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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계급장 달고 '점프'…김정은, 中 레드발레 본 까닭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중앙발레무용단의 공연을 본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 중앙발레무용단의 공연을 본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중국 ‘레드 발레’ 관람한 이유는…정상회담 앞두고 북ㆍ중 결속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6일 중국 중앙발레무용단의 '붉은 여성중대'를 관람했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 매체들이 17일 일제히 보도했다. 27일인 남북 정상회담과 5월말 또는 6월초로 거론되는 북ㆍ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발레단을 선택한 김정은의 대외 정치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중앙발레무용단은 쑹타오(宋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인솔해 방북했다. 북한이 이른바 ‘태양절’로 부르며 최대 명절로 기념하는 김일성의 생일인 15일에 맞춰서다. 지난달 25~28일 중국을 전격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김정은이 북ㆍ중 관계를 복원하는 모멘텀을 문화 공연을 통해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어떤 공연을 누가 관람할지도 치밀하게 계산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관람한 중국 중앙발레무용단의 공연 '붉은 여성 중대'. [노동신문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관람한 중국 중앙발레무용단의 공연 '붉은 여성 중대'. [노동신문 캡처]

 
이 발레단은 당초 14일엔 서양 발레의 대표적 고전인 ‘지젤(Giselle)’을 무대에 올렸는데, 이 공연에는 김정은의 부인 이설주가 관람했다. 북한의 ‘퍼스트레이디’로서 이설주의 첫 단독 공개 활동이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존경하는 이설주 여사’라는 수식어를 처음으로 등장시켰다. 14일 공연은 북ㆍ중 관계 과시는 물론 이설주의 존재감을 높이는 무대로 활용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인 이설주가 4월14일 관람한 중국 예술단 '지젤' 공연. [중앙포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인 이설주가 4월14일 관람한 중국 예술단 '지젤' 공연. [중앙포토]

 
반면 16일엔 평양 공연의 레퍼토리를 바꿨다. ‘지젤’이 아닌 중국의 오리지널 작품인 ‘붉은 여성중대(紅色娘子軍)’를 올렸다.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는 물론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최용해ㆍ이수용ㆍ최휘 당 부위원장을 대동해 이를 함께 관람했다. 중국도 쑹 부장과 함께 리진쥔(李進軍) 북한 주재 중국대사 등 관련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이날 중국 발레단이 올린 공연은 발레의 전통과는 동떨어진 작품이다. 작품이 만들어진 계기 자체가 중국 마오쩌둥(毛澤東)의 문화혁명이었다. 자본주의와 전근대 문화를 타파하자는 문화혁명의 기치 아래 마오쩌둥의 부인인 장칭(江靑)은 발레ㆍ오페라 레퍼토리를 사회주의 일색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장칭의 주도하에 태어난 것이 일명 ‘레드 발레(Red ballet)’이고, 그 대표적 작품이 ‘붉은 여성중대’다. 중국 하이난 지방의 가난한 여성 농민들이 지주의 폭압에 맞서서 자유를 쟁취해낸다는 줄거리다. 작품 의상엔 고전 발레 의상의 상징인 튀튀(tutu)는 등장하지 않고, 발레리나들은 군복에 계급장을 달고 턴을 돌고 점프를 뛴다.  
 
 
발레 작품으로서의 안무는 수준을 인정받아 해외에서도 자주 공연되며, BBC 등 외신도 “마담 마오(마오 부인)의 수작”이라 호평했다. 서양의 문화인 발레 테크닉을 이용해 중국식 사회주의를 선전하는 대표적 작품인 셈이다. 이런 작품은 서양 기술은 도입하되 국산화를 강조해온 김정은의 구미에도 꼭 맞았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17일 김정은이 “사상성과 예술성이 높고 중국의 민족무용과 발레 기교를 특색있게 결합한 훌륭한 공연”이라고 극찬했다고 전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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