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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설익은 중소기업 정책 남발하는 정부

강기헌 산업부 기자

강기헌 산업부 기자

“대기업의 임금 인상분의 일부를 협력사의 연봉 인상과 격려금으로 지원한다.”
 
이번 달에 새로 출범한 제4기 동반성장위원회가 17일 제시한 ‘임금연대형’ 상생 모델이다. 대기업·중소기업 임금 격차 해소를 올해 목표로 내건 동반성장위는 이 밖에도 ‘임금지원형’, ‘지불능력개선형’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 그런데 거기까지였다. 대기업 임금을 나눠주는 임금연대형 상생 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사업장 규모나 구체적인 산업 연관 효과에 대한 분석은 없었다. 대·중소기업 대표자들이 모인 동반성장위가 지닌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하면 이날 발표한 상생 모델은 겉만 번지르르하고 디테일이 부족한 셈이다.
 
올 들어 중소기업 관련 대책 발표가 부쩍 늘었다. 하지만 동반성장위 정책처럼 디테일이 떨어져 힘을 받지 못하는 정책이 한둘이 아니다. 민간자율 합의기구인 동반성장위뿐만이 아니라 정부 발표도 역시 그렇다.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청년 일자리 대책이 대표적이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청년에게 3~5년간 최대 연 1000만원을 지원한다고 했지만, 이후 제기된 기존 직원과의 임금 역전 현상에 대해서 정부는 꿀 먹은 벙어리다.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16일 발표한 중소기업 연구개발(R&D) 혁신안도 크게 다르지 않다. 4차 산업혁명 대응력 제고, 민간과 시장 중심 과제 선정 등 듣기 좋은 용어를 골고루 모아놨지만 실행방안이 없긴 매한가지다. 정부 지원 연구비 중 R&D 신규 인력 채용에 인건비 30% 이상을 사용하도록 의무화한 게 대표적이다. 경북 성주군에서 기계 설비 관련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한 기업체 대표는 “석·박사 인력은 지방 취업 자체를 피하고 있어 정부가 돈을 지원해도 연구 인력을 뽑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벤처 액셀러레이터 등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 주체에 대한 정책이 빠진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예전엔 대학 및 정부 출연 연구소가 중소기업 기술 개발을 지원했다면 현재는 액셀러레이터나 연구개발전문기업 등이 활약하고 있다. 특히 유산균이나 세포 진단 기술 등 특화된 기술 연구에 집중하는 연구개발전문기업에 대한 연구비 지원을 정책 설계 과정에서 놓친 건 중기부가 다시 돌아봐야 한다.
 
국내 기업연구소 3만 5000개의 96%가 중소기업이 운영하는 연구소다. 하지만 대부분이 정부 등의 금융지원으로 연명하는 ‘한해살이’ 연구소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곳을 추려내는 것도 정부에게 맡겨진 숙제다. 
 
강기헌 산업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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