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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백령공항 곧 착수될 것"…송영무, 첫 긍정 발언

백령공항 운항 노선 예상도. 중국으로 가는 항로를 이용하다 백령도로 방향을 바꾸도록 돼 있다. [사진 인천시]

백령공항 운항 노선 예상도. 중국으로 가는 항로를 이용하다 백령도로 방향을 바꾸도록 돼 있다. [사진 인천시]

서해 최북단 인천 백령도의 하늘길이 열리게 됐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백령공항이 곧 착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송 장관은 물론 국방부가 ‘백령공항’에 대해 긍정적으로 답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 5도 상공은 북한 접경지역에 있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민간 항공기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국방부, 판문점 선언 후 긍정검토로 선회 
 
송 장관의 발언은 지난 5일 백령도에서 열린 서해5도민과의 간담회에서 나왔다. 당시 간담회에는 송 장관 외에 통일·외교·해양수산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4개 부처 장관은 이날 서해5도 주민들과 서해 평화수역과 관련한 의견을 듣기 위해 연평도와 백령도를 찾았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조인권 인천시 해양항공국장은 지난 11일 중앙일보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송 장관께서 ‘백령공항과 관련, 국방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며 이를 국토교통부에 회신했다. 곧 착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조 국장은 “당시 간담회는 서해5도 평화수역 확장 등에 대해 논의를 하는 자리였는데 송 장관이 갑자기 ‘백령공항’ 얘기를 꺼냈다”며 “주민 누구도 묻지 않았는데 송 장관이 스스로 그런 답변을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수첩을 꺼내 보이며 “당시 발언은 굉장히 파격적이라고 생각해 메모해 뒀다”며 “짧지만 명료한 멘트였다”고 했다.
백령공항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시 옹진군 백령면 솔개지구 일원 현장 모습. [연합뉴스]

백령공항이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시 옹진군 백령면 솔개지구 일원 현장 모습. [연합뉴스]

 
조 국장은 “국방부는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인 올 3월 협의까지만 해도 ‘백령공항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안보보장(월경 대책 등) 및 군 작전 시 저촉 여부 등의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천시 입장에서 대단히 환영할 일이며,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토부, 기술적 검토 후 협의
 
송 장관의 긍정 발언은 국토부 관계자로부터도 확인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공식적으로 공문이 내려오거나 직접 전달된 것은 없지만 (송 장관이) 현장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고 들었다”며 “국방부 장관께서 직접 발언하신 만큼 (국토부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비행금지구역, 북측과의 거리 등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기술적인 검토가 끝난 뒤 국방부와 재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 검토를 위한 예산 반영요청 시 반드시 거쳐야 하는 ‘부처 간 협의’를 사전에 조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남북 정상의 판문점 선언의 훈풍이 백령도에 불고 있는 것이다.
 
백령공항 건설사업은 2015년 5월 처음 추진됐다. 인천시가 백령도내 민·군 겸용 공항 건설에 필요한 부지를 무상사용할 수 있도록 결정하면서다. 시는 백령도와 대청·소청도 지역 주민들의 교통 편익과 섬 관광 활성화 등 공항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현재는 하루 3척의 여객선이 전부인데 편도 운항시간이 4시간이나 걸린다. 여객선 왕복 운임은 저가항공사의 제주 왕복 항공료보다도 비싼 14만원 선이어서 관광객 유치에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인천~백령을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 모습. 지난 겨울 백령도를 가려는 시민들이 배에 오르고 있다. 임명수 기자

인천~백령을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 모습. 지난 겨울 백령도를 가려는 시민들이 배에 오르고 있다. 임명수 기자

 
이후 같은 해 8월 국토부와 국방부·합동참모본부·공군·해병대사령부, 서울지방항공청, 인천시, 옹진군 등과 관계기관 운항협의를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2016년 5월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에 반영됐다. 2016년 11월 국토부가 사전타당성 용역에 착수했고, 지난해 11월 최종결과가 발표됐다.
 
뱃길 편도 4시간에서 1시간 이내 접근 가능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 백령공항의 경제적 타당성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비용 대비 편익(B/C)’ 값이 4.86을 기록했다. B/C값이 1.0 이상인 경우 경제성이 있다고 보는데 4배 이상 높게 나온 것이다. 문제없이 추진될 경우 2020년 착공, 2025년 준공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인천에서 백령도까지 비행시간은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가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다. 사전타당성 조사에선 백령공항이 준공되는 2025년을 기준으로 운항횟수는 연간 1만2000회, 승객 수요는 48만명에 이를 것으로 가정했다. 50인승 비행기 두대가 일년 내내 하루 32회씩 다닌다는 조건에서다. 하지만 백령도는 안개 등으로 기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고  계기착륙이 어려운 소형공항이어서 운항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김포공항이 아닌 인천공항을 사용한다고 가정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항 부지는 옹진군 백령면 진촌리 솔개간척지 터로 면적은 127만4000㎡다. 백령공항은 길이 1.2km, 폭 30m 규모의 활주로와 계류장·여객터미널·관제탑 등을 갖춘 소형공항이다. 50인승 소형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민·군 겸용 공항으로 건설될 예정이다.
백령공항 활주로 위치도. 월경을 우려해 남북방향이 아닌 동서방향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위쪽이 북쪽이다. [사진 인천시]

백령공항 활주로 위치도. 월경을 우려해 남북방향이 아닌 동서방향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위쪽이 북쪽이다. [사진 인천시]

 
월경을 대비해 활주로는 남북 방향이 아닌 동서 방향으로 설치된다. 다만 기존의 비행금지구역을 그대로 유지하고 민간항공기 출입만 허용할 것이냐, 현재의 금지구역에서 백령도만 제외할 것이냐를 놓고 협의 중이라고 한다.
 
섬 주민들도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장태헌 백령도선주협회장은 “국방부 장관의 발언으로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해5도민들은 그동안 안보라는 명분으로 소외됐고, ‘잃어버린 12시간’(해가 진 이후 이동의 제한)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며 “국민 누구나 이동에 대한 자유가 있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이제 군사적 문제가 풀렸으니 예산 문제도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며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서해5도민 대표는 이달 중 간담회에 참석한 4개 부처 및 기획재정부를 방문, ‘백령공항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내용의 요청서를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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