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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야구대표 선발 논란, 이게 국민청원 할 일인가

김 원 스포츠부 기자

김 원 스포츠부 기자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아시안게임 은메달 획득을 기원합니다.”
 
지난 11일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24명의 야구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뒤 일부 네티즌이 관련 기사에 단 댓글이다. 이들은 선동열 국가대표팀 감독이 선발한 일부 대표선수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저주에 가까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야구 대표팀과 관련한 50여 개의 청원이 등장했다. 특정 선수의 선발을 재고해달라는 요청에서부터 아시안게임 금메달 수상자에 대한 병역특례제도를 폐지해달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야구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은 매우 높다. 라이벌 일본은 사회인 야구 선수 위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구성한다. 대만은 한 수 아래라는 평가다. 한국은 2010년(광저우)과 2014년(인천)에 이어 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린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표팀 선발은 곧 병역 면제로 인식된다.
 
선동열 감독(왼쪽)이 야구 관계자들과 함께 아시안게임 대표선수 선발을 논의하고 있다. [중앙포토]

선동열 감독(왼쪽)이 야구 관계자들과 함께 아시안게임 대표선수 선발을 논의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표선수 선발 논란은 프로야구 LG 유격수 오지환(28)과 삼성 외야수 박해민(28)을 뽑은 데서 비롯됐다. 1990년생인 오지환과 박해민은 아시안게임 대표에 선발되지 않았다면 현역병으로 입대해 군 복무를 해야 할 처지다. 둘은 지난해 경찰야구단과 국군체육부대(상무)의 마지막 지원 기회를 포기했다. 절박한 심정으로 올 시즌을 준비했고, 결국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일부 야구팬들은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대체 복무(상무·경찰청)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포기한 것은 신성한 병역 의무를 고의로 기피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한다.
 
오지환과 박해민이 상무나 경찰청에 입단하지 않은 것은 본인의 선택이다. 또 국가대표 선수 선발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특히 야구·축구와 같은 단체 종목은 개인 종목처럼 국가대표 선발전을 치르지 않는다. 대표 선발에 있어 감독의 의중이 반영되는 것이 당연하다.
 
한 프로야구 감독은 “과연 이게 청와대 국민청원에 오를 일인지 잘 모르겠다. 대표팀에 누굴 뽑아도 논란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선수들은 영광스러운 국가대표에 뽑히고도 맘껏 기뻐할 수 없는 처지다. 하루아침에 국민적 비난을 받는 입장이 됐다. 12일 해당 선수들은 인터뷰 요청을 거절한 채 묵묵히 경기를 치렀다. 일부 팬들의 분노는 큰 대회를 앞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힘을 실어 줘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힘을 빼놓고 있다.
 
김원 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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