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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시대의 신조어(끝)] "새 것, 새 것, 또 새 것"을 강조한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체제유지를 위해 사회·문화적으로도 신조어를 많이 만들었다. 김 위원장은 “교육사업은 나라와 민족의 부강번영을 위한 만년대계의 애국사업이다” “예술의 힘은 핵폭탄보다도 더 위력하다” 등으로 사상 선전에 관심을 기울였다. 여동생인 김여정을 북한의 사상생활 지도를 담당하는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에 임명한 것도 그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이 권력을 잡은 이후 등장한 사회·문화적 신조어가 어떻게 북한 사회에 영향을 주었는지 살펴보자. 
 
□ 사회·문화 분야
 
◇ 모란봉악단=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 최고의 악단으로 자리 잡은 모란봉악단은 2012년 7월 시범공연을 통해 처음으로 선보였다. 하이힐과 미니스커트 차림의 여성 예술인만으로 악단을 창단했다. 모란봉은 평양시 모란봉구역에 있는 언덕(96m)의 이름이다.
 
모란봉악단이 2014년 3월 4.25문화회관에서 전국예술인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 우리민족끼리]

모란봉악단이 2014년 3월 4.25문화회관에서 전국예술인대회 참가자들을 위한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 우리민족끼리]

모란봉악단은 파격적인 의상에 팝송을 번안해 부르는 등 이전 예술단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북한 주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단장은 평창 겨울올림픽 맞아 삼지연관현악단을 이끌고 강릉(2월 8일), 서울(2월 11일) 공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현송월이다. 모란봉악단 이름은 김 위원장이 직접 지었다. 아버지 김정일이 모란봉을 좋아해 그 이름을 따왔다.
 
김 위원장은 모란봉악단을 창단하면서 그 임무로 “모란봉악단의 기본 사명은 우리 혁명과 건설을 추동하는 힘 있는 무기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모란봉악단을 지도하면서 “새 것, 새 것, 또 새 것을 창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래서 북한은 모란봉악단이 창조한 모든 공연은 형상이 참신하고 진실하며 모방과 도식, 반복과 유사성이 없이 언제나 새롭고 독특한 것이 특징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모란봉악단은 기존 북한식 공연과 달리 화려한 조명, 현대적 전자악기, 연주자들의 세련된 의상, 여성 보컬들의 경쾌한 음악을 바탕으로 과감한 무대를 선보였다. 김 위원장의 부인 이설주가 처음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김 위원장과 함께 본 모란봉악단 공연이다.
 
◇ 첨입식 사상사업= 북한이 2016년부터 시작한 사상사업 및 선전선동 방식이다. 김 위원장이 2016년 노동당 제7차대회에서 “첨입식 사상사업 방법의 요구대로 사상공세의 대상을 바로 정하고 집중포화, 연속포화, 명중포화를 들이대야 한다”고 말했다.
 
‘첨입’은 더 보태어 넣는다는 뜻으로 첨입식 사상사업은 여러 군데에 선전선동사업을 벌여놓은 것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대상을 정해서 집중적으로 사상사업을 펼치는 방법이다.
 
2017년 12월 원산군민발전소를 시찰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 [사진 노동신문]

2017년 12월 원산군민발전소를 시찰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모습. [사진 노동신문]

노동신문은 2016년 3월 원산군민발전소 건설장을 소개하면서 “원산군민발전소 건설에서 중심고리이며 기본전선인 물길굴 건설장에 모든 선전선동역량과 수단을 총집중하고 집중포화, 연속포화, 명중포화를 공세적으로 들이대는 첨입식 정치사상사업이 벌어지게 됐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소규모로 다양하게 선전선동을 하는 것보다 첨입식 사상사업 방식에 따라 가장 중요한 현장을 정하고 이곳에 선전선동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 백두의 칼바람정신= 2014년 10월 백두산에 오른 김정은이 “백두의 혁명정신, 백두의 칼바람정신은 우리 군대와 인민이 심장 속에 영원히 품어 안고 살아야 할 숭고한 정신이며 온 세상 금은보화를 다 준다고 해도 절대로 바꾸지 말아야 할 제일 귀중한 재보”라고 언급하며 제시한 투쟁정신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5년 4월 북한군 전투비행사 행군대원들과 백두산에 올랐다. [사진 노동신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5년 4월 북한군 전투비행사 행군대원들과 백두산에 올랐다. [사진 노동신문]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백두혈통을 강조해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체제의 강화 발전을 이끌려는 의도를 요약한 구호로 보인다. 김정일의 급사로 갑작스럽게 권력을 승계한 청년지도자 김 위원장의 가장 큰 정치적 자산은 ‘백두혈통’이라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항일혁명가’인 김일성의 적자인 김정일을 이은 ‘혁명위업의 계승자’인 것이다.
 
