2위)는 고개를 숙인 반면, 라파엘 나달(32·스페인·세계 1위)과 노박 조코비치(31·세르비아·21위)는 활짝 웃었다.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윔블던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던 페더러가 8강에서 탈락했다. 나달과 조코비치는 나란히 4강에 올라 맞대결을 펼친다.
 
페더러는 12일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남자 단식 8강전에서 케빈 앤더슨(32·남아공·8위)에게 세트 스코어 2-3(6-2, 7-6, 5-7, 4-6, 11-1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역대 윔블던 남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8회)을 갖고 있는 페더러의 9번째 우승 도전은 거기서 끝났다.  
 
1·2세트를 따낸 페더러는 3세트에서도 게임 스코어 5-4로 앞서면서 무난히 4강에 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앤더슨에게 5-7로 3세트를 내주면서 페더러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페더러는 4·5세트에서도 쉽게 승리를 결정짓지 못했다. 5세트는 접전이었다. 페더러는 게임스코어 11-11인 상황에서 이날 첫 더블폴트(서브 2번 연속 실패)를 기록하며 브레이크 포인트를 허용했고, 포핸드 범실까지 겹치면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내줬다. 앤더슨은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내며 대역전극을 썼다.
 
페더러는 잔디 코트에서 열린 대회에서 18차례나 우승했다. 잔디 통산 성적이 176승 26패(승률 0.871)로 하드 코트(0.833)나 클레이 코트(0.759)보다 좋다. 그래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대회는 건너뛰고 잔디 코트 대회에 주로 출전한다. 윔블던 이전 잔디 코트에서 열린 2개 대회에선 우승했지만 정작 간절히 원했던 윔블던에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페더러는 다시 윔블던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역전패한 뒤 “윔블던을 정말 좋아하고, 우리 가족들도 항상 이곳에서 즐겁게 지낸다. 내년에도 다시 출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행을 다툴 나달(사진 위)과 조코비치. 전적은 조코비치의 우위지만, 잔디 코트에선 나달이 앞섰다. 준결승전은 13일 열린다. [AP=연합뉴스]

윔블던 남자 단식 결승행을 다툴 나달(사진 위)과 조코비치. 전적은 조코비치의 우위지만, 잔디 코트에선 나달이 앞섰다. 준결승전은 13일 열린다. [AP=연합뉴스]

윔블던의 황제는 일찍 퇴장했지만, 또 다른 수퍼스타인 나달과 조코비치는 4강에서 격돌한다. 나달은 8강전에서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30·아르헨티나·4위)와 4시간 47분간의 접전 끝에 3-2(7-5, 6-7, 4-6, 6-4, 6-4)로 승리했다. 델 포트로는 서브 에이스를 33개나 터트리면서 에이스 3개에 그친 나달을 압박했다. 그러나 나달은 총 5049m(델 포트로 4851m)를 뛰는 지구전을 펼친 끝에 힘겹게 승리를 거뒀다.
 
클레이 코트에서 강세를 보이는 나달은 유독 잔디 코트에선 약한 편이다. 나달은 클레이 코트에서 무려 57회 우승하면서 ‘흙신’이란 별명을 얻었다. 클레이 코트 통산 성적은 415승 36패(승률 0.920)로 무적에 가깝다. 반면 잔디 코트 우승은 단 4회에 그쳤고, 통산 성적은 66승 18패(승률 0.786)로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나달이 잔디 코트에서 우승한 것은 2015년 메르세데스컵이 마지막이다. 윔블던 우승도 2차례(2008·2010)뿐이다. 4강에 진출한 것도 2011년 준우승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나달은 “윔블던 준결승에 진출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는 큰 성공”이라고 말했다.
 
최근 성적이 부진했던 조코비치도 살아나는 모양새다. 8강전에서 니시코리 게이(29·일본·28위)를 3-1(6-3, 3-6, 6-2, 6-2)로 꺾었다. 조코비치는 메이저 대회에서 12승을 올리며 페더러와 나달의 양강 구도를 깨뜨렸다. 하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1년 넘게 고생하면서 세계 랭킹이 20위권까지 떨어졌다.
 
2011년과 2014년, 2015년 등 윔블던에서 총 3차례 우승한 조코비치는 2016년 US오픈 준우승 이후 1년 10개월 만에 메이저 대회 4강에 올랐다. 그는 최근 5차례의 메이저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준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했고, 올해는 투어에서 우승 트로피를 하나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선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준결승에 올랐다. 나달과 조코비치의 4강전은 13일 열린다. 상대 전적에선 26승 25패로 조코비치가 근소한 우위를 보인다. 잔디 코트에서는 나달이 2승 1패로 앞섰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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