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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국방개혁 2.0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군 간부들

이철재 정치부 차장

이철재 정치부 차장

요즘 국방부에서 “국방개혁 2.0에서 ‘간부’란 두 글자를 눈을 씻고 찾아도 안 보인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간부는 군에서 장교와 부사관을 뜻한다.
 
물론 그들이 오해한 면이 있다. 국방개혁의 42개 세부 과제 구석구석에 관사(간부 숙소)를 개선한다든가, 간부를 증원한다는 등 내용이 있다. 그런데도 국방개혁에서 간부가 소외됐다고 느끼는 이유는 평소 늘 고치거나 챙겨 달라고 했던 부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하나가 장기복무 제도일 것이다.
 
사관학교를 나오지 않은 장교나 부사관은 의무복무 기간을 채운 뒤 군 생활을 더 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게 연장복무인데, 연장복무마저 마친 뒤 평생 군대에 남겠다고 신청하는 게 장기복무다. 장기복무를 통과하려면 평정·상훈·면접 등을 합한 점수가 높아야 한다.
 
장기복무 제도를 만든 취지는 우수한 간부만 군대에 남기려는 것이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만 해도 오히려 장기복무자가 적어 난리였다. 사회에 취직 자리가 넘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젠 군인을 공무원에 준하는 안정적 직업으로 여기면서 장기복무 지원자가 많아진 게 문제가 됐다.
 
지난해 장기복무 선발률은 장교는 68.9%, 부사관은 66.5%였다. 이는 지난해 장기복무 지원자 중 통과한 사람의 수치다. 실제 입대 기수로만 따지면 30%대라고 한다. 장기복무가 받아들여졌다고 안심해선 안 된다. 군인연금을 받으려면 최소 19년6개월을 근무해야 한다. 장교의 경우 소령을 달아야만 근속연수를 채울 수 있다.
 
그런데 육군만 보면 전체 대위 중 40%대만이 소령으로 진급한다. 나머지 60%는 계급정년에 걸려 30대 중후반에 사회로 나가야만 한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연령대다.
 
부사관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 장교로 전역한 사람이 다시 부사관으로 입대할 정도다. 그런 부사관도 요즘 장기복무 탈락자가 늘어났다. 이들 중 일부는 다시 재입대하는 추세다. 군이 필요 없다고 내보낸 사람을 다시 받아 주는 셈이다. 군의 인력 정책이 주먹구구라는 증거다.
 
국방부의 장기복무 탈락자 대책은 이들을 군무원으로 뽑겠다는 것이다. 군무원이 되더라도 현역 때 살았던 관사에서 나와 스스로 집을 구해야 한다.
 
국방부는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방개혁을 보고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달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국방개혁을 다시 논의하자고 했다. 아직 시간은 있다. 당장 해결책을 내놓을 순 없지만 간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순 있다. 중요한 건 늘 그랬듯이 국방부의 의지다.
 
이철재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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