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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음악 들으며 스트라이크! … 볼링이 다시 뜬다

2016년 11월 프로볼러 선발전에 도전했던 배우 김수현. [중앙포토]

2016년 11월 프로볼러 선발전에 도전했던 배우 김수현. [중앙포토]

지난 15일 경기도 고양시의 한 볼링 펍. 평일 저녁인데도 10개의 레인이 만원이었다. 경기를 위해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10여명의 대기손님은 그 정도 기다리는 건 당연하다는 듯, 한쪽에서  다트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대학생 이경원(25)씨는 “일반 볼링장보다 즐길 거리가 많다. 예전에 주로 노래방을 갔는데 요즘은 볼링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볼링이 남녀노소가 함께 즐기는 생활 스포츠로 다시 뜨고 있다.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가 결합한 신개념 볼링장이 특히 20~30대 젊은 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게다가 유명 연예인들이 프로볼러에 도전하고, TV 예능프로그램에도 볼링장이 등장하면서 대중에게 친숙한 스포츠가 됐다. 연예인 볼링단을이끄는 프로볼러 박경신(41)은 “전에는 ‘당구 한 게임’이라는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은 ‘볼링 한 게임’이라는 말이 대세다. 볼링이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난해 ‘국민생활체육 참여실태 조사’에서도 볼링은 20대에서 16.4%가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걷기(27%), 헬스(22.1%), 당구(17.1%)에 이어 4위다.
 
틈날 때마다 볼링을 즐기는 걸스데이 멤버 유라.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틈날 때마다 볼링을 즐기는 걸스데이 멤버 유라.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볼링은 날씨 영향을 받지 않고 실내에서 땀을 흘릴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다. 1980~90년대 생활 스포츠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 전국의 볼링장 수는 1300여개(1997년 기준)에 달했다. 그러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꾸준히 감소해 2010년엔 518개였다. 2014년 576개로 늘면서 증가세로 돌아섰고, 지난해에는 656개, 올해는 800여개로 늘었다. 전국의 볼링장 레인 수도 2010년 7351개에서 올해는 1만1200개로 8년 새 52.3% 증가했다.
 
인기가 오른 건 새로운 형태의 볼링장이 생긴 영향이 컸다. 2010년부터 서울 강남과 홍대 일대에 들어서기 시작한 볼링 펍(pub·술집)과 락(rock)볼링장이 20, 3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비트 빠른 댄스, 일렉트로닉 음악이 흐르는 락볼링장에 가면 클럽을 방불케 하는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맥주도 마시고, 볼링도 즐길 수 있다. 일부 락볼링장은 다트게임장과 게임 오락실 등도 갖췄다. 락볼링장의 경우 1인당 한 게임 이용료가 5000원 안팎이다. 볼링화 대여료와 가벼운 술·안주 값을 더해도 1인당 2만원 정도여서 부담이 크지 않다.
 
최근 젊은 층 사이에 각광받는 락볼링장.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최근 젊은 층 사이에 각광받는 락볼링장. [사진 한국프로볼링협회]

볼링 펍의 유행은 기존 볼링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2010년 700억원대였던 전국 볼링장의 매출이 지난해에는 4000억원대로 늘었다. 볼링장 한 곳당 1억3000여만원에서 5억원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최근엔 스크린 골프와 야구에 이어 스크린 볼링도 주목받고 있다. 조수영 빅스크린볼링 대표는 “일반 볼링장과 비교해 시설 관리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온라인 시합이나 다양한 방식의 게임, 노래방 기능까지 가능해 멀티 놀이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게 스크린 볼링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인기 연예인 사이에서 번진 볼링 열풍도 볼링 시장을 키우는 계기가 됐다. 2014년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 방송인 신수지가 프로볼러 테스트에 합격해 화제가 됐고, 배우 김수현, 걸그룹 걸스데이 멤버 유라, 가수 손호영 등이 볼링을 즐긴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중의 관심도 높아졌다. 2016년 11월, 김수현이 프로볼러 선발전에 출전했을 때는 중국·홍콩 등지에서 팬들이 참관하러 방한할 만큼 큰 관심을 모았다.
 
전국 볼링장 수

전국 볼링장 수

볼링을 통해 조울증까지 극복한 신수지는 “공을 던질 힘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열심히 하다 보면 몸매도 저절로 좋아진다. 해 뜰 때부터 해질 때까지 해도 질리지 않는다”고 볼링 예찬론을 펼쳤다. 박경신은 “스케줄을 마치고 편하게 시간을 보낼만한 취미를 찾다 볼링에 빠진 연예인들이 많다. 볼링으로서도 연예인 덕을 본 셈이다. 지난해 무한도전에서 볼링을 다룬 뒤엔 전국 볼링장 매출액이 급상승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연예인들의 프로볼러 도전이 화제가 되자 일반인들도 그 뒤를 잇고 있다. 2010년 62명이던 프로볼러 선발전 도전자는 지난해 294명으로 늘었다. 이환모 볼링인매거진 발행인은 “다른 스포츠에 비해 프로선수가 되는 문턱이 낮은 데다 연예인들의 도전까지 더해 일반인 볼러들의 도전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국내 프로볼링대회는 연 20회 정도인데, 볼링계는 최근의 인기에 힘입어 26일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아시아 첫 야외대회를 개최하는 등 인기를 가속화 할 새로운 시도를 준비 중이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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