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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탐] '호수 료칸'은 무엇? 알뜰 '혼료칸' 안내서[번외편]

 [잉탐]은 여러분들이 미처 관심 가질 틈이 없는 분야를 중앙일보 디지털콘텐트랩 기자들이 ‘잉여력 돋게’ 탐구해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잉탐]은 여러분들이 미처 관심 가질 틈이 없는 분야를 중앙일보 디지털콘텐트랩 기자들이 ‘잉여력 돋게’ 탐구해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안녕하세요. 중앙일보 디지털콘텐트랩의 조혜경 기자입니다. '7년 차 막내'인 제 처지(?)에 깊이 공감하며 기사를 응원해주신 분들이 많아서, 예정에 없던 ‘번외편’을 급히 준비해 보았습니다만... [준비편][실전편]에 비해 내용이 다소 빈약할지 모르겠습니다. 모쪼록 ‘서비스 기사’라고 생각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재야의 수많은 ‘료칸 고수’들께서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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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여자 혼자 여행을 떠나려면 생각보다 많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어두울 때 나가기가 망설여지고, 외국에선 '혹 나를 얕보고 사기를 치려는 사람은 없을까' 걱정도 되지요. 특히 저녁밥 먹는 게 제일 힘듭니다! (왜냐면 술도 한잔하고 싶으니까요! 왜 나를 그런 눈으로 보냐!)
 
제게는 이런 걱정을 최소화시켜주었던 게 일본 '혼' 여행이었던 거 같아요. 또 혼자라는 ‘외로움’을 ‘호젓함’으로 둔갑시켜주는 마법 같은 곳이기도 합니다. ‘도대체 혼자 저길 왜 간다는 걸까?’ 의문이셨던 분들에게 약간의 답변이 됐기 바랍니다.  
 
이번 [번외편]은 잘 알려지지 않은 호수 료칸 대해 얘기해보겠습니다. '혼'을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곳이지만, 주의할 점이 하나 있어서 함께 소개합니다. 또 료칸에서 유카타를 입는 법과 온천욕을 하는 법, 그리고 가장 당황스러운 순간인 ‘식재료를 설명하려는 직원에게 대처하는 법’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여기서부터는 편하게 ‘-다’체로 쓰겠습니다).
 
5. 일본인도 모르는 '호수 료칸'은 무엇
 
엄밀히 말하면 ‘호수 료칸’이란 말은 없다. 그저께쯤 즉흥적으로 만들어낸 말이다(미안하다).

일본인들은 호수 옆에 료칸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므로 굳이 따로 ‘호수 료칸’을 분류해놓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유후인 역시 긴린코(金鱗湖)를 중심으로 한 호수이지만, 보통 여기서 말하는 '호수'는 그 규모가 훨씬 크다.아래 사진을 보자.
 
홋카이도 시코츠코 마루코마 온센 315호에서 보이는 풍경. 눈앞에 펼쳐진 호수가 시코츠 호수(시코츠코)다. 사진은 해당 료칸이 직접 찍어 올린 것.

홋카이도 시코츠코 마루코마 온센 315호에서 보이는 풍경. 눈앞에 펼쳐진 호수가 시코츠 호수(시코츠코)다. 사진은 해당 료칸이 직접 찍어 올린 것.

 
앞 문장을 다시 살펴보자. ‘호수 옆에 료칸이 있는 것이 당연하다.’ 일반적인 한국인 관광객 상식과는 다르다. 우리는 료칸이 온천 수맥 옆에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한국의 온천들이 그러하다). 일본 료칸 특성을 궁리해봐도 산이나 바다 옆 정도를 생각한다. 그래서 “휴가 때 호수 옆 료칸에 다녀왔다”고 하면 대부분의 지인이 깜짝 놀란다.
 
