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신혼여행 간 시인, 불 밝히고 첫날밤 치른 사연

 호텔리어J의 호텔에서 생긴 일 
호텔 객실 전등을 못 꺼서 생기는 일화는 뜻밖으로 많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프런트 데스크에 물어보시라. 호텔리어들도 다른 호텔에서 종종 겪는 소동이다. 일러스트=이정권 기자

호텔 객실 전등을 못 꺼서 생기는 일화는 뜻밖으로 많다. 부끄러워하지 말고 프런트 데스크에 물어보시라. 호텔리어들도 다른 호텔에서 종종 겪는 소동이다. 일러스트=이정권 기자

어느 기자에게서 들은 얘기다. 원로 시인이 오래전 신혼여행을 갔을 때 일화란다. 생전 처음 호텔에 투숙한 선생이 바야흐로 첫날밤을 치를 참이었다. 분위기를 잡고 객실 불을 끄려는데, 저런, 아무리 찾아봐도 스위치가 안 보였다. 불 밝히고 첫날밤을 치를 수는 없는 노릇. 고민 끝에 선생은 의자 밟고 올라가 객실의 모든 전구를 손으로 돌려서 뺐다. 겨우 불을 끈 뒤 신혼부부는 무사히 첫날밤을 치를 수 있었다. 십수 년 전에도 제주도 특급호텔에서 비슷한 상황을 당한 시인이 있었단다. 이 시인은 당당하게 불을 밝히고 첫날밤을 보냈단다. 
 
당사자에게는 난감한 상황이었겠으나, 듣는 입장에서 웃음이 터지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창피해할 일은 아니다. 호텔에서 객실 전등을 못 켜거나 못 꺼서 생기는 소동은 의외로 많다. 심지어 호텔리어도 다른 호텔에서 이런 일을 당할 때가 있다. 호텔마다 객실 전등 스위치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다. 
 
호텔 전등은 왜 끄기가 어려울까. 아마도 객실 인테리어 때문이다. 요즘엔 단순한 디자인이 유행이어서 조명도 작고 간결한 것을 선호한다. 그렇다 보니 우리가 익히 아는 생김새의 스위치가 안 보이는 것이다. 호텔의 조명 스위치도 대체로 가정과 비슷한 자리에 있다. 마스터 스위치는 주로 침대 머리맡에 있다.
 
객실 조명이 여러 개여서 헷갈린다는 컴플레인도 있다. 객실 조명이 다양한 건, 여러 상황을 고려한 호텔의 배려다. 예를 들어 바닥에 깔리는 조명을 켜두면 옆 사람을 깨우지 않고 한밤중에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이참에 객실에서 종종 일어나는 해프닝을 정리해본다. 우선 DND(Do Not Disturb) 버튼은 필요할 때가 아니면 누르지 말 것. 주로 조명 옆에 DND 버튼이 있다. DND 사인이 들어와 있으면 원칙적으로 직원이 객실 벨을 누르지도 못한다. 해서 객실 청소는 물론이고, 취침 전 객실 정돈 서비스인 턴다운(Turn down) 서비스도 받을 수 없다. “왜 청소를 안 해주느냐”고 따지는 컴플레인의 거의 100%가 DND 사인이 들어와 있는 경우다. 
 
베개도 의외로 컴플레인이 많다. 평소 쓰는 베개가 아니면 잠을 잘 청하지 못하는 고객도 있고, 푹신한 오리털 베개가 맞지 않아 베개를 접거나 베개 대신 큰 수건을 말아서 쓴다는 남성 고객도 있다. 직원에게 문의하시라. 럭셔리 호텔일수록 다양한 크기와 소재, 밀도의 베개를 구비하고 있다.
 
에어컨이나 히터가 작동이 안 된다면? 최신 호텔은 모두 개별난방이지만, 구식 호텔 중엔 중앙난방이 많다. 객실 에어컨 온도를 낮춰도 시원해지지 않으면, 중앙난방이란 뜻이다(객실에서 조절이 안 되는데도 버튼은 있다). 온도가 맞지 않으면 객실을 바꿔 달라고 하거나, 이동식 에어컨이나 히터를 달라고 하자. 비싼 호텔에 와서 잠옷에 샤워 가운을 껴입고 수건까지 목에 두른 채 추위에 떨며 잠드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 
 
불을 못 끄든, 베개가 불편하든, 춥거나 덥든 방법은 하나다. 전화기 0번을 눌러 프런트 데스크의 도움을 받자. 다시 말하지만,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호텔리어J talktohotelierJ@gmail.com
 특급호텔 경력 10년 이상의 베테랑 호텔리어. 호텔에서 일어나는 생생한 일화를 쏠쏠한 정보와 함께 들려준다. 
관련기사

구독신청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오영환 부소장 : oh.younghwan@joongang.co.kr (02-751-5515)
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