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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1200만이 본 중국판 ‘수상한 그녀’ … 그 때 한국 영화 붐 다시 일어날까

중국서 1200만 관객을 모은 ‘20세여 다시 한번’ 포스터. 한국 영화 ‘수상한 그녀’의 중국판이다.

중국서 1200만 관객을 모은 ‘20세여 다시 한번’ 포스터. 한국 영화 ‘수상한 그녀’의 중국판이다.

2015년 1월 중국 극장가에서 독특한 소재의 영화 한 편이 개봉했다. 까칠하기로 소문난 할머니 션멍쥔(沈夢君)은 우연히 ‘청춘 사진관’에서 영정 사진을 찍고 꽃다운 20대로 변신한다. 멍쥔은 어릴 적 좋아했던 가수 덩리쥔(鄧麗君)을 본떠 ‘리쥔’이란 이름으로 제 2의 청춘을 누린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스토리의 이 영화 제목은 ‘20세여 다시 한번’이다. 심은경 주연의 한국 영화 ‘수상한 그녀(2014년)’의 중국판이다.
 
‘20세여 다시 한번’은 중국 전역에서 1200만 관객을 모았다. 한국과 중국의 합작 영화로는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글로벌 영화 흥행 집계 사이트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영화 흥행수입은 5900만 달러(약 660억원)에 달했다.
 
지금까지 중국 극장가에서 한국 영화의 최전성기는 2015년이었다. ‘20세여 다시 한번’은 2015년 중국 극장가에서 흥행 순위 40위에 올랐다. 할리우드 영화만큼 ‘초대박’은 아니지만 한·중 합작 프로젝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같은 해 9월 전지현 주연의 한국 영화 ‘암살’은 중국에서 700만 관객을 모았고, 송혜교 주연의 ‘두근두근 내 인생’도 같은 해 3월 중국에서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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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6년 하반기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 문제가 불거지면서다. 중국 내 한류를 금지하는 ‘한한령(限韓令)’ 여파로 한국 영화의 중국 진출이나 합작 영화 프로젝트는 일제히 얼어붙었다.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한국 영화는 단 한 편도 중국 극장에서 상영되지 못했다. 한한령이 본격화하기 직전에 개봉한 ‘바운티헌터스: 현상금 사냥꾼’이 2016년 흥행 57위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한·중 합작영화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해 들어선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 지난 4월 열린 제7회 베이징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 7편이 비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일제 강점기 강제노역 문제를 다룬 ‘군함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소재로 한 ‘아이 캔 스피크’ 등이다.
 
영화제 상영작이 총 579편이란 점을 고려하면 한국 영화의 초청 비중은 여전히 낮지만, 지난해 한 편도 초청받지 못한 것에 비해선 의미 있는 변화다. 장애인 문제를 다룬 영화 ‘채비’의 주인공 고두심 씨는 한국 배우로는 유일하게 무대 인사와 관객과의 대화 등 각종 행사에 참석했다.
 
이것만으로 한국 영화에 대한 중국의 거부감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 베이징영화제보다 더 중요하게 평가되는 지난달 제21회 상하이영화제에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 영화는 한 편도 상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2017년 중국 영화시장 동향’ 보고서에서 “과거처럼 중국인들이 한류에 열광하지는 않겠지만, 중국이란 거대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중국 관객의 변화하는 기호와 성향을 계속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정완 기자 jw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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