한국에는 호수 옆에 숙박업소가 많지 않다. 최근 들어 산·바다 옆에 펜션이나 B&B 등이 많이 생겼지만, 호수 옆 리조트들은 대체로 수도 적고 오래됐다. 저녁밥을 숙소 밖에 나가 먹는 경우가 많은 만큼, 인근에 상가가 발달하지 않은 것도 호수 옆 숙소를 선택하기 망설여지는 이유 중 하나다.
 
여기 어디야? 바다 옆이야?

여기 어디야? 바다 옆이야?

  
그러니 일본의 ‘호수 료칸’ 숙박은 어쩌면 ‘가장 한국에서는 없을 법한’ 경험이 될 수 있다. 특히 체크인 후 차 없이 밖으로 나가기 어려운 대부분의 료칸(특히 산 료칸)에 비해, 호수 료칸에선 호숫가 산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일본의 '호수 료칸' 인근에도 해가 진 뒤까지 영업하는 가게나 상점은 극히 적고, 도시보다 빨리 어두워지는 편이니, 주의하도록 하자.
 
근데 솔직히 너무 가고싶지?

근데 솔직히 너무 가고싶지?

 
'호수 료칸' 여행의 맹점은 역시 '가기 어렵다' 점이다. 대부분의 호수가 열차 연결편이 좋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버스로 갈아타고 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단기간에 '짧고 집약적인' 여행을 원하는 여행자나 팀 여행에는 적합하지 않다. 예를 들면 친구들과 처음으로 오사카(간사이)나 삿포로(홋카이도) 여행을 하는 팀이 각각 비와코(간사이), 도야코(홋카이도) 료칸에서 자려고 하면 하루를 뭉텅 잡아먹는 스케줄 때문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경험상 확률이 거의 93.8%다).
 
따라서 '호수 료칸'은 초심자보다는 ①해당 지역을 한 번 방문한 경험이 있거나 ②꽤 떨어진 료칸을 찾아가 본 경험이 몇 번 있거나 ③기타 로드트립에 어느 정도 익숙한 분들께 추천한다. 특히 렌터카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면 연로한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건 엄청난 모험이 될 수 있으니, 신중히 판단하자.
 
시코츠코 마루코마 온센의 산책로. 한바퀴 도는 데 한시간 이상 소요된다. 주위에 십여곳의 료칸이 있다.

시코츠코 마루코마 온센의 산책로. 한바퀴 도는 데 한시간 이상 소요된다. 주위에 십여곳의 료칸이 있다.

 
주의사항을 숙지했다면 이제 갈 만한 호수들을 탐색해볼 차례다. 일본은 지각 활동이 활발한 나라이므로, 나라 곳곳에 '압도적인 뷰'를 자랑하는 호수들이 꽤 많다. 모두는 아니지만 몇몇 호수 료칸은 꽤 좋은 수질을 자랑하므로 온천욕 하는 즐거움도 있다.  
 
아래 지도를 보자. 역시나 클릭하면 데이터가 뜨는 인터랙티브 지도다(벌써 세 번째 우려먹고 있다).'호수 료칸'의 경우 일본협회에 가입된 료칸 수가 실제보다 지극히 적다. 료칸을 가리키는 동그라미가 한두개만 뜬다고, 실제 료칸이 한두곳뿐인 것은 아니니, 자란넷·재패니칸 등 일본 예약업체 사이트나 구글 등도 검색해 보길 권한다.
 

빨간 박스가 후지산 5대 호수. 파란 박스가 열차를 타고 후지산 근처에 도착할 수 있는 후지노미야역. 멀다.

 
도쿄 여행 중 가장 쉽게 갈 수 호수는 ‘후지고코(富士五湖)’로 불리는 후지 5대 호수다. 지도를 보면 후지산 근처에 구멍이 뽕뽕 뚫린 듯 호수가 있는 걸 볼 수 있다. 지도로 보면 실감이 잘 안 나지만 실제 가보면 규모가 상당히 큰 호수들이다.
 
