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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 "文 대선승리가 시민의 힘? 우리 진영서 정교히 준비"

구속된 민주당원 ‘드루킹’의 온라인 행적들…“나는 노무현 지지자, 문재인 조력자”
 
인터넷 포털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기사의 추천수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로 구속된 민주당원 3명 중 한 명인 김모(48)씨는 온라인에서 친노·친문 성향의 정치 관련 글을 써온 유명 논객이었다.
 
김씨는 2000년 초반 정치커뮤니티 서프라이즈에서 '뽀띠'라는 필명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치 분석 글로 이름을 알렸다. 2006년 그는 네이버에 '뽀띠의 자료창고'라는 블로그를 만들어 독자적인 정치 평론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1999년 제가 직장인이었을 때 서울 인사동의 한 찻집에서 노 전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며 "포항에서 노사모의 초기 멤버로 참여했었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해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드러냈다. 이후에도 "나는 노무현의 지지자이자 문재인의 조력자" 등의 글을 쓰며 친노·친문 성향을 강조했다.
 
인터넷 기사 댓글의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씨가 운영한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 [인터넷 캡처]

인터넷 기사 댓글의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씨가 운영한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 [인터넷 캡처]

 
2009년에 그는 필명을 '드루킹'으로 바꾸고 블로그 이름도 '드루킹의 자료창고'로 고쳤다. 블로그의 방문자가 늘자 드루킹의 글은 지지자들이 인터넷에서 공유해 정치권에서도 화제가 되는 등 영향력이 확대됐다. 2016년 탄핵 정국 때 쓴 "탄핵을 늦추면 박근혜는 도망간다", 2012년에 쓴 "안철수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활(안철수 MB아바타설)" 등의 주장은 인터넷 공간에서 자주 거론됐던 내용이다. 그는 지난해 19대 대선 때는 블로그에 "문재인의 압도적인 승리가 필요하다" "모든 부패한 세력으로부터 문재인을 지켜줘야 한다" 등 글을 올려 강한 친문 성향을 재확인했다.  
 
김씨의 블로그는 2009·2010년 2년 연속으로 네이버가 인증하는 시사·인문·경제 분야의 파워블로거로 선정됐고 현재까지 누적방문자 수가 980만여명에 달한다. 그의 블로그는 14일까지 그동안의 게시글이 공개돼 있었지만 15일 오전부터 모든 게시글이 비공개로 전환됐다.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에 김모씨가 작성한 자신의 프로필. [인터넷 캡처]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에 김모씨가 작성한 자신의 프로필. [인터넷 캡처]

 
특히 김씨는 지난해 블로그에 "(문 대통령의) 대선 승리는 일반 시민의 자발적인 역량으로 이긴 것이 아니라는 점을 주의 깊게 봐야 한다"며 "그보다 훨씬 정교한 준비를 우리 진영에서 오래 전부터 진행해 왔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트위터에 "인터넷 기사의 댓글이 뉴스의 가치 판단에 주요 기준으로 작용한다"며 "그 중요성을 제일 먼저 깨달았던 MB가 댓글부대를 만들었다"고 쓰기도 했다. 블로그, SNS 활동 등을 오래 해온 그가 친노·친문 세력의 인터넷 여론 형성에 깊숙이 관여해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김씨는 2014년부터는 경제적 민주화를 위한 소액주주 운동을 주장하는 네이버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을 운영하며 회원을 선별해 모집했다. 김씨는 유명 정치인, 경제인 등의 강연을 주최해 2000여명의 회원들에게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서울의 한 대학에서 경공모 회원 500여명에게 강연을 하고 김씨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김모씨가 댓글조작 등 활동을 한 장소로 알려진 경기도 파주의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 출입구. 변선구 기자

김모씨가 댓글조작 등 활동을 한 장소로 알려진 경기도 파주의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 출입구. 변선구 기자

 
출판사 '느릅나무'의 공동대표를 맡았던 김씨는 경기도 파주 출판단지에 있는 사무실에서 댓글조작 등의 활동을 한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느릅나무 출판사는 지난 2월 폐업했는데 개업 후 8년간 출판한 서적이 한 권도 없는 '유령 출판사'다. 출판사 사무실을 임대한 건물주 이모씨는 "김씨가 월세를 한 번도 밀린 적이 없이 꼬박꼬박 냈다"며 "출판 일을 한다고 했는데 그동안 무슨 일을 했는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사무실 임대료 등 운영 경비를 지원한 외부 세력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친문 성향의 한 인터넷 정치 평론가는 지난 14일 유튜브 방송에서 “드루킹을 지난해 직접 만난 적이 있으며 드루킹이 자신을 ‘김경수(의원)의 조직이고 청와대와 직접 라인이 닿고 있다’고 소개해 콧방귀를 뀐 적이 있다”고 전했다. 김씨가 현 정부 핵심부와의 관계를 과장한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한 대목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대선 때 김씨가 실제 인터넷 여론 조작에 관여했는지, 여권 핵심 등 배후가 있는지 등에 대해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진상 규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승환·김지아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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