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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조현아·조현민에 일감 몰아줬다

대한항공이 고객의 마일리지로 대한항공이 속한 한진그룹의 계열사를 지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6일 대한항공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마일로 호텔로’라는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예약 가능한 호텔은 제주 칼호텔·서귀포 칼호텔·그랜드 하얏트 인천·와이키키 리조트·인터콘티넨털로스엔젤레스 다운타운 등 5개이고 이 중 국내의 세 호텔은 모두 칼호텔네트워크 소속이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 부사장은 최근 일명 ‘물컵 갑질’사건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조현민(35) 대한항공 전무고, 사장은 ‘땅콩 회항’사건을 일으킨 조현아(43)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다. 외국의 두 호텔도 모두 한진그룹 소유다.
 
대한항공은 2008년 약관을 바꿔 그해 7월 1일부터 마일리지의 유효 기간을 10년으로 정했다. 2008년 10월에 적립한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가진 소비자가 올해 안에 해당 마일리지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마일리지는 사라진다.
 
회사원 김진태(41)씨는 “마일리지로 성수기 때 비행기 표를 예약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워 포기했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는 마일리지로 예약할 수 있는 대한항공의 좌석 수를 전체의 5% 미만으로 보고 있다.
 
결국 마일리지 소멸 시효가 임박한 고객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한진 계열사의 매출을 올려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호텔과 렌터카는 할인해 예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진그룹 계열사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정상가를 받는다. 예를 들어 24시간 중형차 렌트비의 ‘정상가’가 16만원이고, ‘할인가’가 2만5000원이라면 대한항공은 16만원을 그룹 계열사에 지불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이마트·기내면세점·CGV 등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점이 대한항공과 다르다. 해외 항공사는 마일리지 사용처가 더 많다. 캐세이퍼시픽 항공은 ‘아시아 마일즈’란 여행 프로그램에 가입돼 있어 전 세계의 호텔을 마일리지로 쓸 수 있다. 서울에서 쓸 수 있는 호텔을 검색한 결과 워커힐·더 플라자 등 163개 호텔이 올라왔다. 아랍에미리트항공·KLM·콴타스 항공·카타르 항공 등은 마일리지로 공항 면세점이나 온라인 면세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송상민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국장은 “해외 선진 항공사는 고객의 자산이자 항공사의 빚인 마일리지를 현금과 동일하게 여기지만 국내 항공사는 그렇지 않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한항공은 마일리지를 비유동부채(비유동부채 중 이연수익 항목)로 계상해 놓고 있다. 대한항공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이연수익은 2조615억원이다. 여기에는 신용카드사에서 마일리지 적립 대가로 대한항공에 지급한 현금 등이 포함돼 있다. 대한항공은 신용카드사에 1마일당 20원가량을 받고 마일리지를 팔고 있다. 사실상 ‘고객의 돈’으로 관계사를 부당지원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홍보팀 민경모 차장은 “계열사 호텔 외의 다른 호텔이 마일리지 사용처로 등록해 달라는 요청이 없었고, 마일리지 사용처에 관한 사항은 ‘자유 계약’의 영역이기 때문에 위법의 소지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16일 입장자료를 통해 “조현민 전무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본사 대기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정석기업 대표이사 부사장, 한진관광 대표이사, 칼호텔네트워크 각자대표이사, 진에어 부사장등 기존 직함은 그대로 유지된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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