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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학원은 '대박' 학부모는 '패닉'…대입개편 역대급 혼란

“일단 대박이다.”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이 11일 공개되자, 한 사교육업체 관계자는 이 같은 속내를 밝혔다. 그는 “사교육은 입시에 대한 혼란과 공포를 먹고 큰다”면서 “이번에 교육부가 내놓은 대입개편안이 초래한 혼란은 역대급이라 다 죽어가던 대형 입시학원도 재기할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사교육업체가 진행하는 대학 입시 설명회에 학생·학부모가 몰려와 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신인섭 기자

한 사교육업체가 진행하는 대학 입시 설명회에 학생·학부모가 몰려와 자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신인섭 기자

현 중3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시안이 발표된 뒤, 교육계에서는 “학생·학부모는 패닉 상태인데, 사교육업체만 호재”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고 교장은 “교육부가 지난해부터 기존 입시제도의 판을 흔드는 전면적인 개편을 하겠다고 예고해왔는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온갖 쟁점들을 열거만 해놨을 뿐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내용이 하나도 없다”면서 “어떤 것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학생·학부모들은 지금 혼란스러운 느낌을 넘어 엄청나게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가 공개한 개편 시안에는 ①수능 평가방식 전환 여부 ②학생부종합전형(학종)과 정시모집의 비율 조정 ③수시·정시의 통합·분리 여부 등 쟁정별로 다양한 방안이 담겼다. 쟁점별로 그간 교육현장에서 나온 모든 대안을 망라해 백화점식으로 개선책을 열거했다. 
경기도의 한 사립고 교장은 “교육부가 내놓은 개선책들을 조합해보면 최소 108개에서 수백 개까지 입시제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심지어 개편 시안을 검토해 최종 권고안을 마련할 국가교육회의에서 전혀 다른 방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니, 대체 어떤 입시제도가 확정될지 전혀 짐작할 수 없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처럼 입시제도가 안개 속이다보니 중3 학생·학부모는 울며 겨자먹기로 사교육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중3 자녀를 둔 학부모 김진숙(45·서울 신정동)씨는 “중3이라고 하면 대입까지 많이 남은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대입제도가 윤곽조차 잡히지 않아 당장 아이를 어떤 고등학교에 보내야 할지부터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김씨는 “컨설팅업체를 찾아 상담을 받아야 할 것 같다. 교육부가 이 정도로 깜깜이 발표를 할 줄은 몰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밀집지역 모습. [뉴스1]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밀집지역 모습. [뉴스1]

입시전문가들은 “교육부가 내놓은 개편 시안이 안개 속인 건 사실이나 큰 흐름은 읽힌다”고 말했다. 이영덕 대성학력평가연구소장은 “개편 시안에 학종과 정시전형의 적정 비율에 대해 언급하고 학교생활기록부의 기재 사항 간소화, 자기소개서·교사추천서 등 학종의 제출 서류를 폐지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면서 “이런 내용과 최근 박춘란 교육부 차관의 전화로 일부 대학이 정시 확대에 나선 것을 조합해보면, 현재보다 수능을 통한 대입 선발 인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이 소장은 “이런 변화로 인해 사교육 구조와 형태도 다소 바뀔 것”이라며 “그간 학종 준비를 위한 컨설팅 업체들이 크게 성장했으나, 앞으로는 수능 준비를 위한 학원 수강생이 다소 늘어날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그밖의 사안은 너무 다양한 개선책을 나열해, 사실상 내용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8월 확정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구체적인 내용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정부가 대입제도 개편안을 마련하면서 줄곧 ‘공정하고 단순한 입시’를 강조했는데, 정확히 반대 상황을 만들었다”고 비판하고 있다. 최미숙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학사모) 대표는 “학부모들은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라는 말에 걸맞은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입시제도를 원한다”면서 “교육제도를 조금씩 점진적으록 개선하지 않고 통째로 뒤흔들면서 혼란을 만들고 있다. 결국 정부가 나서서 학생·학부모를 사교육으로 등 떠미는 상황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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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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