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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제목에 마우스 올려놓자 "낚시성 기사일 확률 88%"

제목만으로 ‘낚시성 기사’ 알 수 있는 기술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박건우 박사(오른쪽)와 김태균(23)씨가 캠퍼스 연구실에서 컴퓨터를 커놓고 낚시성 기사 판단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낚시성 기사 판단 정확도는 89%에 이른다. 김방현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박건우 박사(오른쪽)와 김태균(23)씨가 캠퍼스 연구실에서 컴퓨터를 커놓고 낚시성 기사 판단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낚시성 기사 판단 정확도는 89%에 이른다. 김방현 기자

 
인터넷 사이트에서 기사의 제목에 마우스를 올려놓으면 ‘낚시성 기사일 확률 00%’라는 표시가 뜬다. 확률은 0에서 100까지 표시된다. 100에 가까울수록 낚시성 기사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독자는 기사 본문을 읽기 전에 기사의 낚시성 여부를 알 수 있다. 낚시성 기사(click bait)란 자극적이거나 과장된 제목으로 포장해 기사 본문 내용과 거리가 있는 것을 말한다. 제목에는 주로 ‘충격’, ‘헉’, ‘이럴 수가’ 등의 단어가 동원되기도 한다. 일종의 가짜 뉴스라 할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박건우 박사가 연구실에서 낚시성 기사 판단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김방현 기자

한국과학기술원 박건우 박사가 연구실에서 낚시성 기사 판단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있다. 김방현 기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부 웹사이언스 대학원 박건우(34) 박사팀 개발한 '낚시성 기사 판독 프로그램'이다. 박 박사는 이 대학 전산학부 4학년 학생 김태균(23)씨와 함께 개발했다. 지난 4일 KAIST 연구실에서 이들 연구팀을 만났다.    
박 박사팀은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딥 러닝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했다. 이들은 2016년 1월부터 2017년12월까지 2년간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와 다음에 올라온 기사 200여만 건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했다. 분석 작업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간 진행됐다.  
 
박 박사 팀이 개발한 낚시성 기사 판단 프로그램을 인터넷 사이트의 기사에 적용한 결과, '낚시성 기사일 확률:88%'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김방현 기자

박 박사 팀이 개발한 낚시성 기사 판단 프로그램을 인터넷 사이트의 기사에 적용한 결과, '낚시성 기사일 확률:88%'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김방현 기자

분석은 단어를 숫자로 바꾸어 인공지능이 학습하도록 하는 방식(벡터화)으로 이뤄졌다. 제목과 본문에 나오는 단어가 같거나 의미가 유사하면 근사치의 숫자를 적용했다. 예컨대 ‘좋다’라는 단어의 숫자를 0.1의 값을 주면 ‘행복하다’는 단어에는 0.09의 값을 매기는 식이다. 이를 통해 제목과 본문에 등장하는 단어를 숫자로 계산해 낚시성 기사와 일반 기사의 언어 패턴을 학습하도록 했다. 또 기사 본문은 문단 별로 인식하도록 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박 박사 팀이 개발한 낚시성 기사 판단 프로그램을 인터넷 사이트의 기사에 적용한 결과, '낚시성 기사일 확률:88%'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김방현 기자

박 박사 팀이 개발한 낚시성 기사 판단 프로그램을 인터넷 사이트의 기사에 적용한 결과, '낚시성 기사일 확률:88%'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김방현 기자

 
 박 박사 팀이 개발한 낚시성 기사 판단 프로그램을 인터넷 사이트의 기사에 적용한 결과, '낚시성 기사일 확률:24%'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김방현 기자

박 박사 팀이 개발한 낚시성 기사 판단 프로그램을 인터넷 사이트의 기사에 적용한 결과, '낚시성 기사일 확률:24%'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김방현 기자

박 박사는 “인공지능이 기사의 제목과 본문의 수많은 패턴을 경험적으로 학습하도록 한 것”이라며 “인공지능 스스로 기사 제목과 본문 간의 연관성 여부를 터득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기사를 문단 별로 학습하게 한 것은 사람이 기사를 읽을 때 위 문단을 읽은 것을 근거로 다음 문단의 내용을 판단하는 두뇌작용에 착안한 것”이라고 박 박사는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 작동 방식은 독자가 기사에 마우스를 올려놓으면 해당 기사의 인터넷주소(URL)가 서버로 자동 연결된다. 서버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은 기사의 제목과 본문을 판독해 낚시성 가능성을 확률로 표시한다.    
박 박사 팀이 개발한 프로그램은 정확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8일 경기도 판교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 R&D 챌린지’ 본선대회에서 기사 400건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낚시성 기사 판단 정확도가 89%였다. 이는 전문가들이 낚시성 기사로 판정한 기사를 이 프로그램에 적용했을때 정확도가 89%라는 의미다.
 박 박사 팀이 개발한 낚시성 기사 판단 프로그램을 인터넷 사이트의 기사에 적용한 결과, '낚시성 기사일 확률:0%'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김방현 기자

박 박사 팀이 개발한 낚시성 기사 판단 프로그램을 인터넷 사이트의 기사에 적용한 결과, '낚시성 기사일 확률:0%'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김방현 기자

 
실제 ‘얼굴 반쪽 돼 ‘리즈 ’갱신한 엄지가 말한 다이어트 비법’이란 한 인터넷 기사에 이 프로그램을 적용했더니 낚시성 기사일 확률은 88%였다. 기자가 기사 본문을 읽어보니 다이어트 비법은 소개되지 않았다. 또 ”몸무게 54kg에 55사이즈”유지 중인 올해 ‘52세’ 슈퍼 동안 김성령’이란 제목의 기사도 낚시성 기사일 확률이 88%였다. 이 기사의 본문은 김성령씨가 방송에 출연해 다이어트 비법을 소개한다는 것으로 제목과는 연관성이 떨어졌다. 
반면 ‘티몬 신현성·카카오 강준열, 스타트업 투자사 설립’이란 기사 등 단순 사실을 전달하는 기사는 낚시성일 확률이 0%로 나왔다.
 
박 박사팀은 보완작업을 거쳐 3개월 뒤 이 프로그램을 특허 출원하고, 일반에 무료로 보급할 계획이다. 박 박사는 “프로그램은 아직 형태소(뜻을 가진 가장 작은 말)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해 금방 발생한 뉴스는 판독에 수십초가 걸리는 등 다소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낚시성 기사 판단 프로그램을 개발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박건우 박사(오른쪽)과 김태균씨. 김방현 기자

낚시성 기사 판단 프로그램을 개발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박건우 박사(오른쪽)과 김태균씨. 김방현 기자

 
박 박사는 “이 프로그램은 크롬 브라우저에서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휴대폰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해 누구나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 기사 댓글도 분석해 얼마나 논쟁적인 기사인지도 기사 본문을 읽기 전에 알 수 있게 서비스할 계획이다.
 
박 박사는 “가짜 뉴스나 마찬가지인 낚시성 기사는 호기심을 자극해 쉽게 전파되며, 이로 인해 여론을 왜곡하고 뉴스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며 “이 프로그램이 낚시성 기사로 인한 사회적 낭비를 줄이는 데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전=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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