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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주에 10층 빌딩 신축 붐 … 중국 상인, 북 수산물 선점 경쟁

중국 단둥 조중우의교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모습. 압록강 건너 신축 건물 5~6개가 보인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중국 단둥 조중우의교에서 바라본 북한 신의주 모습. 압록강 건너 신축 건물 5~6개가 보인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중국 경제건설과 개혁·개방 경험을 학습하기 위해 중국에 왔다.” “북한과 치당치국(治黨治國)의 경험을 깊이 교류하기를 원한다.” 지난 16일 중국을 방문한 박태성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등 친선참관단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면담에서 각각 한 말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두 차례 방중 이후 양국 간 교류협력 움직임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북·중 사이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김정은이 중국을 두 번째 방문(다롄)한 다음 날인 지난 9일 단둥(丹東)의 중조우의교. 압록강 건너 신의주 풍경이 2년 전 방문 때와 확연히 달라 보였다. 10층 내외 신축 건물이 5~6개가 서 있었고 호텔로 추정되는 건물은 한창 올라가고 있었다.  
 
중국 동포(조선족) 이용철씨는 “몇 년 새 북한 신의주에 건설 붐이 일고 있다”며 “건설비용은 북·중 합작이라는 얘기가 많은데 북한 사람들을 만나면 ‘100% 북한 자금’이라고 주장한다”며 “건물들은 무역용 사무실과 중국 여행객을 겨냥한 호텔”이라고 했다.
 
영국 더타임스에 따르면 북한 부동산 가격도 최근 급상승하고 있다. 가족용 아파트의 경우 평양은 15만 파운드(약 2억2000만원), 신의주는 5만2000파운드(약 76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북한에서 부동산은 정부가 분배하지만 비공식적인 판매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신의주 접경지역의 건설 붐과 평양 부동산 가격 상승이 북·중 경제협력 덕분인지, 북한 자체의 장마당 동력 때문인지 확인은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최근 확연해진 북·중 간 기대감이다.
 
대부분 유커용 호텔, 무역 오피스 
 
두 차례 북·중 정상회담 이후 신압록강대교(2014년 10월 완공)가 곧 개통될 것이란 기대감도 퍼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두 차례 북·중 정상회담 이후 신압록강대교(2014년 10월 완공)가 곧 개통될 것이란 기대감도 퍼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조우의교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곳엔 중조압록강대교(일명 신압록강대교)가 있다. 관광객 10여 명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신압록강대교를 찍어대고 있었다. 2014년 10월 완공했지만 개통은 하지 않고 있다. 길이 3030m, 폭 33m의 신압록강대교는 중국이 건설비용 17억 위안(약 3000억원) 전부를 부담했다.
 
중국 동포 김용희씨는 “북한이 신압록강대교가 끝나는 북한 지점에서 신의주 세관까지 도로 건설도 요구해 중국이 이를 받아들였다”며 “하지만 북한이 자신들이 건설할 테니 돈으로 달라고 해 어긋나면서 개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현지에선 최근 두 차례 북·중 정상회담으로 올해나 내년 중 개통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남북 정상회담, 북·중 정상회담 여파로 신압록강대교와 연결된 단둥 신구(新區)의 아파트 매매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중국 관찰자망(觀察者網) 보도에 따르면 3.3㎡당 3500위안(약 59만원)에서 며칠 새 5500위안(약 93만원)으로 치솟았다.  
 
이 지역 아파트 거주자 김씨는 “요즘 자고 일어나면 아파트 가격이 뛰어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지경”이라고 했다. 그동안 미분양 상태이던 월량도(月亮島)의 상가 건물들도 최근 들어 거의 판매됐다. 월량도는 단둥과 붙은 압록강 위의 작은 섬이다.
 
유엔 경제제재로 조심스레 대북 거래를 해 온 중국 기업인들은 북·중 정상회담 이후 움직임이 부산하다. 재중국 단둥한국인회 관계자는 “지난해 8월부터 유엔 대북제재로 금지됐던 북한 수산물과 술 등 상품을 두고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며 “중국 상인들의 문의 전화가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단둥은 북한 수산물의 중국 내 유통 중심지로 냉동창고 200여 곳과 수산물 가공업체가 몰려 있다.
 
신의주 아파트 7600만원에 암거래 
 
북한 기업인들도 마찬가지다. 북한 주민들에게 인기 있는 한국과 중국산 바나나·딸기맛 우유를 제조하는 기술을 단둥에 와서 배우고 원액도 사가고 있다고 한다. 중국 동포 최철용씨는 “검은콩 우유(두유) 기술까지 배우려고 한다”며 “중국엔 검은콩 우유 제품이 거의 없어 한국 기술을 배우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최씨는 “북한이 어느 정도 먹고살 만한지 단순 지원보다 바나나·딸기 우유 제조 기술 같은 협력을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4일 친선참관단을 베이징으로 보낸 것과 관련해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9일 “김 위원장이 다롄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앞으로 경제 개혁·개방에 나설 것’이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북, 바나나맛 우유 제조법 배워 가 
 
친선참관단은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 과학원 문헌정보센터, 중국의 첨단농업 기술 현장인 농업과학원의 작물과학연구원, 농업과학기술 전시관을 둘러봤다. 베이징시 기초시설투자유한공사에선 인프라 투자 얘기도 들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북·중이 단순한 지원을 넘어 정보·농업 기술 중심의 경제협력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 부소장은 “북한은 4년 전부터 과학기술을 앞세워 노동집약보다 기술집약 산업으로 짧은 기간 내 성과를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이 중국을 방문한 것과 맞물려 중국 ‘동방의 문화개척발전협회’ 대표단은 지난 18일 만수대 의사당에서 김영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났다.  
 
중국, 단둥~평양 고속철 건설 추진 
 
궈의 회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내는 선물을 전달하고 평양미술종합대학을 참관했다. 최근 북·중 교류가 활발해지는 방증이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올해 여러 차례 태스크포스(TF)팀을 북한에 보냈다. TF팀이 추진하는 대북 주요 사업은 ▶단둥~신의주~평양 고속철도·도로 건설 ▶훈춘~청진 고속철도·도로 건설 및 청진항 개발 ▶광역두만강개발계획(GTI) 등이다. TF팀은 올해 1, 3월에 이어 5월 초에 방북했고 조만간 네 번째 방북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임을출 경남대 교수는 “중국 기업은 비핵화가 진전되면 빠른 속도로 효과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고 과학기술이 이끄는 경제 구조를 만들고 싶어하는 북한의 눈높이에 맞추려고 한다”고 해석했다.
 
단둥 =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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