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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회담·지방선거에 밀린 월드컵 … 내일이 개막이었어?

2014년 6월 서울 광화문 광장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한국·러시아전 길거리 응원 장면. [중앙포토]

2014년 6월 서울 광화문 광장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한국·러시아전 길거리 응원 장면. [중앙포토]

“대표팀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어서 월드컵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요. 북미정상회담이나 지방선거에 더 눈길이 가요.”
 
대학원생 김승태(28)씨는 이틀 앞으로 다가온 2018 러시아월드컵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주위에서도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젠 우리나라 대표팀이 출전하는 경기라고 해서 다 관심을 갖는 게 아니라 좋아하는 종목이나 선수를 찾는 경향이 생긴 것 같다”고 분석했다. 러시아월드컵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으나 좀체 열기가 보이지 않는다. 특히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대부분 초등학생이었던 20~30대 젊은 축구팬들도 뜨드미지근하다. 회사원 장모(29)씨는  “2002년에 엄청난 월드컵 응원 열기를 체험한 2030 월드컵 키즈들마저 이번 월드컵에는 무관심한 것 같다”며 “박지성·이영표 등 내가 응원하던 선수들은 모두 은퇴했고, 특별히 좋아하는 선수가 없다 보니 관심이 덜 가는 듯하다”고 말했다.
 
12일 북한과 미국의 정상회담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데다 13일 치러지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시기가 겹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젊은층이 주로 찾는 인터넷 커뮤니티들에는 최근 ‘지방 선거가 월드컵보다 훨씬 흥미진진할 것 같다’ ‘월드컵 개막일을 까먹지 않는 방법은 지방 선거 다음 날이라고 기억하는 것이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지 않다.  
 
한국갤럽이 5월 18일 진행한 월드컵 관련 설문조사에서 ‘우리 대표팀이 16강 이상의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37%였다. 설문을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는 73%,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94%,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79%의 응답자가 대표팀의 16강 이상 성적을 예상했다. 자신을 ‘축덕(축구 열성 팬)’이라고 소개한 회사원 김영진(27)씨는 “2002년 이후 우리 2030 월드컵 키즈들은 해외 유명 리그의 수준 높은 경기들을 찾아보며 눈이 높아졌다”면서 “대표팀 실력이 눈높이에 맞지 않고 이번에 같은 조에 속한 국가들이 강팀들이라서 기대가 줄어든 면도 있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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