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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애나비가 죽기 전날 묵은 파리 호텔은 어디?

서현정의 월드 베스트 호텔 & 레스토랑 
프랑스 여느 궁전과도 같은 리츠호텔 로비의 복도.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프랑스 여느 궁전과도 같은 리츠호텔 로비의 복도.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낭만과 사치를 상징하는 도시 파리. 몇 해 전 개봉했던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의 주인공처럼 한 번쯤 내게도 특별한 순간이 찾아오지 않을까 꿈꾸게 하는 곳이다. 가슴 두근거리는 도시 파리에서도 가장 ‘파리스러운’ 곳이 있다면 바로 이곳, 호텔 리츠(Ritz)다.  
 호텔 리츠는 1898년 ‘호텔리어의 왕, 왕들의 호텔리어’로 불렸던 스위스 출신 호텔리어 세자르 리츠(Cesar Ritz)와 ‘프렌치 퀴진의 제왕’으로 불리는 오귀스트 에스코피에(Auguste Escoffier)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다. 파리에서도 가장 화려한 보석상의 거리 벵돔 광장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루이 14세의 총애를 받았던 황실 건축가 만사르가 설계한 광장 주변의 타운 하우스가 최고의 호텔이 되었다.  
벵돔 광장을 바라도는 리츠 호텔의 정문.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벵돔 광장을 바라도는 리츠 호텔의 정문.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주변에 보석상이 밀집해 있는 파리 벵돔광장.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주변에 보석상이 밀집해 있는 파리 벵돔광장.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호텔이 일관되게 추구하는 주제는 ‘황실의 안락함과 세련됨’을 제공하는 것이다. 화려함은 갖추되 불편을 최소화하는 최신 설비도 빼놓지 않는다. 당시 유럽 호텔 최초로 객실 내 화장실과 전화, 전기 설비를 갖추어 화제가 되었다. 여기에 호텔을 연 두 인물의 명성이 더해져 리츠는 오픈과 동시에 세계 최고의 럭셔리 호텔로 자리 잡았다. 
코코 샤넬에 영감을 받아 꾸민 호텔 리츠 코코 샤넬 스위트룸.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코코 샤넬에 영감을 받아 꾸민 호텔 리츠 코코 샤넬 스위트룸.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헤밍웨이의 흔적이 남아있는 바.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헤밍웨이의 흔적이 남아있는 바.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전 세계의 수많은 명사가 이곳을 즐겨 찾은 것은 물론이다. 리츠를 사랑한 대표적인 명사가 디자이너 코코 샤넬이다. 그녀는 1971년 생을 마칠 때까지 37년 동안 이곳에서 생활했다. 호텔 바를 특히 사랑했던 작가 어네스트 헤밍웨이, 42세 생일날 한 층을 모두 빌려 파티를 열었던 가수 엘튼 존도 있다. 97년 다이애나 황태자비가 세기의 교통사고 전 마지막 묵었던 곳도 리츠였다.
 백 년 역사를 이어오는 리츠의 명성과 인기는 최근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으로 더욱 높아졌다. 세계적인 건축가 티에리 데스퐁(Thierry Despont)의 지휘 아래 2016년 6월 재개관할 때까지 약 4년에 걸쳐 약 4700억 원을 들였다. 특히 호텔에 가득한 앤티크를 문화재 수준으로 복원하는 공사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국가문화재이기도 임페리얼 스위트룸의 메인 욕실.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국가문화재이기도 임페리얼 스위트룸의 메인 욕실.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스위트룸의 루푸톱 테라스.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스위트룸의 루푸톱 테라스.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새로운 리츠에서 주목할 것은 스위트룸이다. 최고의 객실은 다이애나비가 묵었던 임페리어 스위트룸. 베르사이유 궁에 있는 마리 앙트와네트의 침실을 모사했다는 침대를 비롯해, 말 그대로 루이 16세 황실의 분위기를 그대로 남겨놓았다. 이 객실은 프랑스 국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그 외에 이곳을 사랑했던 명사들의 이름을 딴 15개의 프리미엄 스위트룸이 있다. 인물 고유의 분위기와 리츠에서의 역사를 객실 안에 담아냈다. 예를 들어 코코 샤넬의 스위트룸은 샤넬이 생전에 살던 방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흑백 대비 속에 아시아식 옻칠 가구, 바로크 스타일 거울 등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 외에도 작가 마르셀 푸르스트의 스위트룸은 도서관식 책장, 달콤한 데이트를 위해 찾았던 윈저 공의 스위트룸은 로맨틱한 자줏빛을 특징으로 한다.  
