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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부호 한라산·백두산 … 남북 해상연락망 다시 연다

남북의 군 당국이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서해 해상의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한 해상 연락망을 다시 열기로 했다. 또 끊어진 동·서해지구 군통신선을 복구하기로 했다.
 
남북은 14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2007년 12월 이후 약 11년 만에 장성급 군사회담을 다시 열어 이같이 합의했다. 장성급 군사회담은 4·27 판문점 선언의 후속 조치로 성사됐다.
 
남북 장성급회담이 열린 14일 판문점에서 남·북 군사 관계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장성급회담이 열린 14일 판문점에서 남·북 군사 관계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북은 공동보도문을 통해 2004년 6월 4일 제2차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를 철저히 이행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당시 회담에서 남북은 서해 해상에서 ▶함정(함선)이 서로 대치하지 않도록 통제하며 ▶상대 측에 대해 부당한 물리적 행위를 하지 말고 ▶조난·구조 등으로 서로 대치하거나 오해하지 않도록 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해 연락하기로 했다. 국제상선공통망은 조난이나 구조 요청 등 긴급 연락을 위해 전 세계 공통적으로 할당한 주파수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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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함정의 호출 부호는 ‘한라산’, 북측은 ‘백두산’을 각각 부여받았다. 그러나 북한은 2008년 5월 이후 남측 호출에 응하지 않았다.
 
군 통신선은 남북한 통행 지원과 군사 충돌 방지를 위해 2002년 9월 서해지구에서, 2003년 12월 동해지구에서 각각 개통됐다. 그러나 동해지구 통신선은 2011년 5월 북한이 금강산지구 통신연락소를 폐쇄하면서 차단됐고, 2013년 동해안 지역 산불로 통신선이 아예 끊겼다. 서해지구 통신선은 2016년 2월 개성공단 전면 가동 중단 직후 단절됐다가 지난 1월 9일 재개됐다.
 
그러나 합의사항은 통신망 개설 외에는 없었다. 공동보도문에 따르면 남북은 군사적 충돌의 원인이 됐던 적대 행위의 중지,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 조성 등에 대해선 ‘충분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돼 있다.
 
공동경비구역(JSA)를 시범적으로 비무장화하는 문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정전협정에 따르면 JSA 안에선 자동화기를 소지할 수 없다. 그러나 북한군은 지난해 11월 JSA 귀순 사건 때 귀순자 오청성씨에게 자동소총 사격을 했다.
 
비무장지대(DMZ) 공동 유해 발굴은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논의했고, 북·미정상회담의 합의 사항인 만큼 실효적 조치를 곧 취하기로 남북이 동의했다. 남북은 또 이날 회담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계속 협의하기로 했으나 다음 회담 일정을 잡지는 않았다.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양에 심은 소나무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뉴스1]

안익산 북측 수석대표가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양에 심은 소나무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뉴스1]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한 회담은 점심을 거르면서 속도감 있게 진행됐으나 막판 공동보도문 문구를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오후 9시가 넘어서야 공동보도문이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중장(한국 육군의 소장)은 “다시는 이렇게 회담하지 말자”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국방부 대북정책관(육군 소장)은 “군사 분야 의제는 최종 조율 과정에서 대표 접촉이 많았다. 그러면서 시간이 지체됐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판문점 선언의 군사 분야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군사당국 회담을 자주 열어 체계적으로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회담에 앞서 양측 수석대표는 소나무를 화두로 담소를 나눴다. 안 수석대표는 “남북정상 회담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심은 소나무가 잘 자라냐”고 김 수석대표에게 물었다. 당시 남북 정상은 판문점 군사분계선(MDL) 위에 평화와 번영을 염원하는 1953년생 소나무를 심었다. 안 수석대표는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양에 심은 소나무 사진을 남측 대표단에게 보여줬다. 그러면서 “회담 정신은 소나무 정신으로, 회담 속도는 만리마 속도로, 회담 원칙은 역지사지의 원칙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판문점=국방부공동취재단,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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