후지고코는 도쿄에서 버스로 1~2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 도쿄 여행을 자주 갔던 분들은 신주쿠를 지나다니는 ‘급행-가와구치코’ 버스들을 종종 봤을지 모르겠다. 열차로는 쉽게 가기가 힘들어 일본인들도 대부분 차로 간다.
 
대체로 도외 버스들은 신주쿠에서 출발! 숙소 예약시 참고하자!!

대체로 도외 버스들은 신주쿠에서 출발! 숙소 예약시 참고하자!!

 
운전을 못하는 '혼여'족의 경우는 버스가 현실적인 대안이다. 버스 예약은 열차보다 힘들지만, 야후재팬이나 구글에서 호수 이름과 버스(バス)를 입력하면 버스 회사 홈페이지를 찾아 예약을 할 수 있다. 정 힘들다면 예약대행 업체들에 맡기든 해야 하지만, [준비편]에서 설명했던 '구글 번역기 신공'을 갖췄다면 큰 무리가 없다.
 
참고로 일본은 이름 뒤에 ‘코’를 붙여 호수를 표시한다. 다만 단독으로 ‘호수’라고 하고 싶을 때는 '미즈우미'라고 한다. 하지만 '우'를 세게 발음하지 않아 '미즈미'라고 들릴 것이다. 만약 호수 얘기를 하며 ‘코’만 말하면, 상대가 곤란 해하는 표정을 지으며 "코?"라고 되물어올 수도 있다. 특히 버스 기사들에게 계속 '코?'라고 물어 서로 힘들어하는 경우를 몇 번 봤는데, 웬만하면 '야마나카코?' 정도로 풀네임을 불러주자.
 
가와구치코 근처의 료칸. 가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가면 무척 좋다. 객실 온천탕에서 후지산을 보며 온천욕을 즐기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근처에 미술관, 공예교실 등도 있다.

가와구치코 근처의 료칸. 가기가 힘들어서 그렇지 가면 무척 좋다. 객실 온천탕에서 후지산을 보며 온천욕을 즐기는 경험을 할 수 있다. 근처에 미술관, 공예교실 등도 있다.

 
어쨌든 후지고코 중 료칸 여행으로 가장 많이 가는 곳은 ‘가와구치코(河口湖·かわぐちこ)’다. 일본협회에 가입된 료칸들은 모두 가와구치코 근처에만 표시되는데, 그만큼 호수 근처에 료칸들이 많다. 두 번째로 유명한 곳은 '야마나카코(山中湖· やまなかこ)'.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야마나카코는 겨울엔 스케이트, 여름은 캠핑의 중심지다. 실제로 료칸보다는 산장 내지는 오두막 형태의 숙소들이 더 많다. 두 곳 모두 후지산을 타고 떨어지는 석양이 아름다운 곳이다. 차로 한바퀴를 도는데도 15분 정도 걸릴 정도로 크다.  
 
내가 여기까지 왔는데 후지산이 안보인다고?

내가 여기까지 왔는데 후지산이 안보인다고?

 
세번째로 유명한 모토스코(本栖湖·もとすこ)는 5개 호수 중 수심(138m)이 가장 깊고, '일본 1000엔권 지폐에 그려진 모습 그대로의' 후지산을 볼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1000엔권을 꼭 들고 가자. 1000엔권과 함께 셀카를 찍는 일본인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실제로는 딴 곳은 죄다 맑은데 후지산 꼭대기에만 구름이 껴, 안 보일 확률이 높다. 그 때문에 일본인들도 맑은 날 후지산을 온전히 조망할 수 있게 되면 운이 좋다고 무척 기뻐한다.
 
후지고코 외에도 후지산 옆에는 호수들이 많다. 큰 호수들만 추려 5대 호수라고 부를 뿐이다. 차가 있으면 다른 호수에 들렀다 와도 좋겠다. 인근의 거의 대부분의 식당에서 야마나시현의 특산물인 호우토우멘(약간 넓적한 면·실제로는 '호토멘'으로 들림)이 들어간 국수를 판다. 
 

