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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쿄·베이징 갈 땐 LCC가 딱인데…김포공항엔 왜 없지?

국제선 황금노선 이용객 불편
지난해 450여 억원을 투입해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 공사로 터미널의 면적은 커졌지만 이용객은 오히려 줄어 썰렁하다. [함종선 기자]

지난해 450여 억원을 투입해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 공사로 터미널의 면적은 커졌지만 이용객은 오히려 줄어 썰렁하다. [함종선 기자]

이달 초 일본 도쿄에 다녀온 김욱환(47)씨는 원래 김포~도쿄(하네다공항)노선을 이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김포~도쿄 노선은 저비용항공사(LCC)가 없어 항공권 값이 비쌌다. 고민 끝에 김 씨는 LCC의 인천~도쿄(나리타공항)노선을 택해 비행기 운임을 절반가량 아꼈다. 김 씨는 “왜 이 노선을 운항하는 LCC가 하나도 없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국제선의 황금 노선이라 불리는 김포~도쿄(하네다), 김포~베이징(서우두), 김포~상하이(홍차우)노선에 LCC가 전혀 못 다닌다. 김포공항 국제선 주간 총 운항편수 392편의 43%(168편)를 차지하는 김포~하네다 노선은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일본항공·전일본항공 등 4개 항공사만 취항한다. 주간 각각 56편이 뜨고 내리는 김포~베이징, 김포~상하이 노선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그리고 중국항공사 차지다.
 
김포공항 국제선의 LCC 노선은 제주항공의 김포~오사카(28편),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의 김포~타이베이노선뿐으로, 전체의 10.7%(2017년)에 그친다. 지난해 김포공항 국내선의 LCC 점유율이 53.3%인 것과 크게 비교된다.
 
이렇게 김포공항 국제선의 LCC 취항률이 저조한 건 국토교통부가 2012년 김포~타이베이 취항 허가를 마지막으로 김포공항 국제선의 추가 취항을 막았기 때문이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국토부 국제항공과 김정희 과장은 “김포공항 주변 주민들의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국제선 승객을 인천공항에 몰아줘 인천공항을 허브공항으로 키우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이 때문에 김포공항 국내선은 2013년 11만3323편에서 2017년 12만5136편으로 늘었지만, 국제선은 같은 기간 2만1300편에서 2만371편으로 줄었다.
 
김포공항 국제선 황금노선 일반항공이 독차지

김포공항 국제선 황금노선 일반항공이 독차지

문제는 LCC 이용객을 중심으로 국제선 여객이 급증하고 있지만, LCC 승객 대부분은 교통이 인천공항보다 상대적으로 편한 김포공항을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주 김포공항 국제선을 이용해 일본 오사카에 갔다 왔다는 윤언정(44)씨는 “출국 수속도 빨리 끝났고, 시내 면세점에서 산 면세품을 찾는데도 인천공항보다 훨씬 시간이 덜 걸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이 김포공항 국제선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을 받는 것도 문제다. 저가 항공권 검색사이트인 스카이스캐너에 따르면 4월 23~30일 김포~하네다 노선의 최저가 평균은 47만여원으로 같은 기간 인천~나리타의 최저가 평균 29만여 원보다 60% 이상 비싸다. 익명을 요구한 LCC의 한 임원은 “항상 승객이 넘쳐나는 황금 노선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독과점한 형태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가격을 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1~3월 김포~하네다 노선의 탑승률(비행기 전 좌석 중 승객이 탑승한 좌석의 비율)은 90.1%로 역대 최고치다.
 
이런 문제들은 김포공항 국제선을 늘리면 바로 해결된다. 국토부도 2001년 인천공항 개항 이후 견지해온 인천공항 보호 정책을 최근 풀고 김포공항 국제선 증편에 나서기로 했다. 인천공항이 한해 4725억원가량을 정부에 배당금으로 낼 정도로 수익 구조가 탄탄해졌기 때문이다. 김포공항 국제선의 용량도 추가로 비행기를 띄우기에 충분하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김포공항의 활주로 사용률은 64%에 그친다. 또 공사는 450억원을 들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규모를 5만3090㎡에서 10만662㎡로 늘리는 공사를 지난해 마무리했다.
 
하지만 김포공항 국제선 증편은 소음피해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변수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소음 피해가 심한 지역의 주민에 대해서는 실질적인 이주 대책을 마련하고, 피해 지역 주민의 자제들에게 신규 취항 항공사 취업 혜택을 주는 등 구체적인 협상안을 마련해 오는 6월 지방선거 이후 주민들과 대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문길 한국항공대 경영학부 교수는 “공항 이용객의 편익과 주요 국가 시설의 활용성 등을 고려할 때 김포공항 국제선의 활성화는 꼭 필요하다”며 “다만 소음피해 주민들에 대한 대책이 선행돼야 하므로 서울시와 국토부가 함께 나서서 전향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함종선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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