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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교육감 선거]약발 안 통한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선거 개표에서 보수 성향 후보의 당선된 곳은 대구·대전·경북 세 곳뿐이다. 전통적으로 보수에 대한 지지세가 강한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진보 교육감이 당선됐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을 포함한 14개 지역은 모두 진보 후보가 당선됐다.
13일 처리전 교육감 선거의 지역별 당선자. 당선자 가운데 진보 진영이 14명, 보수 진영은 3명이다. 지난 2014년 교육감 선거 때보다 보수 당선자가 1명 줄었다. [중앙포토]

13일 처리전 교육감 선거의 지역별 당선자. 당선자 가운데 진보 진영이 14명, 보수 진영은 3명이다. 지난 2014년 교육감 선거 때보다 보수 당선자가 1명 줄었다. [중앙포토]

 
진보 14대 보수 3으로 마무리 된 이번 교육감 선거 결과는 보수 진영이 받은 역대 최악의 성적표다. 보수 진영은 전국 동시 교육감 선거가 처음 치러진 2010년 선거에선 16개 시·도 중 10곳에서 보수 교육감을 탄생시켰다. 세월호 참사 이후 치러져 ‘진보의 압승’이라 불렸던 지난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도 이번보다 많은 4명의 보수 교육감이 당선된 바 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보수 진영은 일찍부터 ‘후보 단일화 기구’를 출범시키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진보 교육감들이 학생인권조례를 만들어 교권을 추락시켰고, 혁신학교를 중심으로 학력을 떨어뜨렸다면서 비판하며 ‘보수의 교육 탈환’에 사활을 걸었다.  
 
특히 후보 단일화에 공을 들였다. 2014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진영이 당선된 13곳 모두 진보 측은 단일 후보를 내세운 반면 보수 측은 단일화에 실패해 후보가 난립했다. 대표적인 예가 서울이었다. 당시 진보 단일 후보였던 조희연 후보가 39.1%의 득표율로 당선됐는데, 보수 쪽에서는 문용린 후보가 30.7%, 고승덕 후보 24.3%, 이상면 후보 6%를 각각 득표했다. 이를 두고 보수 진영 측에서는 “전체적으로 보수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으나, 후보 단일화에 실패해 조 교육감이 어부지리 챙겼다”는 목소리가 컸다.
 
이같은 반성에 따라 보수 진영은 후보 단일화에 총력을 쏟았다. 단일화 기구를 통해 경선을 거쳐 서울·경기·부산·대구·대전·세종·강원·제주 등 여러 지역에 단일 후보를 내세웠다. 반면 진보진영에선 여러 지역에서 복수의 후보가 출마해 ‘보수 단일후보 대 진보 후보 난립’의 구도가 형성됐다.
6·13 전국동시 지방선거 투표가 끝난 13일 오후 대전무역전시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과 개표사무원들이 투표용지를 분류작업하고 있다.[중앙포토]

6·13 전국동시 지방선거 투표가 끝난 13일 오후 대전무역전시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과 개표사무원들이 투표용지를 분류작업하고 있다.[중앙포토]

 
경기도의 경우, 보수 진영은 임해규 경기교육포럼 대표로 단일화를 이뤘지만 진보진영은 송주명 한신대 교수, 이재정 현 경기도교육감, 배종수 서울교대 명예교수 등이 출마했다. 대구에서는 보수 후보는 강은희 전 여성가족부 장관이 단독 출마한 반면, 진보 진영은 단일화에 실패해 김사열 경북대 교수, 홍덕률 전 대구대 총장이 표를 나눠가졌다. 현직·진보 교육감이 재선에 도전해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 강원·제주에도 보수 단일 후보가 출마해 일대일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 노력에도, 이번 선거에서 오히려 진보의 영토가 오히려 확장됐다. 진보 진영인 노옥희 더불어숲작은도서관 대표가 당선된 울산의 경우, 지금까지 보수 성향 후보들이 독차지해온 전형적인 보수의 텃밭이었다. 또 다른 보수 강세 지역인 대구·대전은 보수 후보가 당선됐으나, 개표 내내 오차범위 안 접전이 이어지는 등 표 차이가 크지 않았다.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후보가 출구조사 1위로 발표되자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후보가 출구조사 1위로 발표되자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뉴시스]

 
보수 후보 단일화가 빛을 본 지역은 대구·제주 정도다. 대구는 일찌감치 보수 단일 후보로 결정된 강은희 전 장관이 진보 후보인 김사열 경북대 교수와의 접전 끝에 보수 텃밭을 지켰다. 제주는 현직·진보 교육감인 이석문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으나 보수 단일 후보인 김광수 전 제주제일고 교장과의 표 차이가 8000여 표에 불과해 김 후보가 선전했다는 평가다.
 
이처럼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가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 여배우 스캔들 등 정치 이슈가 선거 정국을 뒤덮어 교육감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떨어졌다. 결국 인지도가 높은 현직·진보 교육감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교육계에서는 진보 성향인 현 정권에서 전국 시·도 교육감까지 진보 일색이 된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부와 교육청이 조화롭게 교육정책을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대입제도 개편 등 여러 교육 개혁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교육청이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건강한 비판과 견제 역할을 담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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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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