빨간 박스가 후지산 5대 호수. 파란 박스가 열차를 타고 후지산 근처에 도착할 수 있는 후지노미야역. 멀다.

 
다른 지역을 보자. 간사이 여행 때 많이 가는 교토 옆 ‘비와코(琵琶湖·びわこ)’는 일본에서 가장 큰 호수다. 수평선이 보이고 파도도 꽤 친다. 솔직히 너무 넓어 깜짝 놀랄 정도다. JR로 갈 수 있지만, 간사이쓰루패스를 써도 (오래 걸리지만) 갈 수 있다. 절약하고 싶은 여행자들은 참고하자. 참고로 일본은 열차 회사들이 모두 다르고 요금도 다 다른데, 기회가 된다면 [열차편]을 써보도록 하겠다.
 바다처럼 ‘호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으니 여름에 간다면 참고하자. 사진을 찍어 인스타에 업로드하면 사람들이 '바다냐'고 물어올 것이다.  
 
아니야, 그렇게 반나절 가는 거 아니야

아니야, 그렇게 반나절 가는 거 아니야

 
가끔 "교토에 당일치기 여행을 갈 건데 비와코에서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될까?" 같은 질문을 하는 지인들이 있다. 도리도리. 비와코는 교토에서도 오츠(한국의 '춘천'쯤을 생각하면 된다. 호반의 도시.)라는 곳까지 가야 하는데, 열차로 1~2시간이 더 걸린다. 호수가 워낙 넓기에 목적지에 따라 더 걸릴지도 모르겠다. 왕복 네시간인데, 호수에서 2시간 밥을 먹고 오기는 억울하지 않겠는가? 교토에 이틀 이상 머무를 때, 하루 정도를 온전히 비와코에 투자하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다.
 
한국에서도 제법 인기가 있었던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에도 엄청난 규모의 호수가 하나 나온다. 나가노의 스와호수다.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곳이라 가기가 쉽지는 않지만, 최근 ‘성지순례’를 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운이 없으면 가끔 출입 금지가 되는 때도 있다고 하니 참고하자. 이시카와 공원에 가면 애니메이션에서 나오는 호수와 비슷한 모습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바다 아니고 호수에서 수영 중. [사진 비와코관광센터]

바다 아니고 호수에서 수영 중. [사진 비와코관광센터]

 
무엇보다 추천하고 싶은 곳은 홋카이도의 호수들이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무척 가까운 시코츠코와 도야코 등이 있다. 그렇다, 공항 근처에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다른 곳과는 달리 비교적 단기 여행에도 끼워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홋카이도는 일본인들이 휴가철 가는 곳이므로 단정하고 고급스러운 료칸들이 많다. 복작대지 않고 분위기가 더욱 느긋한 것이 특징이다. 단 그만큼 가격대도 높은 편이다. 인터랙티브 지도에서 살펴보자. 최근엔 이곳까지 진출한 중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보았다. 료칸 종업원들이 당신에게 중국어를 할 확률이 높지만 마음 상해하지 말자. 한국인들은 거의 없는 편이라 그렇다.
 

신치토세 공항에서 가까운 홋카이도의 시코츠코(초록박스), 도야코(주황박스).

송영버스 놓치면 낙동강 오리알
'호수 료칸'은 공통점이 하나 있다. 인터랙티브 지도를 잘 봐달라. 머리를 싸매고 역까지의 거리를 표시해놓은 이유가 있다.
 
'호수 료칸'들은 대체로 역에서 멀다.
 
심한 곳은 역에서 50분, 1시간씩 걸린다. 대부분 JR역에서 송영버스가 있지만 없는 경우도 있다. 일본 택시를 타고 50분을 달리면 족히 15만원 이상이 나온다. 당신이 료칸 숙박에 내는 돈의 50% 이상이 될 수도 있다.
 
