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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에서 우럭 말리던 할머니의 한마디

[비행산수 시즌2 ] ⑦ 목포, 대륙으로 가는 길목
비행산수 목포 라인

비행산수 목포 라인

목포 서산동은 바다에 바짝 붙어있다. 봉긋하게 솟은 동산 위에 작고 낡은 집들이 다닥다닥하다. 가파른 계단을 꼬불꼬불 오르다 돌아보니 처마와 처마 사이에 제주 가는 산 만한 여객선이 걸쳐 있다. 좁은 골목에 할머니 두 분이 앉아있다. 한국화가 조용식이 ‘이 동네서 나고 자랐다’며 말을 건네니 말 보따리가 터진다. 한 분은 담벼락에 기대고, 다른 한 분은 대문에 걸터앉아 부채로 파리를 쫓으며 생선을 말리는 중이다. 아침에 시장에서 우럭 세 마리를 사와 배를 갈랐단다. 꾸덕꾸덕 마르면 쪄먹을 요량이다.
 
“그란디 이거시 뭔일이까잉 느닷없이 외지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어라. 대문을 불쑥 열고 들어와서는 돈 많이 줄텐께 이 집 팔 생각 없소 그라요. 이짝 동네가 다 그라제. 아따 내가 평생을 산 집인디 이거 팔아불면 난 어디로 가라고 안 팔아 그랬지라. 이 집에서 얼마나 살았냐고 묻길래 칠십년 살았다고 항께까~암짝 놀래붑디다.”
 
흥이 난 할머니가 찐 감자를 건네줬다. 먹고 있자니 목 메이겠다며 냉장고에서 무화과 즙을 내왔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한때 목포의 위세는 대단했다. 1940년대엔 원산, 부산과 함께 조선의 3대 항구였다. 50년대에는 남한의 6대도시였다. 조 화백은 말한다. “휴대전화가 없던 80년대에 명절에 내려오면 친구들 연락할 필요가 없었어요. 오거리 앞에 있으면 다 만나거든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떠밀려 다녔지요”
 
하당에 신도심이 들어서고, 그 옆 무안군 남악에 전남도청이 문을 열며 목원동 만호동 같은 목포 도심은 생기를 잃었다. 20여년이 지나 도심재생 바람을 타고 옛 동네에 다시 돈이 몰리니 도시도 생물이다. 목포는 비수도권에서 땅덩이가 가장 작은 도시지만 문화 자산만큼은 어디보다 풍성하다. 
 
그림 속에서 학이 남긴 두 줄기 비행운은 ‘목포의 눈물’과 ‘님과 함께’ 가사다. 그림 아래위를 뒤집어야 보인다. 노래를 부른 이난영과 남진이 목포 사람이다. 지금은 육지가 된 삼학도는 바다에 떠있던 본래 모습으로 그렸다. 오른쪽 아래가 고하도이고 그 앞을 매립한 목포신항에 세월호가 있다. 부산역과 여기 목포역에서 유라시아 횡단열차가 출발하고 도착할텐데, 이래저래 목포는 사연 많고 이야기 넘친다.
 
그림·글=안충기 기자·화가 newnew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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