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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별 13개' 가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으로 온다

‘탱크 부자’ 에이브럼스 … 미 전차 이름도 아버지 이름 땄다 
 
2015년 10월 미 조지아주 포트베닝 신병훈련소 숙소가 부친(초상화)의 이름을 따 ‘에이브럼스 홀’로 된 것을 기념하는 자리의 에이브럼스 사령관. [중앙포토]

2015년 10월 미 조지아주 포트베닝 신병훈련소 숙소가 부친(초상화)의 이름을 따 ‘에이브럼스 홀’로 된 것을 기념하는 자리의 에이브럼스 사령관. [중앙포토]

트럼프 정부의 한반도 정책을 일선에서 책임질 새로운 외교안보 진용이 마침내 완성됐다.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이 주한 미대사로 내정된 데 이어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력사령관이 주한미군사령관으로 내정된 것이다.
 
에이브럼스 신임 사령관 내정자는 한국전 당시 근무한 부친 크레이튼 에이브럼스 전 육군참모총장(1974년 작고)의 3남이다. 큰형(에이브럼스 3세)은 육군 준장 예편, 작은형(존 넬슨 에이브럼스)은 육군 대장(교육사령관·93~95년 미 8군 의정부 레드크라우드 캠프 근무)을 역임했다.
  
부친과 3형제 별 모두 합쳐 13개
 
해리 해리스

해리 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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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럼스는 부친과 마찬가지로 기갑 병과 출신이다. 그에겐 ‘군인 중의 군인(soldier’s soldier)’‘육군의, 육군에 의한, 육군을 위한 인물’이란 표현이 따라다닌다. 그의 부친 크레이튼은 ‘살아 있는 육군의 전설’이다. 제2차 세계대전, 베트남전 등에서 맹활약했다. 그의 이름을 딴 탱크(M1 에이브럼스·사진)가 있을 정도다.
 
용장이었던 부친에겐 여러 일화가 있지만 1944년 9월 프랑스 로렌 지역 전투가 대표적이다. 당시 그가 지휘하던 4기갑사단 37전차연대 1대대는 고립된 아군 1개 사단을 구하기 위해 독일군 기갑여단으로 포위된 적진 중앙으로 들어갔다. 성능면에서 앞서는 독일군 5호 전차 ‘판터’에 맞서 적군을 섬멸했다. 당시 그가 남긴 발언은 두고두고 회자된다.
 
“포위됐습니다. 항복해야 합니다. 이러다 전멸합니다.”(부하), “오, 좋군. 이제 주변이 모두 적이니까 신경 쓰지 말고 마음껏 발포하라.”(크레이튼)
 
크레이튼은 이후 한국전쟁 후반부에 미 1군단과 9군단에서 참모장교로 일했다. 그때 백선엽 장군과도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후일 백 장군이 베트남에 들렀을 때 당시 주베트남 미군사령관이던 크레이튼은 백 장군을 관저로 초대했는데, 동행했던 주 베트남 한국대사에게 “마땅히 대사님을 주빈으로 모셔야 하나 백 장군은 한때 나의 상관이셨으니 (백 장군을 주빈으로 모시는 걸) 양해해 달라”고 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터프하고 원칙 강조 ‘군인 중 군인’
 
M1 에이브람스 탱크

M1 에이브람스 탱크

부친의 모습을 지켜보며 자란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1960년 당시 부친의 근무지였던 독일에서 태어났다. 이후 미 육사를 82년 졸업했다.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전투를 지휘했고, 중장 때는 척 헤이글 당시 국방장관 밑에서 참모를 했다. 야전 지휘와 본부 기획 양쪽을 섭렵한 셈이다. 현재 그가 맡은 전력사령부는 주 방위군·예비군 포함 시 77만6000명의 군인, 그리고 9만6000명의 민간인을 지휘·감독하는 미 육군 최대 조직이다.
 
그의 가치관 및 사고는 2013년 한 인터뷰에서 밝힌 발언 하나로 엿볼 수 있다.
 
“난 군인의 아들이다. 두 형도 군인이었다. 세 누나도 모두 군인과 결혼했다. 장인·처남도 모두 군인이었다. 난 미국의 육군으로 일하는 것 외에는 잘 알지 못한다. 난 올바른 것이 어떤 것인지 알기 위해 멀리 보지 않아도 됐다.”  
 
자신이 택한 육군의 길이 늘 옳았다는 의미다.
 
부친이 한국과 특별한 인연을 맺은 데 비해 에이브럼스는 한국 근무를 한 적이 없고, 북한 문제에 대한 대외적 발언도 알려진 게 없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안보 소식통은 “정무적 감각이 뛰어났던 브룩스 현 사령관과 대조적으로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터프하고 다소 융통성이 떨어지는 원칙론자”라고 전했다. 평소에 고강도 근력운동인 크로스핏을 즐기고, 골프·농구·미식축구 등을 좋아한다고 한다.
 
한편 곧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 발표가 날 것으로 알려진 해리스 사령관이 당초 내정됐던 주호주 대사에서 주한 대사로 바뀌게 된 것은 ‘하와이 극비 담판’ 자리에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극적 장면은 지난 3월 31일. 평양으로 향하는 CIA(중앙정보국) 특별기를 탄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당시 국무장관 내정자)이 기내에서 참모들에게 “내가 지켜보니 주한 대사를 이렇게 오랫동안 공석으로 놓아선 안 되겠다. 그걸 피부로 느낀다”며 누가 적임자인지 의견을 청취했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나온 해리스 사령관의 이름에 폼페이오는 즉석에서 “매우 좋은 생각”이라며 바로 해리스가 근무하는 태평양사령부에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부친은 백선엽 장군 상관으로 모셔
 
“내가 곧 하와이에 중간 급유를 위해 내릴 테니 잠시 보자.”
 
폼페이오가 달려온 해리스 사령관에게 주한 대사 이야기를 꺼내자 해리스는 “솔직히 나로선 한국에서 근무하는 게 더 일도 많을 테고 좋다. 다만 한 가지 걱정이 있다. 난 일본계다(모친이 일본인). 한국에서 그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한국 내의 반일 감정을 우려한 것이다. 하지만 폼페이오는 “당신이 일본계라는 사실보다 (한국과 한국민에게) 중요한 건 당신이 얼마만큼 대통령(트럼프), 국무장관(폼페이오)과 가까운가 하는 것”이라고 설득했고, 해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락했다고 한다.
  
폼페이오, 방북길 해리스 대사 면접
 
“현 시기에 주한 대사로는 최적임자”라는 평을 받고 있는 해리스는 대중(對中) 강경론자이기도 하다. 그는 남중국해에 암석과 암초를 매립해 온 중국을 “‘모래 만리장성’을 쌓고 있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신뢰 결핍 끝판왕’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트럼프 정부의 해리스 카드는 중국에 대한 견제 메시지도 있는 셈이다. 
 
◆미 하원서 주한미군 증강론 나와=한편 미 하원에선 연일 ‘주한미군 감축 불가’ 의견이 터져나오고 있다. 하원 군사위원회가 의회 승인 없이는 주한미군을 감축하지 못하도록 하는 국방수권법 수정안을 통과시킨 데 이어 맥 손베리(공화·텍사스) 하원 군사위원장은 아예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도 불구하고 주한미군을 증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사적 압력이 북한 비핵화 달성에 핵심 요소”라는 설명이다. 국방수권법 수정안에는 북한 핵 공격에 맞서는 방어력 증강을 위해 요격미사일 20대를 추가 배치하는 내용도 담겼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서울=이철재 기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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