북한은 3월 초 남북,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한 후 주민을 대상으로 사상전을 강조하면서 ‘백두의 혁명정신'을 언급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3월 12일 ‘백두의 혁명정신, 백두의 칼바람 정신으로 최후 승리의 진격로를 열어나가자’라는 제목의 사설을 1면에 게재하고 “백두의 칼바람 정신이 세차게 나래 치도록 하기 위한 사상공세를 맹렬하게 벌려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 북한은 2012년 9월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6차 회의에서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 실시함에 대하여'를 법령으로 채택했다.
 
2014년 4월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열린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주석단의 대의원들이 대의원증을 들어 표결을 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2014년 4월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열린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주석단의 대의원들이 대의원증을 들어 표결을 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법령은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을 모든 지역에서 무료로 실시하며 ▶대상은 5세부터 17세까지 모든 어린이·청소년이고 ▶유치원 1년(높은 반)과 소학교 5년·초급중학교 3년·고급중학교 3년을 교육한다고 규정했다. 1972년부터 11년제 의무교육을 시작했으며, 소학교 과정이 4년에서 5년으로 1년 늘어남에 따라 의무교육 기간이 12년이 되었다. 북한의 의무교육을 확대한 것은 지식경제 시대 교육 발전의 현실적 요구와 세계적 추이에 따라 교육의 질을 결정적으로 높이기 위해서다. 
 
북한은 사회주의 체제이기 때문에 등록금 같은 교육비는 없다. 북한이 선전하는 무상교육은 교과서, 학용품, 기숙사 등에 드는 모든 비용을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1990년대 이후 경제가 어려워 지면서 이 같은 비용을 개인이 부담하고 있다. 과학기술과 외국어에 대한 관심도 높아 교육을 강조하지만, 평양 등 주요 도시를 제외한 지역에서는 교육 기자재를 마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의 교육열도 한국에 못지않다. 과학·외국어·예술 분야의 영재들을 모아 소학교(한국의 초등학교) 영재반부터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선발되기 위해서 재능을 조기에 찾아야 유리하기 때문에 특권층은 어린 자녀를 명문 유치원에 보내려고 한다. 
 
평양의 대표적인 명문 유치원은 창광유치원과 경상유치원인데 좋은 교육환경과 우수한 교양원(교사)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고위층이 많이 거주하는 창광거리에 위치한 창광유치원은 음악 분야 영재를 키우기 위한 조기음악반을 운영하고 있다. 이 과정을 마쳐야 명문 예술학교인 금성학원·평양예술학원· 평양음악대학 예비교육학부 진학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 군자리 정신= 독자적 무기 개발 및 군수산업 발전을 추동하기 북한이 강조하는 투쟁 정신이다. 군자리 정신은 평안남도 숙천군 군자리 군수공장 노동자들이 6·25전쟁 시기 부족한 물자에도 무기와 각종 탄약을 생산한 성과를 선전하며 불굴의 혁명 정신을 강조할 때 사용하는 용어이다.
 
북한 당국은 1950년대 군자리 주민들이 사용하던 박격포직장, 공구직장 등의 모습을 복원해 군자혁명사적지로 조성해 사상 교양 사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2016년 4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군자리 노동계급 훈장을 제정해 노동계급의 투쟁을 독려하는 대중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5년 4월 미사일 부품공장인 평양약전기계공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5년 4월 미사일 부품공장인 평양약전기계공장을 현지지도하고 있다. [사진 노동신문]

김 위원장은 2014년 4월 평양에 위치한 미사일 부품공장인 약전(弱電)기계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우리의 힘과 기술에 의거해 우리의 실정에 맞게, 우리 식대로 새 제품개발 사업을 다그쳐야 약전 기계제품 생산의 주체화, 국산화를 실현할 수 있다"며 군자리 정신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2015년 5월에는 함경남도 용성연합기업소에 위치한 2월11일 군수공장을 방문해 "1950년대 군자리 노동계급이 발휘한 투쟁정신을 백두의 혁명정신, 백두의 칼바람정신으로 더욱 세차게 폭발시킨다면 점령하지 못할 요새가 없다"며 군자리를 언급했다.
 
북한은 핵·미사일 도발로 강화된 국제사회의 전방위적인 제재로 인해 대외무역이 축소되면서 외화 수입이 급감했다. 군자리 정신을 강조하는 이유는 제재와 폐쇄적인 경제구조로 나타나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주민들을 결속시켜 체제이완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로 판단된다.
 

고수석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위원·정영교 연구원
ko.soos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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