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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관 성명 핵심은 '남핵 폐기'···2016년 때와 판박이

과거 6자회담이 진행되던 당시 북측 수석대표였던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가운데). 오른쪽은 한국 측 수석대표였던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연합뉴스]

과거 6자회담이 진행되던 당시 북측 수석대표였던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가운데). 오른쪽은 한국 측 수석대표였던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연합뉴스]

 
김계관 북한 외무성 1부상이 16일 미국을 겨냥해 내놓은 담화의 방점은 일방적 비핵화 거부에 찍혀 있다. 북한이 ‘남핵 폐기’를 요구하며 2016년 7월 내놨던 비핵화 관련 정부 대변인 성명과 상당히 유사하다.
 
김계관은 담화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조·미 수뇌회담(북·미 정상회담)에 응하겠는가를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화의 선결조건으로 ‘미국의 핵 위협 공갈 중지’를 거론했다.
 
이런 주장은 북한의 2016년 정부 대변인 성명에서도 동일한 맥락으로 제시됐다. 당시 성명은 미국을 향해 “얼토당토 않은 핵 위협의 감투를 우리에게 넘겨 씌우며 일방적인 ‘북 비핵화’를 떠들 것이 아니라 마땅히 제 손으로 만들어 놓은 핵매듭을 제 손으로 푸는 길로 나오라”고 했다.
 
특히 성명의 핵심은 한·미부터 핵을 포기하라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남핵 폐기와 남한 주변의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전역의 비핵화’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남한에 있는 미국 핵무기 공개 ▶남한의 핵무기 철폐 및 검증 ▶미국 핵타격 수단의 한반도 전개 금지 약속 ▶핵으로 북한을 공격하지 않는다는 약속 ▶주한미군 철수 선포 등 5대 요구를 내걸었다.  
 
이번에 김계관이 내놓은 담화에서 ‘일방적 핵 포기’라는 키워드를 쓴 것도 사실상 미국의 확장 억제 제공, 즉 핵우산을 문제삼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2016년과 달리 주한미군 철수는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톤 조절을 했다.
 
김계관이 리비아식 핵 포기 모델에 반발하면서 슬쩍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에 대한 반대를 끼워 넣은 것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핵 포기의 방법 뿐 아니라 본질적 목표를 부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 약속에도 어긋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CVID를 김 부상 담화에 포함한 건 비핵화를 안 하겠다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대화가 진행되더라도 비핵화 핵심 조치를 이행하기 전에 대북 제재를 먼저 해제해선 안 된다는 원칙을 북한이 다시 확인시켜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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