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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뉴욕행 델타항공 타면 시애틀 경유 여행은 덤

최승표의 슬기로운 혼행생활
항공 마일리지는 늘 애매하다. 마일리지로 제주도를 가려면 좌석이 없고, 비즈니스 좌석으로 승급하려면 포인트가 모자란다. 안 쓰고 내버려두는 건 아깝다. 마일리지도 유효기간이 있어서다.
 
비행기 안 타고 마일리지 모으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항공사 제휴 신용카드에 있다. 보통 사용액 1000원에 1마일을 적립해준다. 월 100만원씩 쓰면 1년에 1만2000마일이 모인다. 사용액에 따라 추가 마일리지를 주기도 한다. 삼성 앤마일리지 카드, SC 플러스마일 카드, 씨티 프리미어마일 카드가 대표적이다.
 
 
200만~300만원 투자해 퍼스트 탑승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요즘 대세는 ‘삼포적금’이다. ‘삼성포인트 적금’을 줄인 말인데, 적금처럼 매달 현금을 부어 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1~2년 투자로 유럽·미주 비즈니스·퍼스트클래스 항공권을 얻었다는 여행 고수의 무용담이 인터넷에 수두룩하다.
 
삼포적금은 복잡하다. 하나 복잡한 과정을 다 감수하는 이유가 있다. 삼포적금 활용 사례를 보자. 가령 삼포적금으로 200만원을 투자하면 유럽·미주 왕복 비즈니스 좌석에 필요한 12만5000마일(대한항공)을 모을 수 있고, 약 300만원을 투자하면 같은 노선의 퍼스트 좌석을 위한 16만 마일을 모을 수 있다. 대한항공의 인천~뉴욕 비즈니스 좌석 가격은 500만원, 퍼스트 좌석은 1000만원을 웃돈다. 이 정도 혜택이면 도전할 만하지 않은가.
 
삼포적금 적립 과정은 생략한다. 검색하면 다 나오니 참고하시라. 아무튼, 여행 고수는 ‘참을 인(忍)’ 자를 가슴에 수십 번 새기며 어플을 내려받고 신용카드를 개통하고 포인트를 전환해 마침내 마일리지를 쌓는다. 비행기에 누워갈 날만 꿈꾸며.
 
삼포적금 말고도 마일리지 모으는 방법은 다양하다. 호텔·렌터카 예약을 할 때도, 온라인 쇼핑을 할 때도 마일을 늘릴 수 있다. 호텔 예약사이트의 경우 대한항공은 호텔스닷컴, 아시아나항공은 아고다와 제휴를 맺고 있다. 아시아나의 샵앤마일즈 서비스도 쏠쏠하다. 아시아나 웹사이트를 거쳐 온라인 쇼핑을 하는 방식인데, 이를테면 교보문고에서 책을 사면 1000원에 4마일(5월 기준)을 준다.
 
구슬도 꿰어야 보배이듯이, 항공 마일리지도 모으는 기술보다 쓰는 요령이 중요하다. 마일리지를 모형 항공기나 테마파크 입장권 따위와 바꾸는 건 손해 보는 장사다. 마일리지 가치가 현격히 떨어져서다. 항공사 직원들이 입 모아 말하는 게 있다. “마일리지 사용 가치가 가장 높은 건 좌석 승급, 그 다음이 보너스 항공권.”
 
 
테마파크 입장권과 바꾸면 손해
 
보너스 항공권은 서둘러 예약해야 한다. 서둘러도 좌석은 늘 부족하다. 좌석이 없으면 여행고수는 얼른 제휴 항공사로 눈을 돌린다. 대한항공은 스카이팀, 아시아나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 회원 항공사 좌석을 이용할 수 있다. 대신 조금 더 많은 마일을 써야 한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는 인천~뉴욕 일반석 보너스 항공권에 7만 마일이 들어가는데, 델타항공의 같은 노선은 8만 마일이 필요하다.
 
마일리지가 많이 쓰이니까 손해로 보이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대한항공이 취항하지 않는 도시는 물론이고, 경유지 여행도 누릴 수 있어서다. 가령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델타항공 뉴욕행 티켓을 구매하면, 시애틀을 들렀다가 뉴욕에 갈 수 있다.
 
여행 고수는 국내 항공사에 굳이 집착하지 않는다. 국내 항공보다 항공권 가격도 싸고 마일리지 적립과 사용에 후한 외국 항공사가 수두룩하다. 싱가포르항공·델타항공 등은 마일리지로 보너스 항공권 뿐 아니라 전 세계 호텔도 예약할 수 있다.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할 때 부족한 마일은 현금으로 결제해도 된다. 단 싱가포르항공·에미레이트항공은 마일리지 유효기간이 3년으로 짧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은 10년이다.
 
핀에어는 마일리지를 롯데·신세계·현대 상품권과 바꿀 수 있다. 2500포인트가 1만원권이다. 인천~헬싱키~파리 왕복 이코노미 좌석을 이용하면 1만 포인트가 쌓이니 4만원짜리 상품권이 생기는 셈이다. 캐세이퍼시픽 등 27개 항공사가 가입한 ‘아시아마일즈’는 롯데상품권으로 바꿀 수 있다. 국내 항공사로 유럽 한 번 다녀오면 1만 마일이 쌓여 제주도를 다녀올 수 있는 것에 비하면 박한 것 같다. 그러나 보너스 항공권이 있어도 유류할증료와 세금으로 1만6800원을 내야 한다(5월 8일 왕복 기준). 요즘엔 제주 왕복 5만원 이하인 저비용항공도 많다.
 
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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