막차가 갔어? 그럴 리 없어. 전화하면 안온대? 안와줄리가 없어.

막차가 갔어? 그럴 리 없어. 전화하면 안온대? 안와줄리가 없어.

 
한국인 관광객은 보통 관광 일정을 빠듯하게 짠다. 료칸에서 자는 날이면 아마 6시까지 꽉 채워 관광을 하고, 저녁을 료칸에서 먹겠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송영버스 막차 시간은 대부분 6시 언저리다. 관광은 자유지만 막차 시간은 사수해야 한다. 빠듯하게 관광하다가 송영버스 막차를 놓쳐 택시비로 십만원씩 깨진 사람들을 숱하게 봤다. 
 
다른 곳도 그렇지만 료칸 역시 당일 환불은 안해준다. 늦게 오면 저녁밥도 안해주는 곳이 많으므로(돈을 냈다고 해도 안준다. '규칙을 어긴 건 이쪽이 아니기 때문'이란 논리다.) 그러므로 송영버스 시간을 꼭 지키자. 개인적으로는 료칸에서 자는 날은 점심 식사 후에는 료칸 이동 준비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4. 체크인 뒤 정원 산책, 유카타는 왼쪽이 위로
 
3-4시 사이에 료칸에 체크인 했다면 일본관광국에서 안내하는 료칸 내에서 휴식의 순서는 보통 이렇다(이런 것까지 나름 순서를 세워두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① 객실에서 준비해준 과자와 차 마시며 한숨 돌리기
② 료칸 내 정원이나 장식품 등 구경하기
③ 온천에 잠깐 몸을 담근 후 저녁 먹기
 
료칸 중에는 정원에 자부심을 가진 곳이 적지 않다. 보통 연못 등이 있지만, 돌과 모래, 나무로만 계절을 표현한 정원도 있다. 료칸에 따라서는 차를 파는 곳도 있다. '보통의 한국인'이라면 20분이면 충분히 즐긴다.
 
인스타에서 #일본 을 검색하면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유카타 입은 사진이다. 유카타에 대한 여러 상식은 각종 뉴스와 블로그에 잘 정리돼있으므로 굳이 또 이야기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늘 헷갈리는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어디가 위로 오게 입냐는 것.  
 
맨날 헷갈려 죽겄어.

맨날 헷갈려 죽겄어.



정답은 ‘왼쪽면이 위’다. 남녀 똑같다. 반대로 하면 장례식 복장이 되므로 유의하자. 허리띠는 맘대로 묶으면 된다. 속옷을 입는지 아닌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데, 보통 입는다. 옷장에 보면 반소매 외투처럼 보이는 게 걸려있는 경우가 있다. '하오리'라고 부르는데 유카타 위에 겉옷처럼 입으면 된다. 여성들은 보통 하오리까지 입고 방 밖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으니 참고하자. 또 하오리를 입는 편이 앞섶이 벌어질까 봐 신경을 안 써도 돼서 편하다.
 
두더지용 유카타도 있나요?

두더지용 유카타도 있나요?

 
한국에서도 당연한 예의지만, 일본에선 더더욱 '씻고' 온천에 들어가야 한다. 외국 관광객이 많은 료칸에는 보통 영어로 된 입욕 과정 설명서가 붙어있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① 씻은 뒤 탕에 들어갔다 3~5분 뒤 이마에 땀이 나면 나와서 몸을 헹군다.
② 이후 다시 탕에 들어가 몸을 데우면 그 후 오랫동안 몸이 따끈하다. → 상쾌!
 
료칸에 따라 다르지만 수건은 각자 방에서 들고 가야 한다. 여성들의 경우 보통 큰 타올(배스 타올) 하나와 작은 타올을 하나, 총 두 개를 들고 간다. 작은 타올은 보통 탕에 들어갈 때 머리를 감싸는 데 쓴다. 욕탕에서 탈의실로 건너가기 전에도 이 타올로 몸의 물기를 한번 닦아준다. 남성들은 잘 모르겠다(댓글로 알려주시면 기사에 추가해놓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땀나면 한번 헹구고 다시 들어오래!

