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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여왕의 92세 공식 생일파티…새 식구와 사라진 한 사람

지난 주말 런던에서 열린 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생일 퍼레이드 ‘트루핑 더 컬러’. 버킹엄궁에 영국 왕실 가족 전원이 모여 여왕의 92세 생일을 축하했다. 올해는 서섹스 공작부인 메건 마클 왕자비가 새 가족으로 이 행사에 참석했다.  

 
원래 생일은 4월, 왜 6월에 축하행사? 
엘리자베스 여왕은 1926년 4월 21일 태어났다. 25세였던 52년, 아버지 조지 6세가 세상을 떠나자 왕위를 물려받았다. 이후 공식 생일축하행사는 6월 둘째 토요일에 열린다. 생일이 2개인 셈이다.  
이는 18세기, 11월생이던 조지 2세가 “야외 행사를 하기엔 겨울은 너무 춥다”며 자신의 공식 생일과 군대 열병식을 6월로 옮긴 것이 전통이 됐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아버지인 조지 6세 역시 12월 14일에 태어났지만 공식 생일축하 행사는 6월에 했다. 올해 행사도 화창한 날씨 속에 진행됐다.

 
이날은 축포 발사와 퍼레이드, 열병식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여왕은 아침 일찍 마차를 타고 기병 연대의 호위를 받으며 버킹엄궁을 출발했다. 왕실 가족들이 행진을 마치고 버킹엄궁으로 돌아오자 바로 옆 그린파크에서 여왕의 공식 생일을 축하하는 4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이번에도 파격의상 선보인 마클
지난달 19일 해리 왕자와 결혼, 서섹스 공작부인이 된 메건 마클 왕자비는 올해 행사에 새 식구로 첫 선을 보였다. 메건이 선택한 의상은 ‘카롤리나 헤레라’의 베이비핑크색 오프숄더 원피스. 왕실 전문가에 따르면 트루핑 더 컬러에는 어깨를 가린 긴소매 원피스를 입는 게 왕실 여성들의 불문율이었다. 고 다이애나비나 캐서린 미들턴 왕세손빈도 항상 긴소매 원피스를 입었다. 영국 언론들은 “결혼식 때도 오프숄더 웨딩드레스를 골랐던 마클 왕자비가 이번에도 왕실의 전통을 깨고 어깨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공식행사서 모습 감춘 여왕의 남편
엘리자베스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은 10일 97세 생일을 맞았다. 지난해 7월 왕실 업무에서 은퇴한 그는 이후 공식행사에 일체 불참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달 손자인 해리 왕자의 결혼식이다. 100세를 목전에 둔 그는 9일 여왕의 생일 공식행사에도 불참했고, 10일 자신의 생일도 궁에서 조용하게 보냈다는 게 왕실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윌리엄 왕세손 부인 미들턴 왕세손빈은 시어머니인 카밀라 콘월 공작부인과 함께 마차를 타고 퍼레이드했다.

 
퍼레이드를 마친 여왕과 왕실 가족들은 버킹엄궁 발코니에 나와 축하하는 시민들을 향해 인사를 건넸다. 이때 공군기가 삼색 구름을 만들며 나는 기념비행을 시작하는데, 왕실 가족들은 매년 발코니에서 이 모습을 관람한다. 조지 왕자와 샬럿 공주를 비롯해 어린 왕실 가족들도 함께다. 지난 4월 태어난 윌리엄 왕세손의 셋째 루이 왕자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사람들의 시선은 새색시 메건 마클 왕자비에게 쏠렸지만, 센터엔 미들턴 왕세손빈이 섰다. 마클은 한발 물러나 뒷줄에 자리잡았다.  
 
이날 행사는 왕자와 공주들의 성장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특히 비행기나 헬기, 자동차 등에 관심이 많은 조지 왕자는 공군기의 축하비행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왕자가 소리를 질렀을까. 바로 옆에 있던 사촌 사반나 필립스 공주가 왕자의 입을 틀어막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사반나는 찰스 왕세자의 여동생 앤 공주의 손녀로, 조지 왕자보다 한 살 많은 7살이다.  
 
지난해엔 엄마 미들턴 왕세손빈과 같은 핑크색 원피스를 입었던 샬럿 공주. 올해도 엄마와 색깔을 맞춰 코디했다. 오빠 조지 왕자가 의젓하게 공군기 비행을 관람하는 동안 샬럿 공주가 비행기 굉음에 놀란 듯 울며 엄마 품에 안겼다. 평소 공식석상에서 시종 밝은 미소를 보였던 샬럿 공주의 아이다운 모습에 시민들은 일제히 엄마 미소를 지었다.  
 
이날은 행사 마지막까지 칭얼거리며 웃는 낯을 보여주지 않은 샬럿 공주.

반면, 공군기 비행에 왕실 가족들이 시선을 빼앗긴 사이에도 해리 왕자와 마클 왕자비는 시종 서로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여왕이 선글라스 끼고 공식행사에…
평소 형광색에 가까운 밝은 색상의 의상을 즐겨 입는 엘리자베스 여왕. 이는 여왕을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을 위한 배려다.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한눈에 여왕을 알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여왕이 투명한 색상의 우산을 드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런 여왕이 지난달 두차례 야외 행사에 짙은 색 선글라스를 끼고 참석해 화제가 됐다. “봄철 자외선 때문인가” “여왕의 새로운 패션코드”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8일 이런 궁금증에 버킹엄궁 관계자가 답했다. “여왕은 지난달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수술 결과는 매우 성공적이다.”

지난달 백내장 수술을 받고 며칠 뒤 공식 야외행사에 선글라스 차림으로 등장한 엘리자베스 여왕. 손에는 여왕이 애용하는 투명 비닐우산을 쥐었다.

지난달 백내장 수술을 받고 며칠 뒤 공식 야외행사에 선글라스 차림으로 등장한 엘리자베스 여왕. 손에는 여왕이 애용하는 투명 비닐우산을 쥐었다.

백내장은 눈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탁해지는 병으로, 병원에선 고령자들의 경우 수술 후 감염을 막기 위해 4~6주간 안정을 취할 것을 권한다. 하지만 해리 왕자의 결혼식과 가든 파티를 비롯해 5월엔 각종 왕실행사가 끊이지 않았다. 평소 철저한 건강관리로 유명한 여왕은 단 한차례도 공식업무를 취소하거나 연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여왕은 올해 92세. 즉위한지 66년이 되는 올해, 세계 최고령 군주로 최장수 재임기록을 세우고 있다.  
 
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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