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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기식, 5000만원 기부해놓고 월급으로 받아 갔다

김기식 금감원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임시금융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식 금감원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차 임시금융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2016년 의원 임기 종료 직전 더미래연구소에 후원금 5000만원을 보낸 후 자신이 그 연구소 소장으로 선임되면서 후원금보다 많은 액수를 받아 간 것으로 드러났다. 더미래연구소는 김 원장이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진보 성향의 싱크탱크다.
 
중앙일보가 입수한 더미래연구소 사업 계획서, 결산 보고서, 법인 현황, 이사회 의사록 등에 따르면 김 원장은 19대 의원 임기 종료 직후인 2016년 6월 더미래연구소 소장으로 선임되면서 인건비 명목으로 지난해 말까지 총 8550만원(19개월)을 받아 갔다. 김 원장뿐 아니라 그의 보좌관이었던 홍일표 현 청와대 정책실장실 선임행정관 역시 사무처장 인건비로 5160만원(12개월)을 가져갔다. 
더미래연구소장이 되기 전에는 김 원장과 홍 행정관 모두 연구소에서 별도의 인건비를 받지 않았다.
 
2015년 3월 더미래연구소 출범 당시 김 원장은 이사 겸 운영위원장, 홍 행정관은 비상근 무급 사무처장이었다. 같은 해 연구소 결산서에 둘에게 지급된 인건비 내역은 없었다. 2015년에 김 원장은 현역 의원, 홍 행정관은 국회의원 김기식의 보좌관이었다.
 
김기식 금감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회사 대표이사 간담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식 금감원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증권회사 대표이사 간담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듬해 김 원장은 의원 임기 종료 열흘 전인 5월 19일 ‘의정활동 의원모임 연구기금 납입’이란 명목으로 자신의 정치자금 5000만원을 더좋은미래에 기부했다. 이 자금은 다시 더미래연구소로 귀속됐다. 김 원장의 후원금 덕에 연구소의 2016년 개인 후원금은 1억2539만원으로 전년(5068만원)의 두 배 이상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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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원장이 의원직을 끝마치고 한 달 뒤인 같은 해 6월 28일 연구소는 임시이사회를 열어 운영위원장이었던 김 원장을 소장으로 선임했다. 그러면서 2016년 연구소 결산서 지출 항목에는 전년도 결산서에는 없던 인건비가 추가됐다. 소장 3150만원(7개월), 사무처장 3010만원(7개월) 등이었다. 급여 형태로 두 사람이 가져간 돈이었다. 
인건비가 증가한 탓인지 2016년 연구소 전체 재정은 1800만원가량 손해(수입 2억8700만원, 지출 3억500만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듬해인 2017년에도 김기식 소장은 인건비 5400만원(12개월)을 받았다. 다만 홍 사무처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로 들어감에 따라 2150만원(5개월)만 수령한 것으로 결산서에는 적혔다. 월급으로 환산하면 김 소장은 매월 450만원, 홍 사무처장은 430만원을 받은 셈이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기식 금감원장의 외유를 '땡처리 외유'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기식 금감원장의 외유를 '땡처리 외유'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이에 대해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임기기 끝난 뒤 수입이 없을 것을 감안해 이상한 방법으로 월급을 챙긴 거 아닌가”라며 “당연히 국고에 귀속돼야 할 정치자금 5000만원을 미리 셀프 후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석 한국당 의원 역시 “본인이 기탁한 후원금을 자신의 급여로 받은 것은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했다.
 
한편 12일 김 원장의 후원금 5000만원에 대해선 선거법 위반 논란이 일었다. 2016년 당시 선관위는 “정치자금으로 회비를 납부하는 건 무방하지만, 그 범위에서 벗어나 특별회비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제공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113조에 위반될 것”이라고 회신했다고 한다. 김 원내대표는 “김 원장은 불법임을 알고 기부한 것”이라고 했다. 
 
최민우·김준영 기자 minwoo@joongang.co.kr
 
◆더미래연구소
19대 국회 새정치 민주연합 초·재선 의원 22명(현재 27명)이 속한 ‘더좋은미래’가 모태가 된 싱크탱크. 초대 이사장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출신의 최병모 변호사가 맡았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과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민주당 우상호·홍익표 의원, 은수미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등이 초대이사로 참여했다. 2015년 3월 11일 창립식에서는 박원순 시장과 안희정 당시 충남지사 등이 참석해 ‘2017년 진보의 집권과 2030 더 좋은 미래를 위한 첫걸음’을 주제로 기념 토론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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