땀나면 한번 헹구고 다시 들어오래!

 
일본의 목욕법은 1시간씩 몸을 불리는 우리나라 목욕 방법과 사뭇 다르다. 보통 이 과정을 마치고 방에 돌아가기 때문에, 한번 온천욕 하는 시간이 길지 않은 대신 여러 번 들어간다.
 
일본에서도 슈퍼에서 때수건을 판매하지만, 온천에서 때를 미는 문화는 없으므로 참고하자. 관광객들이 대부분인 도쿄 오오에도 온천에서 때 미는 사람들을 봤다며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곳은 이미 '비정상의 정상화'가 진행된 곳이다. 다른 온천에서는 전혀 '괜찮지 않다'고 한다.

온천 후 유카타를 입은 채 저녁 식사를 하는 건 괜찮다. 저녁때 입은 유카타를 아침에 또 입어도 된다. 이 정도면 기본과 예의에 대해 신경을 쓸 만큼 쓴 셈이니, 이제 배불리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따뜻한 하루를 보내면 되겠다!
 
료칸 당황 제1순간, 식재료 설명 타임
' 혼료칸' 여행을 할 때 가장 피하고 싶은 순간은 언제일까. 그가 나와 눈을 맞추며 정중히, 하지만 꾸준히 모르는 일본어를 쏟아내는 순간이다. 바로 료칸 종업원이 저녁식사로 준비한 카이세키 요리 재료를 설명하는 시간이다.
 
일본어 실력이 중급 정도라고 해도 이때 오가는 대화는 알아듣기 힘들다. 식재료명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이다. 음식이 나오기 전, 가로로 긴 종이에 그날 나오는 음식이 모두 적혀져 있으니 궁금하면 종이를 들고 가서 네이버 파파고 번역을 이용해 보자. 당신이 '공홈(료칸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했다면, 당신의 주문 내역에 맞게 다른 종이가 나오는 '신기한 경험'을 해볼 수도 있다.
 
이거 언제 다 만들어둔거야? ㅠㅠ

이거 언제 다 만들어둔거야? ㅠㅠ

어쨌든 료칸 음식 담당 종업원들은 요리 재료를 설명해주는 게 주된 임무다. 정 불편한 게 아니라면 자기 일을 할 수 있도록 그냥 두는 게 좋다. 중간중간 적당히 고개를 끄덕여 주면 '최악의 어색함'은 피할 수 있다. 만약 정말 어색해 못살겠다면 '키키토레마센데스까라, 세츠메이와 다이죠우부데스. 아리가또 고자이마스'(못 알아들으니까 설명은 괜찮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면 된다. 단, 설명 없이 음식을 두고 가며 종업원들이 더 어색해하는 사태가 생길 수는 있다.
많이 먹었는데 또 이제 밥이랑 국을 준다고?

많이 먹었는데 또 이제 밥이랑 국을 준다고?

 
보통 다 먹지 않은 음식 그릇은 치우지 않는다. 우리나라처럼 "이것 가져갈까요?" 같은 질문도 하지 않는다. 때문에 먹기 싫은 음식을 안 먹고 두고 있으면, 끝까지 치우지 않는 민망한 상황이 멀어지기도 한다. 종업원이 음식을 치울 때 음식 그릇을 내밀며 '고레또(이것도)' 정도로 말하면 가져가니 참고하자.  
 
카이세키 요리는 여성 기준으로 양이 꽤 많은 편이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다 먹었으면 나중에 밥과 국 먹을 배가 거의 남지 않는다. 그래도 밥이 찰지고 맛있으니, 국과 함께 조금이라고 맛보도록 하자. 료칸에 따라서는 라운지에서 업소에서 쓰는 쌀과 소금 등을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조혜경 기자 wisel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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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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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