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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울지 않은 날이 없었다

책 속으로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
김은상 지음, 멘토프레스
 
모든 소설은 얼마간 자전적이다. 결국 작가가 보고 듣고 느낀 걸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로부터 들은 얘기를 소설로 쓰는 경우에도 적어도 듣는 순간의 작가 체험은 들어 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시인 김은상(43)씨의 장편소설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은 파격적이다. 치부를 과감하게, 고스란히 소설로 옮긴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가령 이런 대목이 단서다. “『빨강 모자를 쓴 아이들』을 쓰기 위해 인터뷰하는 동안 어머니는 울지 않은 날이 없었다.” 소설 뒷부분 ‘작가의 말’의 일부다. 소설의 두 화자 중 한 사람인 1936년생 조영애가 결국 자신의 어머니라는 얘기다. 김씨는 자기 소설을 ‘휴먼다큐 소설’이라고 했다.
 
다큐라고 여기고 읽으니 소설 내용은 더욱 충격적이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이 문제의 뿌리다. 먹고 살기 위해 가정의 울타리를 수시로 벗어났던 어머니를 지켜보며 성장한 아들은 결국 끔찍한 폭력 가장이 된다. 조영애의 남편이다. 그는 언제나 술에 취해 살림을 부수고 아내를 때린다. 아버지의 폭력을 참다못한 일곱 남매 중 둘째가 자신의 손바닥을 자해하기에 이른다.
 
이런 소설 내용은 김씨가 지난해 펴낸 첫 시집 『유다복음』과 고스란히 겹친다. 시집에 실린 ‘어느 멋진 날’이란 작품에서 김씨는 소년의 자해장면을 그렸다. 김씨는 인생 자체를 문학 재료로 삼는다. 현실의 절박함 앞에서 예술성 따위를 얘기하는 건 한가하다. 못 견뎌 쓴 글이다. 적어도 창작은 작가를 구원하는 행위다. 사건들이 강렬해 몰입하게 된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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