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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익범 "특검 임명받고 3시간 이상 못자···머리 위 칼 있더라"

"머리 위에 예리한 칼이 매달려 있는 걸 보는 심정입니다."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가 1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한마디 하겠다"며 고사(故事)를 꺼냈다.  
 
허 특검이 언급한 이야기는 기원전 '다모클레스의 칼.' 권력의 무게와 위험함, 일촉즉발의 절박한 상황을 뜻하는 일화다. 이를 빗대 특검 수사에 대한 자신의 심경을 밝힌 것이다.
 
기원전 4세기 시칠리아 섬에서 왕의 자리를 탐냈던 신하 다모클레스가 막상 왕좌에 앉아보니 한 올의 말총에만 매달린 예리한 칼이 머리 위에 있어 공포에 떨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허 특검의 이런 답변은 현재 특검팀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노회찬 정의당 의원에 대한 계좌추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와 주목된다. 
기자들과 이야기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 박태인 기자

기자들과 이야기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 박태인 기자

이날 허 특검은 정치권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 가능성에 대해 "설익은 과일을 먹으면 체하기 마련이다. 높은 고지의 산을 오를 때 아무 장비 없이 올라간다면 다칠 수밖에 없다"면서도 "증거가 가리킨다면 모든 사람이 소환 대상"이라며 수사 의지를 재확인했다. 
 
머리에 예리한 칼이 매달려 있을 만큼 수사에 만만치 않은 고비가 남았지만 '고삐를 늦출 생각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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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일문일답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노회찬 의원에 대한 계좌추적을 진행 중인가.
"NCND(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음)다."
 
-정치권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됐다고 보면 되나.
"처음부터 이야기했다. 특검팀은 증거가 가리키는 방향대로 수사한다." 
 
-수사 속도가 붙고 있나.
"언급하지 않겠다."
 
-드루킹에게 500만원을 받았던 김 지사의 전 보좌관 소환은 언제쯤 계획하고 있나
"원론적으로 증거가 가리키면 모두 부른다. 그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 
 
-경찰이 두 번이나 압수수색한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특검팀이 10일 휴대전화와 유심칩을 발견했다.
"경찰 이야기는 하지 말자. 경찰도 사정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10일 '드루킹' 김동원(49·구속) 씨 일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 1층 현장에서 휴대전화와 유심칩 등을 발견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 제공=연합뉴스]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10일 '드루킹' 김동원(49·구속) 씨 일당이 운영한 경기도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 1층 현장에서 휴대전화와 유심칩 등을 발견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 제공=연합뉴스]

 
-특검팀이 확보한 휴대전화 중 김 도지사의 전 보좌관 이름이 적힌 것도 있었나.
"확인해줄 수 없다."
 
-특검에서 검찰에 드루킹을 추가로 기소하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했나.
"특검은 검찰과 경찰이 진행 중인 수사 상황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그런 법적 근거가 없다. 그런 기본적인 뼈대를 놓고 생각을 해봐야 한다." 
 
-주말에도 출근해 수사 상황을 보고받나?
"특검이 출범한 뒤 어제를 제외하고 3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다. 어제 단 하루, 5시간 30분 한 번도 깨지 않고 잤다." 
 
-특검이 예산난을 겪고 있다던데
"예산이 이번 주 초에 집행이 돼서 부담을 덜었다. 수사를 시키면서도 돈을 주지 못해 정말 미안했었다."
 
-이제 특검 수사가 사분의 일 고지를 넘겼는데.
"이 이야기는 한마디 하겠다. 설익은 과일을 먹으면 체한다. 내가 등산을 좋아하니 이런 비유를 하자면 동네 뒷산에 올라가려면 테니스화 신고도 올라간다. 하지만 고지가 높은 산을 아무 장비 없이 올라가면 분명 어딘가 다치기 마련이다. 여러분도 다 아시는 이야기인데 기원전 4세기 시칠리아 섬에 디오니시우스라는 왕이 있었다. 그의 신하가 다모클레스였는데 왕좌가 부러워 한번 앉아봤더니 천장에 한 올의 말총으로 붙들려 매여진 예리한 칼이 있었고 공포에 떨었다. 참 어려운 일을 하는 입장에서 다시 한번 새겨들어야 할 그런 이야기란 생각이 들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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