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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숨기고 덮고 감싸고 … 드루킹 게이트 부실 수사

이른바 ‘드루킹 게이트’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민주주의를 뿌리째 흔드는 이런 중대한 사건을 처리하는 경찰과 검찰엔 진실을 파헤치고 법에 따라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찾기 어렵다. 소극적 수사와 정권 실세 눈치 보기 등이 곳곳에서 목격된다. 범인들을 긴급 체포한 뒤에도 쉬쉬하며 보름 넘게 숨기려던 경찰, 이런 경찰의 부실·축소 수사에 대해 지휘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은 검찰 모두 국민의 불신을 받고 있다.
 
수사 초기 범죄 현장 폐쇄회로TV(CCTV)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던 경찰이 어제서야 뒤늦게 사건 관련자 계좌 추적에 나섰다. 출판사가 책은 한 권도 내지 않은 채 대형 사무실을 임대하고, 수백 대의 휴대전화를 동원하는 등 거액의 비용이 들었을 게 분명한데, 늑장이란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더구나 이번 사건의 핵심 인물인 민주당 권리당원 김모(49·필명 드루킹)씨의 범행은 이미 오래전에 당국에 포착됐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대선 직전인 지난해 3월 23일 김씨가 불법 선거운동을 한다는 제보를 받아 검찰에 2명을 수사 의뢰했다. 하지만 검찰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했으니 “당시에도 봐주기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이 뒤늦게 언론 보도로 공개되기까지 경찰과 검찰은 ‘숨기고, 덮고, 감싸기’에 급급했다. 서울경찰청은 3월 21일 김씨 등을 긴급 체포하고 검찰에 송치했으나 지난 13일 이 사실이 보도되기까지 약 3주 동안 사실상 감췄다. 정권 실세라는 김경수 의원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이후에도 경찰의 감싸기는 여전했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은 “김 의원은 (텔레그램) 문자를 거의 읽어보지 않았다. (댓글 조작이) 불법이었는지도 알 수 없다”고 변호하듯 말했다.
 
여기에다 경찰은 아예 김 의원의 휴대전화는 수사도 하지 않았고, 검찰에 송치할 때도 김 의원 연루 부분을 명시하지 않았다. 이런 경찰이 어제 부랴부랴 수사인력을 5개 팀 30명으로 확대하고 자금출처와 배후를 캐겠다고 뒷북을 치고 있다.
 
어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오히려 우리가 (댓글 조작 사건의) 피해자”라며 “매크로(작동 반복 수행 프로그램)를 돌렸는지, 안 돌렸는지가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진짜 본질은 매크로를 돌렸느냐의 여부를 넘어 누가 댓글 조작을 통해 대선에 영향을 미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했느냐를 밝혀내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청와대 측 발언은 노골적 가이드 라인을 제시해 검경의 후속 수사에 영향을 주는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다. 축소 수사와 꼬리 자르기나 다름없다.
 
검경도 국민적 의혹 사건을 이런 식으로 처리하면 곤란하다. 야당들의 “특검과 국정조사의 사유가 하나하나 쌓여 가고 있다”는 경고를 허투루 넘길 일이 아니다. 경찰이든, 검찰이든 의혹을 축소하고 은폐하면 나중에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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