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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창업 지원체계 탄탄한 '기업가 사관학교'

대학 탐방 한국산업기술대
 
청년실업률이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9.9%에 달했다. 실업자 10명 중 한 명이 청년인 셈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고용시장까지 얼어붙었다. 청년들이 취업 대신 창업에 눈길을 돌리는 이유다.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하고 창업하는 사람부터 대학에 다니면서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까지 창업자의 신분도 다양해졌다. 지난해 전국 422개 대학은 1191개의 청년 창업 기업을 배출했다. 이 중 한국산업기술대(이하 산기대)에서는 7년 동안 학생 80명이 창업해 일자리 220개가 창출됐다. 창업에 유리한 학사 제도를 마련하고 학생 창업 회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산기대 창업 관련 제도를 알아봤다.
 
산기대는 학생들이 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창업휴학제를 운영한다. 창업 역량이 우수한 학생에게는 특별 장학금도 지급한다. [사진 한국산업기술대]

산기대는 학생들이 사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창업휴학제를 운영한다. 창업 역량이 우수한 학생에게는 특별 장학금도 지급한다. [사진 한국산업기술대]

고교 시절부터 창업을 꿈꾼 공성랑씨는 산기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2014년에 빅테이터를 분석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회사 ‘해나소프트’를 차렸다. 그는 대학 창업지원단이 제공하는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자금을 조달했다. 이 회사는 빅데이터 분석뿐 아니라 자기소개서 첨삭 서비스 부문까지 사업 영역을 넓혀 연 매출 4억원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는 “처음부터 창업을 생각하고 관련 제도가 체계적으로 갖춰진 산기대 대학원에 진학했다”고 말했다.
 
산기대 게임공학부 2학년인 임해인씨는 친구 20명과 함께 창업 동아리를 만들었다. 창업 공간과 아이디어 개발비용은 대학에서 지원받는다. 그는 가상현실(VR)을 활용한 리듬 게임을 개발한다. 기존 VR 게임의 단점으로 꼽히는 멀미가 나는 증상을 최소화하고 간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임씨는 “세계적인 게임개발 회사를 만들어 거대해지는 VR시장을 선점하는 게 꿈”이라며 “성공을 위해 친구들과 동아리 방에서 밤새는 일이 잦아도 마냥 즐겁다”고 말했다.

산기대 창업동아리 학생들

산기대 창업동아리 학생들

 
산기대 학생이 잇따라 창업에 성공하고 있다. 보통 창업 후 3년 후를 가리키는 위험한 계곡이라는 뜻을 가진 ‘데스밸리’가 지나면 안정기가 온다고 말한다. 올해 통계청 자료를 보면 창업가 중 38%만이 데스밸리를 무사히 넘긴다. 하지만 산기대 창업 학생은 77%가 사업을 3년 이상 꾸려 나간다. 게다가 창업 분야가 모두 기술과 관련됐다. 청년 창업의 인기 업종인 통신판매업(3만7059개), 음식점(1만7752개), 상품중개업(4608개), 커피숍(4587개)과는 차별화된다(2015년 통계청 기준).

 
7년간 80명 창업, 일자리 220개 창출
그렇다면 산기대 학생의 창업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산기대는 학생이 학업과 창업 준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창업 친화적 학사 제도를 국내 대학 중 최초로 마련했다. 창업을 위해 휴학할 수 있는 ‘창업휴학제’를 비롯해 창업 관련 정규 교과를 일정 학점만 이수해도 학위를 받을 수 있는 ‘창업연계전공’ 등이 있다. 또 대학은 창업역량이 우수한 학생에게 특별 장학금을 지급한다.

 
기업가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기초 창업 교과과정뿐 아니라 창업경진대회도 진행한다. 산기대 창업지원단은 우수한 아이디어를 보유한 창업 동아리에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공간과 관련 비용 등을 지원한다. 청년 창업 회사의 해외 진출도 돕는다. 선발평가를 통해 선정된 학생에게 미국 실리콘밸리 해외 창업 연수와 외국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현지 투자설명회 등을 지원하는 ‘K-Unicorn Club’의 자격을 부여한다.
 
산기대 창업지원단장 조남주 교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창업에 도전하는 학생들을 대학의 역량과 인프라를 총동원해 지원하겠다”며 “산기대는 창업을 학풍으로 만들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스밸리’ 통과율 77%…평균의 2배
산기대는 창업 후에도 학생을 꾸준히 지원한다. 학생이 창업한 회사를 대학 기술지주회사 자회사로 편입해 1000만~7000만원을 지원한다. 산기대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 4곳(웨이테크·비타민상상력·링크솔루션·해나소프트)은 모두 학생이 만든 기업이다. 대학은 기업에 투자하고 기업 지분 20%를 보유한다. 기업과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다. 또 창업자는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특허 분쟁, 마케팅 전략 등을 대학 기술지주회사 소속 전문가에게 도움받을 수 있다.

7년간 80명의 학생이 창업한 산기대의 상징 조형물 ‘자이로 게이트’

7년간 80명의 학생이 창업한 산기대의 상징 조형물 ‘자이로 게이트’

 
재학 당시 기계 장비 제조업체인 링크 솔루션을 창업한 최근식씨는 “2015년에 대학 기술지주회사에서 7000만원을 투자받았다”며 “이를 기반으로 3D프린터 관련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과 3D프린터를 이용한 맞춤형 마스크팩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 기업의 연간 매출은 2015년 1억원에서 2017년 7억원으로 7배 성장했다.
 
산기대 산학협력단장 조진기 교수는 “우리 대학은 학생 창업을 활성화시키고 지원해 기업과 대학이 상생하는 새로운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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