호텔 리츠의 연회장, 살롱 프쉬케.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호텔 리츠의 연회장, 살롱 프쉬케.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일반 객실도 만만한 수준이 아니다. 클래식한 카펫, 크리스털 샹들리에, 로코코 스타일의 책상과 벨벳 소파 등으로 프렌치 귀족의 영화를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세자르 리츠가 여성에게 가장 유혹적인 색깔이라고 했던 복숭아빛 실크 가운과 슬리퍼, 수건 등이 리츠의 시그니쳐다. 기본 객실이 하룻밤에 1000유로(약 130만원)가 훌쩍 넘고 스위트룸 가격은 웬만한 여행 경비가 될 정도이지만, 특별한 스토리가 담긴 방일수록 예약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화려하게 장식된 호텔 메인 계단. 리츠 호텔 곳곳을 거닐다보면 프랑스 귀족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화려하게 장식된 호텔 메인 계단. 리츠 호텔 곳곳을 거닐다보면 프랑스 귀족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메인 레스토랑은 아름다운 정원과 함께하는 미슐랭 2스타 프렌치 레스토랑 ‘레스파동(L’Espadon)’이다. 레스파동은 새치의 일종인 생선 이름이다. 1956년 레스토랑을 처음 열 당시 호텔의 열혈 단골이었던 헤밍웨이와 호텔 리츠의 후계자 찰스 리츠는 낚시 친구였다.  『노인과 바다』 출판 기념을 겸해 두 사람이 레스토랑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간단한 단품 식사부터 셰프의 풀코스 테이스팅 메뉴까지 경험할 수 있다.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레스파동.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미쉐린 2스타 레스토랑, 레스파동.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파리 중심에 있는 호텔에 대규모 쿠킹 스쿨이 있는 점도 특이하다. 세자르 리츠와 함께 호텔을 연 오귀스트 에스코피에 때문이다. 그는 조리법과 메뉴판을 정비하고 주방 시스템을 만드는 등 현대 레스토랑의 기본을 제시한 프렌치 퀴진의 거장이다. 1903년 저술된 『요리의 길잡이(Le Guide Culinaire)』는 아직도 요리사의 신약성서로 여겨질 정도이다. 쿠킹 스쿨 ‘에콜 리츠 에스코피에’는 완벽한 시설과 강사진을 갖추고 전 세계로부터 온 전문 셰프와 초심자, 어린이를 대상으로 다양한 수업을 진행한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1920년대 스타일로 장식된 실내 풀장.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1920년대 스타일로 장식된 실내 풀장.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샤넬이 사랑했던 호텔 리츠 옆에 들어선 샤넬 매장.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샤넬이 사랑했던 호텔 리츠 옆에 들어선 샤넬 매장. [사진 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

 샤넬과의 특별한 인연을 보여주는 세계 유일의 ‘샤넬 스파’도 빼놓을 수 없다. 특유의 향기 속에 세계적인 화장품 브랜드 샤넬이 자랑하는 전문가가 진정한 럭셔리함을 보여준다.  
 여행하다 보면 사진으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곳을 만나곤 한다. 호텔 리츠도 그런 곳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사진으로는 호텔 구석구석의 디테일과 고귀함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도어맨의 안내를 받아 호텔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프랑스인이 무한한 자부심을 가지는 아름다운 시대 ‘벨 에포크(Bel Epoch)’가 무엇인지 실감하게 된다.
  
서현정 여행 칼럼니스트 shj@tourmedici.com 인류학 박사이자 고품격 여행사 ‘뚜르 디 메디치’ 대표. 흥미진진한 호텔과 레스토랑을 찾아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품격 있는 여행 정보를 알려주는 여행사가 없어 아예 여행사를 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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