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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돌직구 던진 파월 FOMC 의장 … 신흥시장이 떤다

제롬 파월 Fed 의장. [AFP=연합뉴스]

제롬 파월 Fed 의장. [AFP=연합뉴스]

중앙은행의 언어는 은밀하다. 직설적이지 않고 에두른다.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다. 행간의 숨은 의미를 읽어 내려는 시장과 중앙은행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이유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정례회의를 한 13일(현지시간)에는 이런 힘겨루기를 할 필요가 없었다. 기자회견장에 선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언어가 직설적이어서다. 그가 시장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했다. ‘Fed는 긴축의 가속 페달을 밟는다’.
 
Fed는 이날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1.75~2.0%로 조정했다. 지난 3월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 금리 인상이다.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제로 금리(0~0.25%)’ 시기를 접고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7번째 인상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은 달러 빚을 낸 국가에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금리가 오르면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난다. 여기에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신흥국의 통화가치는 떨어진다. 갚아야 할 빚이 늘어나는 셈이다. 신흥국에 투자된 돈이 미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신흥국이 ‘긴축 발작’에 시달리는 이유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충격파는 아시아 시장부터 번졌다. 14일 한국 코스피는 전날보다 1.84% 내린 2423.48에 거래를 마쳤다. 대만 가권지수는 1.43% 하락했다. 신흥국의 통화가치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날보다 5.9원 내린 달러당 1083.1원에 장을 마감했다. Fed가 금리를 인상한 13일(현지시간) 하루에만 달러화 대비 터키 리라 가치는 0.38%, 멕시코 페소 값은 0.3% 하락했다.
 
‘친절한 제롬씨’는 하반기에도 Fed가 질주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FOMC 회의 직후 공개한 ‘점도표(dot-plot)’에 따르면 FOMC 위원 15명 중 8명이 올해 4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Fed가 하반기에 최소 두 번 더 금리를 올려 긴축에 속도를 더 내겠다는 의미다. 파월의 짧고 분명한 메시지는 신흥국에는 부담스러운 청구서다.  
 
아르헨티나는 이미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5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기로 했다. 터키와 인도 등은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선제적 금리 인상에 나섰다.
 
 닐 바렐 프리미어애셋매니지먼트 CIO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Fed의 결정은 미국의 경제 상황만을 고려한 것으로 달러 강세로 인한 신흥국 등의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Fed가 긴축의 고삐를 당기는 건 경기 과열을 막기 위한 선제 조치다. 미국 경기 지표는 대부분 파란 불이다. 2009년 6월 시작된 미국 경기 확장기는 이번 달로 107개월째에 접어들었다. 1991년 5월부터 120개월간 이어진 경기 확장기에 이어 가장 길다.
 
Fed의 이중책무인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은 이미 달성했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3.8%를 기록했다. 2000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자연실업률(4.5%)을 밑돈다.  
 
올 4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지수 상승률은 전년 대비 2.0%를 기록, Fed의 물가 목표치(2%)를 찍었다. 
 
Fed가 내다보는 향후 미국 경제 전망도 밝다. Fed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2.8%로 상향 조정했다. 3월의 예상치보다 0.1%포인트 높게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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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고민은 커지게 됐다. Fed의 금리 인상으로 양국의 정책금리 역전 폭은 0.5%포인트로 벌어졌다. 2007년 7월 이후 10년 11개월 만에 최대치다. 
 
금리 격차가 커지면 자금 유출 가능성도 있다. 한은도 보조를 맞춰 기준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격화하는 글로벌 무역전쟁과 국내 경기 둔화 우려를 고려하면 섣불리 행동하기 어렵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2005~2007년 초 양국 금리가 역전됐을 때 자본 유출로 이어지지 않았다”며 “한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좋은 만큼 자금이 급격히 유출될 가능성은 작지만 시장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현옥·조현숙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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