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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의 진단과 처방은 맞는데 혁신성장 왜 안 될까

정부가 어제 ‘혁신성장 보고 대회’에서 미래 차와 드론 등 8대 핵심 선도사업을 통해 2022년까지 일자리 30만 개를 만들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제시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을 보고하면서 지난 1년간의 성과로 올해 1분기 신설 법인 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는 32.2% 올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민이 이런 성과에 얼마나 공감할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혁신성장의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부족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 “경쟁국들은 뛰어가고 있는데 우리는 걸어가고 있는 느낌” 같은 문 대통령 발언이 국민 눈높이에 맞다. 문 대통령은 “혁신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규제 혁신”을 강조하며 속도감 있는 규제 혁신도 주문했다.
 
혁신이 더디다는 대통령의 진단도 맞고, 혁신의 걸림돌인 규제를 없애야 한다는 대통령의 처방도 맞다. 그런데도 혁신성장은 왜 변죽만 울린다는 평가가 나오는지 정부는 고민해야 한다. 지역 단위로 규제를 없애겠다고 2015년 발표한 규제프리존법은 대기업 특혜라는 여당의 반대로 국회를 넘지 못했다. “대기업도 혁신성장의 중요한 축”이라는 김동연 부총리의 독려도 소용없었다. 이 와중에 여당은 6·13 지방선거 5대 핵심 공약에 ‘규제 샌드박스 도입’을 다시 끼워넣었다. 지지부진한 정책을 공약으로 재탕한 것이다.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은 “소득 주도 성장은 슘페터식 경제정책과 같이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슘페터식 경제정책은 기업가가 부단히 혁신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는 것이다. 기업가가 토지·노동·자본 등 생산요소를 새로운 방식으로 자유롭게 결합해 창조적 파괴를 활발하게 할 수 있는 기업 환경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하지만 ‘적폐청산’이란 이름 아래 조리돌림당하며 기죽어 있는 기업들을 보면 기술의 창조적 파괴는커녕 우리 경제 생태계가 창조적으로 파괴되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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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중앙일보 입사 이래 북한 문제와 양자 외교 관계를 비롯한 외교안보 현안을 오래 다뤘다. 편집국 외교안보부장ㆍ국제부장과 논설위원ㆍ도쿄총국장을 거쳤고 하버드대 국제문제연구소(WCFIA) 펠로우를 지냈다. 부소장 겸 논설위원으로 외교안보 이슈를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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