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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치는 회장님은 오늘도 기부 중

유진현 케이세웅건설 회장이 집무실 한켠에 놓여있는 기타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김상선 기자]

유진현 케이세웅건설 회장이 집무실 한켠에 놓여있는 기타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김상선 기자]

그는 10녀 1남의 막내였다. 13년 전 어머니가 치매에 걸렸다. 병이 악화돼 가족들은 대소변까지 받아내야 했다. 2년쯤 뒤 한 지인이 “독거노인을 돕자”고 제안했다.
 
“그 얘길 듣고 독거노인들을 생각하니 아프신 어머니가 떠오르더군요. ‘가난·질병·고독’이라는 삼중고를 겪는 그 분들을 도와야겠다고 마음먹었죠. 어머니의 병이 주변을 둘러보는 계기가 됐어요.”
 
10일 집무실에서 만난 유진현(51) 케이세웅건설 회장은 92세의 치매 어머니 얘기로 운을 뗐다. 연 매출 2000억원대의 골조시공 전문회사 CEO인 유 회장은 2007년 설립된 비영리단체 사랑의쌀나눔운동본부의 원년멤버다. 이 단체는 서울·주안·부평역을 하루씩 돌며 독거노인·노숙자에게 400인분 식사를 대접한다. 그는 11년째 무료 식사 봉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1주일에 한번은 직접 현장을 찾아 식판과 음식을 나른다. 4년 전부터는 서울 신림동에 있는 ‘베이비박스’(미혼모가 아이 두고가는 상자) 운영 단체를 지원한다. 그는 “독거노인들에게 식사 한 끼 대접하는 일로 시작했다가 더 다양한 분을 돕다 보니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의 딸부잣집 막내 아들인 유 회장은 “이런 일을 하게 된 건 아버지의 영향도 컸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는 항상 베푸셨어요. 어린 시절 거지가 오면 대청마루에서 밥을 차려주셨어요. ‘부러운 사람보다 고마운 사람이 돼야 한다’는 아버지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삽니다”.
 
최근 유 회장은 음악으로 재능기부를 한다. 그는 1988~93년 사이 음반을 3집까지 낸 ‘가수’다. 작업엔 작곡가 김형석, 기타리스트 함춘호 등이 참여했다. 집무실 한 켠에는 기타와 악보 거치대가 놓여 있다. “학창 시절 내내 밴드 활동을 했죠. 대학 졸업 후에도 앨범을 낼 정도로 음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입니다.”
 
그는 지난해 군부대에서 일곱 차례 특강을 했다. 장병들 앞에서 강연만 하기에는 심심할 듯해 평소에 즐겨 부르는 노래도 불렀다. 그는 “기타를 치고 애창 가요를 불렀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아 이 방식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좀 더 큰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롯데호텔에서 20일 열리는 희귀난치성 질환 어린이 후원 자선콘서트(협찬 중앙일보·위스타트)다. 지난해 5월에 만든 기부단체 ‘온사랑’과 위스타트의 홍보대사인 적우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공연의 수익금 전액은 기부한다. 공연에서는 고(故) 김광석의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조용필의 ‘꿈’, 이문세의 ‘빗속에서’ 등 5~6곡을 기타로 연주하며 부른다.
 
“한 달 전부터 맹연습 중이에요. 퇴근이 늦어도 자정부터 오전 2시까지는 집 서재에서 기타 연주를 하고, 낮에 노래방을 찾아 30분씩 노래 연습도 하죠. 다음에는 고향에서 공연을 열고 싶네요.”
 
조한대 기자 cho.hand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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