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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피감기관 돈으로 출장’ 정치자금법 위반 수사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사표를 수리함에 따라 정치적 공방은 종결됐지만 이와 별개로 검찰 수사는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종오)는 17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우리은행 관련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출장비를 지원했다고 지목된 우리은행 본사, KRX 부산 본사와 여의도의 서울사무소, KIEP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전 원장이 소장을 지낸 더미래연구소도 포함됐다. 검찰은 압수수색 관련 자료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과 계좌 추적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김 전 원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 신분으로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아 해외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알려져 자유한국당과바른미래당, 시민단체로부터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당했다. 더미래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서울시에 기부금 모집·사용 계획서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의혹으로도 추가 고발됐다
 
김 전 원장은 2015년 5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예산을 전액 지원하는 형태로 9박 10일 일정의 미국·유럽 출장을 다녀왔다. 선관위는 피감기관의 비용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에 대해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수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봤다. 검찰은 구체적인 혐의점을 확인하기 위해선 출장의 목적과 내용 등 세부적인 내용을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한 공소시효는 7년으로 검찰 수사 결과 혐의점이 발견되면 형사처벌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피감기관 지원 출장이 관례라 하더라도 검찰 수사단계에선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국회의원과 피감기관이라는 관계상 포괄적인 대가성이 성립될 가능성이 높고, 출장 일정에 쇼핑이나 관광 등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 뇌물죄까지 적용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원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직접적 원인이 된 ‘셀프 후원’ 문제는 현행법 위반에 해당되더라도 공소시효가 지나 법적 처벌이 불가능하다. 선관위는 김 전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임기 막판인 2016년 5월 민주당 의원들의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5000만원을 후원한 것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해석을 내렸다. 공직선거법 113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이 연고가 있는 사람이나 기관 등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 이를 위반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다만 공직선거법의 경우 공소시효가 6개월로 규정돼 있어 현재로썬 김 전 원장의 셀프 후원 문제는 형사처벌이 불가능하다.
 
한편 김 전 원장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직의 무거운 부담을 이제 내려놓는다”며 “선관위의 결정 직후 이를 정치적으로 수용하고 임명권자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5000만원을 더좋은미래에 기부한 것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선관위의 판단을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심정이다. 당시는 물론 지난 2년간 선관위는 어떤 문제 제기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원장은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된 이후 벌어진 상황의 배경과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국민들께서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저에 대해 제기된 비판 중엔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이 있었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그는 “임명권자께서 저를 임명하며 의도하셨던 금융개혁과 사회경제적 개혁은 그 어떤 기득권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며 금융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끝으로 입장문을 마무리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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