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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70년 적대 넘어선 날 ‘트럼프 쇼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140여 분에 걸친 단독·확대 정상회담과 업무오찬을 가졌다. 양국 정상이 각각 서명한 합의문을 교환한 뒤 헤어지며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 호텔에서 140여 분에 걸친 단독·확대 정상회담과 업무오찬을 가졌다. 양국 정상이 각각 서명한 합의문을 교환한 뒤 헤어지며 악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72)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34)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두 정상은 또 미국이 북한의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북한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그러나 두 정상이 이날 내놓은 4개 항의 공동성명엔 트럼프 대통령이 그토록 장담했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는 빠졌다.

 
북한 핵 폐기는 또다시 기약할 수 없는 불확실성의 세계로 내던져졌다. 세계가 기대했던 ‘핵 담판’이었지만, 두 정상은 언제 어떻게 핵을 폐기하고 검증할지 아무것도 합의하지 않았다.

 
북·미 정상 공동성명 요지
-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

- 지속·안정적인 평화 체제

-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노력

- 전쟁포로 유해 송환·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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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특히 김정은과의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폭탄발언을 했다. 그는 굳건한 동맹의 상징인 연합훈련에 북한의 비난 논리인 “전쟁연습(war games)” “도발적”이란 표현을 썼고 “엄청나게 비싼 훈련”이라고 말했다. 한·미 동맹의 핵심인 주한미군에 대해선 “(철수 문제는) 현재 북·미 간 논의에 포함돼 있지 않으나 어느 시점에 그렇게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의 근간을 뒤흔드는 언급이 북한 지도자를 만나고 나온 미국 대통령에게서 나온 만큼 한국의 안보지형은 큰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면서도 트럼프는 “김정은이 북한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쇄를 약속했다”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제동을 큰 성과로 제시했다. 그는 세계의 지도자라기보다 미국 유권자들을 의식하는 ‘정치 협상가’였다.

 
CVID에 대한 김정은의 확약을 끝내 받지 못한 우리로선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그나마 비핵화 노력을 하겠다는 김정은의 약속이 진전이라면 진전이다.

 
특히 북·미 정상이 70년 만에 처음으로 만나 손을 맞잡고 “수십 년간의 긴장과 적대행위를 극복하자”고 합의한 것은 견고하기만 했던 한반도 냉전체제를 허물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북·미 수교 가능성을 거론하고 “한국전쟁이 곧 종식되기를 희망한다”고 한 것은 그같은 기대감을 높여 준다. 게다가 김정은이 집권후 첫 서방 나들이인 싱가포르 방문에서 개방과 개혁의 눈부신 성과를 직접 목격한 것은 향후 북한 사회의 근본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김정은은 트럼프와의 공동성명을 “과거를 걷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인 서명”이라고 표현하며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중대한 변화’의 출발점은 북한의 핵 폐기다.

 
이상렬 국제부장 i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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