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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라돈침대’ 파문에 둔감한 원자력안전위원장

최준호 산업부 기자

최준호 산업부 기자

“2015년까지만 해도 건강검진을 하면 건강하다고 나왔던 제게 폐기공, 폐석화가 발견됐습니다. 이렇게 날이 갈수록 아픈 이유를 모르고 살았는데 너무 억울하고 비참합니다.”
 
“청천병력이 따로 없습니다. 침대회사로 하루 수십 번 전화해도 연결이 되지 않고, 환경공단에 라돈 측정 신청접수를 한지 일주일 됐지만, 답변이 없고….”
 
인터넷 카페 ‘대진침대 라돈사건 집단소송’은 개설한 지 열흘 남짓 됐는데 벌써 회원 수가 9000명에 육박한다. 게시판에는 황당함과 억울함·분노·좌절·불안의 글들이 넘쳐난다. ‘대진침대 진상규명’을 호소하는 청와대 청원 글에도 5000명이 넘는 인원이 동참의 뜻을 밝혔다.
 
피해를 호소하는 시민들의 분노와 좌절은 지난 15일 극에 달했다. 5일 전까지만 하더라도 “(방사선 피폭이) 연간 허용기준치 이내”라고 했던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이날 기존 발표를 번복하고 7개 매트리스 제품에서 기준치의 최대 9배 이상의 수치가 나왔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원안위가 밝힌 ‘주범’은 음이온을 발산한다는 모나자이트라는 광물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에 따르면 모나자이트에는 천연방사성 핵종인 토륨이 높게 함유돼 있다. 여기서 음이온과 함께 방사능 기체 라돈도 뿜어져 나온다는 얘기다. 문제는 이 모나자이트가 들어간 생활용품이 침대만이 아니란 점이다.
 
대진침대를 쓰지 않는 소비자도 불안해하는 이유다. 음이온팔찌·돌침대 등 건강에 좋다고 선전하는 정체불명의 생활용품이 한둘이 아니다. 지인이 쓰는 돌침대에도 원료 성분표시조차 없다. 이러저리 물어 겨우 유통사에 알아보니 “게르마늄·흑운모·금강약돌·세리사이트·트르말린·화산암·일라이트·음양석을 섞어서 만든 것”이란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물론 방사성 물질 여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취임 일성으로 ‘탈(脫) 원전’을 부르짖어온 강정민 원안위원장의 눈에는 생활 속 방사선쯤은 사소해 보이는 걸까. 지난 3월 기자회견장에 나와 원전 주변 주민을 재조사해 ‘국민의 안전을 지키겠다’고 호언장담하던 강 위원장은 지난 10일 1차 조사발표는 물론, 15일 2차 발표에도 모습도 드러내지 않았다. 대국민 사과라도 해야하지만,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사과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모나자이트라는 광물의 유통경로를 파악해 어떤 생활용품에 이게 쓰였는지 만이라도 밝히는 게 급선무다. 그래야 시민이 대응책이라도 세울 것 아닌가. 점점 더 불안해진다.
 
최준호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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