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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문제가 아냐"···7대 대형로펌, 엘리엇 소송에 '밤샘 경쟁'

법무부, 주요로펌 7곳 상대로 16일 ISD 제안서 마감 
“입찰에 참여하는 다른 로펌들도 밤잠 안 자면서 준비들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한 대형 법무법인 국제분쟁팀장)
 
최근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엘리엇)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6억7000만 달러(약 7200억원) 규모의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중재 의향서를 내면서 국내 로펌시장에 ‘장’이 섰다. 우리 정부로선 ISD 분쟁이 골치 아픈 사건이지만, 국제중재 경험과 역량을 갖춘 대형 로펌들로선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6일까지 대형 로펌 7곳(김앤장ㆍ세종ㆍ태평양ㆍ광장ㆍ화우ㆍ율촌ㆍ지평)에 입찰 의향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들 대형 로펌은 지난 8일 정부와 기밀유지 서약을 맺고 엘리엇 측이 제출한 4쪽 짜리 중재 의향서(Notice of Intent)를 사전에 입수했다. 한국 정부가 일반 대중을 상대로 중재 의향서를 공개한 날짜(11일) 대비 사흘 앞선다. 
 
이번 입찰에 뛰어든 로펌들은 ‘어떤 글로벌 로펌을 파트너로 삼을 수 있는지, 얼마나 영향력 있는 중재인을 스카웃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각 로펌을 대표하는 통상 전문가들이 일선에서 지휘하고 있다.
 
5년 전 론스타 분쟁 당시 론스타 측 ISD 법률 대리인으로 나섰던 세종은 김두식(61ㆍ사법연수원 12기) 대표변호사가 통상법률팀ㆍ무역구제팀ㆍ관세팀 소속 전문가들을 묶은 국제통상그룹 약 50명을 이끌고 있다. 광장 역시 국제중재 전문가인 임성우(52ㆍ연수원 18기) 변호사가 다른 로펌에서 변호사들을 스카웃해오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윤병철(56ㆍ16기) 변호사가 이끄는 김앤장은 2015년 아랍에미리트(UAE) 부호 만수르의 회사 하노칼이 제기한 2400억원대 ISD에서 한국 정부 대리인을 맡아 승소한 바 있다. 론스타 소송에서 한국 정부 대리인을 맡고 있는 태평양은 국제상업회의소(ICC) 국제중재법원 부원장인 김갑유(55ㆍ17기) 변호사가 팀을 이끌고 있다.  
ISD는 미국ㆍ영국 등 세계 유수의 로펌이 수석 변호인(리딩 카운슬)을 맡고, 한국 로펌은 국내에서 수집 가능한 자료를 모으고 외국 로펌과 한국 정부 간 가교 역할을 하는 보조적 업무를 맡게 된다. 엘리엇 역시 지난달 13일 영국계 로펌 '쓰리크라운' 명의로 한국 정부에 중재 의향서를 보냈다. 
 
현재는 국제 통상 분야에 강점이 있는 국내 중소 전문 로펌 1~2곳을 상대로 최종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엘리엇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최영익(55·연수원 17기) 넥서스 대표변호사가 막후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년 전 제일모직 합병 당시 엘리엇의 법률 대리인을 맡았던 최영익 넥서스 대표변호사. [중앙포토]

3년 전 제일모직 합병 당시 엘리엇의 법률 대리인을 맡았던 최영익 넥서스 대표변호사. [중앙포토]

 
한 통상 전문 변호사는 “주요 로펌들이 밤샘까지 무릅쓰면서 수임하려는 이유는 단순히 돈 때문이 아니라 국제적인 인지도가 함께 올라가기 때문”이라며 “세종이나 태평양의 경우, 남들과 쉽게 접할 수 없는 ISD를 경험하면서 관련 인력들이 해당 업무에서 상당한 숙련도를 쌓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13년 론스타가 제기한 ISD에만 400억원 이상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맡은 태평양 변호사 7명에게는 시간당 44만원을 지급했다. 수석 변호인 자격인 미국 로펌 ‘아널드앤포터’ 변호사 7명의 시간당 수당은 608달러(약 69만원)였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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