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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기술이전 거부한 전투기 '1000개의 눈 레이더' 자체개발 눈앞


전투기 첨단 레이더 국내 개발 본격화, 한국형 전투기(KF-X) 탑재 예정
 
한국형 전투기 개념도 [중앙포토]

한국형 전투기 개념도 [중앙포토]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 확보가 눈앞에 다가왔다. 11일 방사청은 KF-X 탑재용 AESA(다기능능동) 레이더의 국내 연구개발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KF-X에 탑재할 AESA 레이더는 잠자리의 눈처럼 1000여개의 작은 레이더로 구성되는데 이를 통해 동시에 여러 대의 적 전투기와 공중·지상·해상의 표적을 식별해 공격할 수 있다. 최첨단 전투기의 ‘눈’이라고 불리는 까닭이다.
 
국내에서 개발하는 AESA 레이더는 한국형 전투기(KF-X)의 핵심기술이다. [국방과학연구소 제공]

국내에서 개발하는 AESA 레이더는 한국형 전투기(KF-X)의 핵심기술이다. [국방과학연구소 제공]

 
방사청은 지난 1년 여 동안 총 4개 분야 112개 항목에 대한 국내(국방과학연구소) 시험자료를 점검했다. 또한 이스라엘로 날아가 현지 업체(ELTA)가 개발한 송수신 장치를 연동시켜 데모 시현을 했고, 이러한 시험과정을 통해 개발능력을 최종 확인했다는 것이다. 앞서 1차 점검은 지난해 7월 완료됐다. 당시 방사청은 개발업체인 한화시스템 용인연구소에서 AESA 레이더(입증 시제)를 공개하면서 “1차 점검에서 총 162개의 요구항목을 모두 충족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엔 2026년까지 모두 36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우리 군의 전략무기가 될 F-35A 스텔스 전투기 1호기가 28일(현지시간),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의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최종 조립공장에서 공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우리 군의 전략무기가 될 F-35A 스텔스 전투기 1호기가 28일(현지시간), 제작사인 록히드마틴의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최종 조립공장에서 공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하지만 AESA 레이더의 국내 개발 과정에는 사연이 많았다. 당초 방사청은 2014년 F-35A 전투기를 구매하면서 미국으로부터 AESA 레이더 기술을 넘겨받기로 합의했다. F-35A는 유사시 북한의 방공망을 피해 내륙 깊숙한 지역까지 은밀 침투해 핵과 미사일 기지 등 핵심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스텔스 전투기다. 스텔스 성능과 함께 레이더 탐지 능력도 뛰어난 최첨단 전투기로 평가된다. 한국 공군의 F-35A 1호기 출고식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열렸다. 내년 전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국내 도입이 시작되며 오는 2021년까지 모두 40대가 작전 배치된다.  
 
AESA 레이더가 공중 및 지상의 다양한 표적을 동시에 탐지 및 추적할 수 있다. 작전상황을 가상으로 구현해봤다. [국방과학연구소 제공]

AESA 레이더가 공중 및 지상의 다양한 표적을 동시에 탐지 및 추적할 수 있다. 작전상황을 가상으로 구현해봤다. [국방과학연구소 제공]

 
그러나 미 정부가 돌연 F-35A 도입에 따라 한국에 기술을 제공하는 절충교역 약속을 깨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한국에 제공키로 했던 25개 핵심 기술 중 ▶AESA 레이더 ▶IRST(적외선 탐색 및 추적장비) ▶EOTGP(전자광학 표적획득 및 추적장비) ▶EW Suite(전자파 방해장비) 등 4개 핵심기술의 이전을 거부했다. 정부는 기술지원이 막히자 국내 개발을 결정했지만 그때만 해도 개발능력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 과정에서 개발역량이 부족한 업체를 선정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번 1차 검증에 이어 이번 2차 검증을 통과해 국내 개발의 성공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이스라엘 ELTA社에서 국내제작 AESA 레이더의 실장비 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 방사청]

이스라엘 ELTA社에서 국내제작 AESA 레이더의 실장비 시험을 하고 있다. [사진 방사청]

 
AESA 레이더의 원리는 1000여 개의 레이더 소자에서 각각 뿜어낸 전자빔을 필요한 각도로 자동으로 보내 표적을 찾는 구조다. 목표물이 있는 방향으로 레이더를 움직이는 기계식(MSA)보다 더 넓은 영역을 빠르게 자동으로 탐지ㆍ추적할 수 있다. 레이더에는 전파를 쏜 뒤 반사된 정보를 받아 처리하는 송수신 모듈(TRM)이 달려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관계자는 “직경 1m의 공간 안에 약 1000개 정도의 모듈이 설치돼 있다”며 “미 F-35A 전투기에 탑재된 AESA 레이더와 성능이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10년 전보다 모듈의 길이는 30%, 무게는 10% 수준까지 줄여 소형화ㆍ경량화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AESA 레이더는 현재 미국을 비롯한 선진 5개국에서만 개발에 성공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달15일 경기 용인연구소에서 레이더 개발에 필요한 안테나시스템 시험장 준공식을 열었다. [사진 한화시스템=연합뉴스]

한화시스템은 지난달15일 경기 용인연구소에서 레이더 개발에 필요한 안테나시스템 시험장 준공식을 열었다. [사진 한화시스템=연합뉴스]

 
AESA 레이더를 탑재하는 ‘KF-X 사업’은 2015년부터 13년간 총 8조 8000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국방부는 KF-X 사업을 통해 'F-16+α급' 전투기를 개발하고 여기서 얻은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 스텔스 전투기까지 개발할 방침이다. KF-X 사업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전투기 전체의 체계개발을 주관하고 있다. AESA 레이더는 다음달 기본설계를 확정하고 그 결과를 반영해 오는 6월 KF-X 항공기 기본설계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점검에서는 이스라엘 업체의 송수신 장치를 사용했지만 이 또한 국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2019년 연말께 다시한번 이스라엘을 찾는다. 이때는 국내 기술로 개발한 레이더와 모든 부속 장비를 항공기에 탑재해 공중 실험도 실시할 예정이다. 
 
박용한 군사안보연구소 연구위원  
park.yong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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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