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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전용기 '참매 1호'···가본적 없는 길 4758㎞

첫 북·미 정상회담이 다음 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것으로 확정된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어떤 방식으로 싱가포르에 이동할 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김 위원장의 지난 7~8일 중국 랴오닝성 다롄(大連) 방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싱가포르 회담을 위한 “예행연습(dry run)”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지난 8일 중국 다롄 공항을 출발하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 전용기 참매 1호. [교도=연합뉴스]

지난 8일 중국 다롄 공항을 출발하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 전용기 참매 1호. [교도=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방중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과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이면에는 싱가포르에서의 회담을 염두에 둔 수송·경호 점검의 목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다롄 방문 당시 집권 후 처음으로 전용기를 이용했다. 
 
지난 3월 베이징 북중 정상회담 당시엔 전용 열차를, 지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는 전용차를 탔다.
 
평양에서 싱가포르까지는 직선 거리가 2956마일(약 4758㎞)에 이른다. WSJ은 항공 전문가와 외교관들의 말을 인용, 이번 싱가포르행이 “수송 측면에서 (북한에게는) 완전히 다른 규모의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다롄 방문 때 이용한 전용기 ‘참매 1호’는 1960년대 옛 소련에서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이다. IL-62M은 운행 가능 거리가 약 1만㎞에 달해 평양에서 미국 서부 해안이나 유럽 도시까지 비행할 수 있다. 평양에서 싱가포르까지는 충분히 비행이 가능하다.
전용기 참매 1호에 탄 김정은 위원장. [중앙포토]

전용기 참매 1호에 탄 김정은 위원장. [중앙포토]

그러나 항공전문정보업체 플라이트글로벌의 그레그 발드론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전용기는 이론적으로는 최대 비행 거리가 6000마일(9654㎞) 이상이지만 한 번도 그렇게 장거리 비행을 해본 적이 없을 것이라며 “추가적인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비행기가 잘 정비된다면, 안전하게 싱가포르까지 운항할 수 있으리라 본다”며 운항 도중 급유나 비상 착륙을 위해 중국이나 베트남의 공항에 들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다롄 방문 시 소련 시설 제작된 화물기 ‘일류신(IL)-76’도 같이 이동했다. 이 화물기는 40t 이상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다. 발드론은 북한이 싱가포르 비행에도 예비 항공기를 이용해 정비 기술팀이나 필요한 항공기 관련 부품을 공수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오전 회담을 마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승용차로 떠나자 북한 경호원들이 승용차와 함께 뛰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오전 회담을 마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승용차로 떠나자 북한 경호원들이 승용차와 함께 뛰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WSJ은 또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 방문 시에도 다롄에서 이용했던 전용차를 공수해 갈 가능성이 높다며 뒷좌석 문에 금색 휘장을 두른 김 위원장의 전용차는 독일 다임러AG의 ‘마이바흐’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탄 마이바흐의 원 무게는 6000파운드(약 2721kg) 정도지만, 각국 정상들이 타는 차의 경우 무장이나 경호 장비 등으로 인해 훨씬 무거워진다. 
 
국제사회의 엄격한 무역 제재 속에서 마이바흐가 어떻게 북한에 유입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임러 대변인은 WSJ에 “우리는 유럽의 (북한에 대한) 금수 조치를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 하지만 제 3자를 통해 자동차가 거래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다”며 “저 자동차가 어떤 경로로 북한에 들어갔는지 우리도 전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참매 1호’가 낡은 기종이며 장거리를 뛰어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비행기를 대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WSJ도 중국 전문가의 말을 인용, 만약 북한이 ‘참매 1호’를 점검한 결과 싱가포르까지의 비행에 적합치 않다고 판단할 경우, 중국에서 비행기를 빌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 빈과일보도 9일 “낡은 IL-62M 기종은 소음 등 여러 측면에서 현대 비행기에 요구되는 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해 홍콩을 포함한 많은 공항에 착륙할 수 없다”고 지적하며 북한이 전세기를 임차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신문은 또 북한의 고려항공이 운영해온 노선도 모두 중국의 베이징, 상하이, 선양(瀋陽),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크 등 비행 거리가 1000km를 넘지 않는 곳들 뿐이라며 “싱가포르까지 비행기를 조종할 수 있는 경험 있는 조종사를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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