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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정시 황금 비율 찾아라"··· 뜨거운 힘겨루기

 
학생들이 성적과 정시배치 참고표를 보며 지원 가능한 학교와 학과 등을 살펴보고 있다. [중앙포토]

학생들이 성적과 정시배치 참고표를 보며 지원 가능한 학교와 학과 등을 살펴보고 있다. [중앙포토]

 
최근 갑작스러운 정시 확대 논란을 불러온 교육부의 속내는 11일 발표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 보고서에서 간접적으로 드러난다. 과도한 정시 축소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지다.
 
교육부는 주요 논의사항에서 제시한 과제 중 가장 먼저 ‘학생부종합전형과 수능전형 간 적정 비율 모색’을 꼽았다. ‘수시(학생부종합전형)와 정시(수능전형) 전형의 적정 비율’을 찾자는 거다.  
 
지난달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2020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발표를 앞두고 서울 지역 일부 학교에 직접 전화할 정도로 급박하게 ‘정시 확대’를 요청한 것도 지나치게 정시가 축소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2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2022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냥 두면 정시 10%대로 떨어지는 추세" 

교육부가 내년에 있을 2020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무리하게 관여한 이유는 뭘까. 교육전문가들은 2019학년도 수시와 정시전형의 비율이 8대 2로 벌어질 정도로 불균형이 심각한 것을 원인으로 들었다.  
 
한 교육전문가는 “최근 3년간 추세로 봤을 때 정시 전형 비율이 2020학년도 입시 전형에서 10%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한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교육부가 적정선으로 생각하는 수시와 정시의 균형 비율과도 차이가 있고 이를 차년도 입시전형에서 다시 회복시키기 위해선 또다시 여러 충돌이 예상돼 미리 손을 쓴 것”이라고 말했다. 정시 전형은 2015년 31.6%에서 2017년 26.3%로 줄어든 데 이어 2019년에는 20.7%까지 줄어들었다.  
 
실제 교육부는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에서 ‘적정 비율 모색’을 제안하면서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축소된 수능전형 비율과 제4차 대입정책포럼에서 수렴한 학부모 여론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입학정책포럼

입학정책포럼

 
정시 확대돼도 수시 강세 뒤집기는 어려워
논란에 비해 2020학년도 대입에서 실제 정시 확대 규모는 현재까지 미미하다. 교육부의 요청을 받은 대학이 정시 비율을 높이긴 했지만 연세대는 전년 대비 125명을 확대했고, 고려대는 58명을 확대하는 수준이다. 또 서강대·동국대가 정시 모집 비중을 20%에서 30%로 확대한 정도다. 대성학력개발연구소 이영덕 소장은 “앞으로도 전체 모집정원의 70% 정도는 학생부 교과전형과 종합전형을 통해 모집할 가능성이 높다”며 “성균관대가 정시 모집을 19%에서 38%로 늘린다는 발표를 보면 수치가 많이 늘어난 것 같지만 수시 비중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의 한 자율형 사립고 교사는 “어쨌든 정시 인원을 조금 늘리기는 했다는 생색내기 수준의 확대”라고 말했다.
 
전체적인 상황을 보면 ‘정시 확대’로 전면적 정책 변화라기보다는 속도만 조절하는 모양새다. 보고서에 명확하게 ‘정시 확대’를 나타내지 않고 ‘적정 비율 모색’ 선으로 두루뭉술하게 표현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유웨이 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교육부의 목표는 정시 확대가 아니고, 지나친 축소를 지양하는 선으로 보인다. 너무 줄어들지만 않도록 해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입학정책포럼

입학정책포럼

 
2022학년도 정시 확대 여부는 모형 선택 변수
 
2022학년도 입시전형에서 정시 확대 여부는 8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이번 교육부의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토대로 국가교육회의가 숙의·공론화를 거쳐 대입제도 개편안을 제안하면, 교육부가 이를 반영해 8월 말에 발표할 (가칭)교육개혁 종합방안에서 최종 결정된다.  
 
여기서 핵심은 수능평가방법의 선택 여부다. 정시가 현재보다 확대되려면 수능 평가방법으로 제시한 3개의 안 중에서 2안 또는 3안을 선택해야 한다. 전 과목 절대평가를 골자로 하는 1안을 선택하면 필연적으로 정시 비중이 축소된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임성호 대표는 “1안을 선택하면 등급만 제공하기 때문에 대학이 정시 전형을 늘릴 수가 없고 오히려 줄여야 한다”며 “원점수를 제공한다 해도 수능 100% 전형만 해당되는 등 조건이 까다롭기 때문에 학생을 선발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2안은 현행과 동일하게 상대평가를 유지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대학별 입시요강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현행처럼 학생부 중심 전형이 70% 정도 된다면 수능 위주 전형을 통하여 나머지 30% 정도를 선발하게 되고 이 경우 정시로 선발하는 비율이 현행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다.
 
3안은 수능 원점수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국어, 수학, 탐구 영역은 원점수를 제공하고, 영어,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은 절대등급을 제공하는 안이다. 과목에 따라서 일부 현행 상대평가보다는 변별력이 떨어지지만 대학 입장에서는 수능 중심의 선발도 가능하다.  
 
공론화로 인한 혼란은 8월까지 계속될 듯
 
2022학년도 수험생들에게 8월까지는 결과적으로는 더 혼란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공론화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각종 조합에 따라 수십 가지의 다양한 입시안을 낼 수 있는 보고서를 제출만 하고 결정을 국가교육회의에 넘겼기 때문이다. 성적별, 지역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입시정책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치는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여론에 따라 국가 입시 정책이 때마다 바뀔 수 있다는 식의 선례가 남는 것도 문제다. 이렇게 되면 매 학년 모두 불안해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임성호 대표는 “당장 내년에 입시를 치러야 하는 고2의 2020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교육부가 입김을 넣고 2022학년도 대입제도개편은 방향도 불확실한 채 8월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현재 고2뿐 아니라 고1, 중3까지 모두 불안한 상태”라고 우려했다. 이지은 객원기자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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