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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사건으로 본 ‘언더마케터’의 세계-"혼자서 리플 수천 어렵지 않아"

“사건 내막은 잘 모르지만, 수법은 특이할 게 없다. 네이버 댓글의 ‘공감’ 수를 조작하는 데 수백 개의 아이디를 모았다는 것만으로도 전문가들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언더마케터’ A씨(37)는 16일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언더마케터란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댓글과 공감 수, 검색 순위 등을 조작해 주고 건당 돈을 받는 업자들을 일컫는다.
 
 
A씨에 따르면 언더마케터들은 보통 매크로 프로그램(자동입력 프로그램)으로 댓글을 달거나 공감 수를 조작하는 작업을 할 때 추적을 피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매번 아이디와 IP(인터넷 고유 주소)를 바꾸고 해외 VPN(네트워크상에서 다른 서버와 중계하는 역할을 하는 서버) 등으로 우회한다. 그래서 경찰이나 네이버 등 사용자가 추적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다. 기사 댓글에 달린 ‘공감’ 클릭 하나하나가 정상 사용자가 누른 것인지 매크로로 이뤄진 것인지 식별할 수 없다는 것이다. 
 
A씨는 “자동생성 프로그램으로 만든 네이버 아이디는 개당 1000원, 중국에서 우리나라 이용자들의 계정을 해킹해 파는 네이버 아이디는 개당 300원 정도에 거래된다”며 “업자들은 이런 아이디를 사서 이용하다가 추적이 걱정되면 그대로 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네이버 기사의 댓글은 네이버 계정이 아니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계정으로도 달 수 있게 돼 있다”며 “이들 계정은 e메일 등 간단한 정보만으로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무수히 많은 계정을 만들어 댓글 수천 개를 다는 것은 혼자서도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 계정을 거래한다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사진 카카오톡 캡처]

네이버 계정을 거래한다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사진 카카오톡 캡처]

 
“블로그 검색 순위 조작이 가장 큰 매출…최근엔 시장 침체”  
포털업체 관계자 등에 따르면 언더마케터들의 가장 큰 매출원은 네이버 등 이용자가 많은 포털의 블로그 검색 순위 조작이다. 그중에서도 음식점이나 성형외과·피부과 등 병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포털들이 주기적으로 바꾸는 검색 순위 설정 알고리즘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조작을 통해 검색 순위 상위에 노출해 주는 것이다. 
 
블로그 검색 순위 조작을 해준다고 홍보하는 언더마케터의 글. [사진 온라인 캡처]

블로그 검색 순위 조작을 해준다고 홍보하는 언더마케터의 글. [사진 온라인 캡처]

 
카카오톡 단체방 등을 통해 건당 수십만원 정도를 받는 이 작업은 ‘강남 맛집’ 등 인기가 많은 주요 키워드일수록 가격이 비싸진다. 시간이 지나면 올려놓은 검색 순위가 점차 뒤로 밀리기 때문에 정기 계약을 맺고 1~2주일 단위로 반복 작업을 해주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언더마케터B씨는 “점차 커지던 블로그 조작 시장이 최근 1년 동안 급속히 침체하고 있다. 언론에서 조작 의혹 기사들이 나오면서 포털이 이를 막기 위한 알고리즘 변경 등의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월 매출이 수억 원에 달하는 대형 업체 여러 곳이 최근 문을 닫았다. 덩치가 큰 곳들은 이용자가 몰리는 페이스북·유튜브·인스타그램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영세 업체들은 네이버 카페나 포스트 등에 팔로워 수를 조작해 주거나 네이버 블로그, 지식인 등에 원하는 댓글을 달아 주고 적은 금액을 받는 식으로 영업하고 있다고 한다.  
 
“기사 댓글 조작은 부담스러운 영역…서로도 몰라”
수익을 내기 위해 일하는 언더마케터들은 기사 댓글 조작 등 민감한 이슈는 꺼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B씨는 “위험 부담이 있는 작업을 하면 보통 이를 외부에 알리지 않기 때문에 만약 어떤 언더마케터가 큰돈을 받고 기사 댓글 조작을 한다면 다른 업자들이 이를 알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적당하지 않고 댓글 수천 개를 달거나 공감 수를 올리는 건 나 혼자서도 몇 시간이면 한다. 매크로 프로그램이라는 것도 말이 어려운 것이지 컴퓨터를 다룰 줄 아는 대학생이 하루만 배우면 따라서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알고리즘이다”고 덧붙였다.

 
송우영 기자 song.woo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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