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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댓글 매뉴얼에 “안희정·김상조·이재명 등 기사 체크하라”

비밀조직화한 드루킹의 ‘경공모’
댓글 조작을 주도한 민주당원 김모(48·구속)씨가 자신이 운영해 온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구성원의 활동을 치밀하게 비밀조직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들에게 ‘드루킹’이라는 아이디(ID) 명의로 배포된 조직 구조와 소통 방법. [중앙포토]

‘경제적 공진화 모임’ 회원들에게 ‘드루킹’이라는 아이디(ID) 명의로 배포된 조직 구조와 소통 방법. [중앙포토]

15일 중앙일보가 확보한 ‘경제적 공진화 모임의 구조와 소통’이라는 제목의 경공모 내부 자료에 따르면 김씨는 ‘드루킹’이라는 아이디(ID)로 2014년 경공모를 조직했다. 그때 신입 회원들에게 활동 방식을 설명하면서 1대1 또는 전체 온라인 소통 수단을 텔레그램으로 명시했다. 텔레그램에는 비밀대화 기능이 있다. 상대방과 대화가 끝나면 자동으로 그 대화가 삭제되는 기능이다. 경찰은 김씨가 경공모 회원들과 주고받은 정보의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텔레그램을 활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김씨는 오프라인 사무실은 경기도 파주의 느릅나무 출판사와 ‘산채 1층(손님맞이 공간)’이라고 고지했다. 경찰은 산채가 느릅나무 출판사 1층의 카페인 것으로 파악했다.
 
또 김씨는 네이버에 공식카페와 비공식카페를 한 개씩 연 뒤 ‘경제적 공진화 모임’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주주인(jujuin)’이라는 주식 관련 온라인 카페도 활동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 카페는 현재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김씨는 2500명이 넘는 경공모 회원과 이런 식으로 교류하면서 일부를 ‘댓글 요원’화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자원봉사 형식으로 댓글 조작에 동참한 경공모 회원들에게는 활동 내용과 주의 사항이 상세하게 적혀 있는 ‘모니터 요원 매뉴얼’이 배포됐다.
 
이 매뉴얼은 지난 2월 5일 오전 한 네티즌이 우연히 ‘구글독스(Google Docs)’ 특정 주소에 접속했다가 발견한 것이다. 당시엔 메뉴얼의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다. 최근 경찰은 그 매뉴얼이 경공모의 내부 자료임을 확인했다.
 
댓글 모니터 매뉴얼. [중앙포토]

댓글 모니터 매뉴얼. [중앙포토]

중앙일보가 매뉴얼을 확보해 분석해 보니 올 초 경공모 활동과 관련돼 보였다. 경공모 활동의 목적에 ‘다음뉴스 정치면에 새로 뜬 기사를 놓치거나, 네이버 메인에 작업해 놓은 기사가 뒤집어지는데 확인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여 도움이 필요하다’고 적시돼 있었다. 특히 보안을 강조했다. ‘산채 방문 시 보안USB를 하나씩 드릴 예정. 그 전까지는 복구가 불가능한 크롬 시크릿모드 창과 텔레그램만을 사용하라’는 지침이 들어 있다.
 
드루킹이 오프라인 만남의 장소로 알린 ‘산채’가 여기에도 등장한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이들이 네이버와 다음 정치 기사 중 자신들이 선택한 기사를 우선 순위로 조작한 후 그 순위를 계속 유지하는 일까지 했다는 중요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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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식으로 작업하는지도 담겼다. 매뉴얼에는 ‘(네이버와 다음 정치분야)메인 1~10위권에 우리가 작업한 기사들을 새로고침, 서치하면서 다른 세력이 뒤집기를 시도하면 알려 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치인들의 이름도 눈에 띈다. ‘안희정, 김경수, 김상조, 전해철, 양정철, 이재명, 추미애 기사 위주로 체크하라’는 지침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등이 어떤 목적으로 이 정치인들 관련 기사들을 검색하고 기사들의 포털 노출을 유도했는지는 더 수사해 봐야 한다”고 전했다.
 
소위 경공모 회원들의 댓글 조작 ‘자원봉사’의 방식도 드러났다. 이들은 공유하는 시간표에 새벽 2~5시(3시간)를 제외한 시간에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을 적어냈다. ‘모니터요원 시간표’라는 인터넷서류에는 ‘일주일 간격으로 지울 예정. 매 주마다 새로 작성해 주시면 됩니다’는 알림글이 붙어 있다. 본지가 확보한 시간표 일부에는 자원봉사자들의 ID가 시간대별로 적혀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이들의 활동이 최근 들어서만 이런 식으로 진행됐는지, 대선 전부터 같은 방식으로 해 오면서 대선 정국에도 개입해 왔는지가 수사의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고 설명했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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