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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의 필리핀, 국제형사재판소 탈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AP 연합뉴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AP 연합뉴스]

필리핀이 국제형사재판소(ICC)를 탈퇴한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벌이는 ‘마약과의 전쟁’ 중 발생한 인권 유린을 ICC가 조사하는 것에 대한 불만의 표시다.
14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해리 로케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재판소 측에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ICC는 지난 2월부터 필리핀 정부의 마약소탕 작전을 조사 중이다. 
당시 ICC는 “필리핀에서 불법 마약 사용이나 거래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수천 명이 죽었다”며 “마약과의 전쟁에서 제기된 초법적 처형 의혹에 대한 예비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두테르테 대통령은 “인권으로 비판받는 게 너무 지겹다”며 ICC의 조사를 환영했다.  
 
그러나 실제론 국제 기구의 비판은 내정간섭이라며 끊임없이 불평하고 조사를 방해했다. 
지난 2일 현지 언론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남부 다바오시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그들이 국가의 운영에 개입하려 한다”며 “조사관들이나 보고관들이 오면 대답하지 말고, 말을 걸지도 말라”고 경찰에 지시했다. 
13일에도 마약 소탕작전 중 발생한 초법적 처형 의혹을 조사할 유엔 조사단을 ‘바보들’, ‘개XX’라고 부르며 “유엔 조사단이 여기(필리핀)에 오면 진짜 사람을 먹는 악어들에 던져버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제인권단체들은 필리핀이 마약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비판해 왔다.
휴먼라이트워치(HRW)는 2016년 6월 이래 경찰의 단속 현장에서 사살되거나, 괴한에 의해 살해된 마약 용의자 등 사망자가 약 1만 2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 집계는 약 3900명이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두고 있는 ICC는 전쟁 범죄와 인도주의에 반하는 범죄를 재판하는 상설 기구로 ‘최후의 재판정’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브룬디·러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감비아 등이 최근 잇따라 탈퇴하면서 권위가 흔들리고 있다.

홍주희 기자@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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